AT&T(뉴욕증권거래소: T)가 2분기 실적에서 시장 예상을 웃도는 순이익과 무선 가입자 순증을 기록하며 통신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5G 이동통신과 고속 광섬유(FTTH) 인터넷을 묶은 할인 번들 요금제가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5년 7월 23일, 인베스팅닷컴·로이터 통신 공동 보도에 따르면 AT&T는 2분기 후불제 휴대전화(net postpaid) 가입자를 401,000명 늘리며 FactSet 전망치(295,700명)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같은 기간 경쟁사 버라이즌(Verizon)(NYSE: VZ)은 9,000명의 가입자를 잃었다.
광섬유 인프라 투자 확대도 이목을 끈다. AT&T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개정된 법인세법으로 확보한 절감분 가운데 약 35억 달러(약 4조 7,000억 원)를 앞으로 수년간 광섬유망 구축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 법안은 기업이 신규 설비투자 비용을 전액 즉시 상각(100% expensing)할 수 있도록 해 세 부담을 줄여주는 조항을 포함한다.
회사는 2027년까지 65억~80억 달러의 현금세(Cash Tax)를 절감할 것으로 추정하며, 그 결과 2026년과 2027년의 자유현금흐름(FCF) 전망치를 기존 대비 각 10억 달러씩 상향했다. 이는 고밀도 데이터 사용이 급증하는 스트리밍·클라우드 시대에 안정적인 네트워크 용량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 조치로 풀이된다.
“차세대 유선·무선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는 단순 비용이 아닌 성장의 핵심 엔진이다”라고 AT&T 재무부문 관계자는 강조했다.
실적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매출은 308억 달러로 LSEG(런던증권거래소그룹) 집계 컨센서스(305억 달러)를 넘어섰다.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0.54달러를 기록해 시장 기대치 0.51달러를 웃돌았다. Mobility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으며, 이는 가입자 순증과 스마트폰 판매량 확대가 맞물린 결과다.
AT&T는 이번 분기에 243,000명의 광섬유 인터넷 신규 고객을 유치했다. 또한 2026년 상반기 완료 예정인 루멘(Lumen) 광섬유 대중시장 부문 인수 이후 2030년 말까지 6,000만 개 이상의 광섬유 서비스 가능 가구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용어·배경 설명
FactSet은 미국의 시장조사·금융정보 제공 업체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를 집계해 투자 지표로 활용된다. LSEG는 런던증권거래소그룹으로, 금융 데이터 및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며 글로벌 시장 예상치를 제공한다.
광섬유(Fiber)는 유리섬유를 이용해 데이터를 빛 신호로 전송하는 통신 방식으로, 기존 구리선 대비 대역폭과 전송 속도가 월등하다. FTTH(Fiber to the Home)는 광섬유를 가정 내부까지 직접 연결해 수백 Mbps~Gbps급 속도를 제공한다.
또한 FCF(Free Cash Flow)는 영업활동으로 창출된 현금을 설비투자(CAPEX) 차감 후 남은 금액으로, 기업의 배당·자사주 매입·채무 상환 여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시장·경쟁 구도 분석
무선 시장 정체 속에서 주요 업체는 가입자 확보를 위해 번들 전략을 가속하고 있다. AT&T의 5G·광섬유 결합 상품은 가계 통신비 절감 효과를 내세워 코드 커팅(cord-cutting) 추세에 대응한다. 반면 버라이즌은 고가 요금제 중심 구조가 가입자 유지에 장애로 작용, 2분기 소폭 순유출을 기록했다.
컴캐스트(Comcast)(NASDAQ: CMCSA) 등 미국 케이블 사업자들도 MVNO(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 방식을 통해 무선 시장에 진출, 반대로 통신사가 유선 브로드밴드 시장을 침투하는 교차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AT&T의 대규모 광섬유 투자는 케이블 대비 초저지연·고대역폭을 무기로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전문가 시각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AT&T의 현금창출력 개선과 적극적인 CAPEX 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1) 높은 부채 부담, 2) 치열한 가격 경쟁에 따른 ARPU(가입자당 평균수익) 압박, 3) 규제 환경 변동성 등을 리스크로 지적한다. 특히 조 바이든 행정부가 법인세 인상 혹은 통신 인프라 규제 강화를 추진할 경우, 절감된 현금세 혜택이 부분적으로 상쇄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G 고주파 대역(밀리미터파) 상용화, IoT·클라우드 기반 B2B 서비스 확대, 자율주행·스마트시티 프로젝트 등에 대한 통신사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AT&T가 광섬유 기반 백홀(Backhaul) 네트워크를 선제적으로 구축함으로써 5G→6G 전환 시 주파수 효율과 서비스 품질에서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도 크다.
종합 전망
AT&T는 주당 0.2775달러의 배당을 유지하면서도 안정적 배당성향(약 60%)을 고수, 인컴 투자자들의 신뢰를 확보했다. 광범위한 인프라 투자와 비용 효율화로 중장기 성장 스토리를 강화하고 있어, 향후 통신·미디어 융복합 시장에서의 실적 추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