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 2분기 실적, 애플 아이폰 판매에 긍정적 신호

【뉴욕 = Investing.com 특파원】 미국 통신사 AT&T가 발표한 2025년 2분기(4~6월) 실적이 애플 아이폰 판매 추이에 완만하지만 확실한 긍정적 시사점(read-through)을 제공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025년 7월 2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바클레이즈(Barclays) 애널리스트들은 AT&T(NYSE:T)의 2분기 아이폰 판매량을 약 340만 대로 추정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대 중·후반 성장률을 기록한 수치로, 당초 월가가 예상한 ‘보합 또는 한 자릿수 성장’ 전망을 소폭 상회한 결과다.

AT&T는 보고서에서 스마트폰 총판매 520만 대를 공개했는데, 바클레이즈는 이 가운데 아이폰이 전체 판매의 65%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 비중을 글로벌로 환산하면 애플(AAPL)의 전체 아이폰 출하량 중 7~8% 수준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아이폰 업그레이드율, 여전히 역사적 평균 밑돌아

아이폰 판매량 자체는 견조했지만, 통신사 내 업그레이드율(upgrade rate)3.3%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0.4%p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최근 5년간 2분기 평균치인 3.4%보다 낮은 수치다. 업그레이드율이란 기존 가입자 중 새로운 기기로 교체한 비율을 뜻하는 통신 업계 고유 지표다. 수치가 낮다는 것은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바클레이즈는 “교체 주기의 지속적 장기화와 수요 약세 흐름을 반영한 결과”라며 “아이폰 15 시리즈 출시 후에도 대규모 교체 수요가 관찰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무역 관세(타리프)가 단기 수요 견인

보고서에는 또 다른 흥미로운 단서가 담겼다.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관세(tariffs) 이슈가 2분기 일부 아이폰 수요를 앞당길 역할을 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서 ‘관세’는 미·중 무역 긴장 속에서 스마트폰 완제품이나 핵심 부품에 부과된 추가 관세를 의미한다. 통상 관세 인상 시점 이전에 물량을 미리 확보하려는 선행 수요(pull-in)가 발생한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24년 하반기 중국발 부품 일부에 10% 안팎 추가 관세가 예고되자 미국내 주요 통신사들은 2025년 1분기부터 선제 발주를 늘린 바 있다. 이로 인해 AT&T의 2분기 아이폰 판매가 평년보다 소폭 부풀려졌을 가능성을 바클레이즈는 지적했다.

CAPEX(설비투자) 확대… 하드웨어 벤더에게 ‘단비’

아이폰 외에도 AT&T의 설비투자(capex)가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며, 네트워크 장비주 전반에도 긍정적 파급이 예상된다. AT&T는 2분기 설비투자 49억 달러를 기록, 월가 평균 추정치 47억 달러를 상회했다. 더 나아가 회사 측은 2025회계연도 연간 설비투자 가이던스를 225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고, 2026~2027년 연평균 230억~24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바클레이즈는 이를 두고 “우리(바클레이즈) 커버리지 내 SP(서비스 프로바이더) CAPEX 노출 기업에 대해 대체로 긍정 내지 중립적 시각”이라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Ciena(NYSE:CIEN), Corning(NYSE:GLW), Cisco(NASDAQ:CSCO)를 잠재적 수혜주로 언급했다.

특히 광섬유·글래스 소재 업체인 코닝(GLW)의 경우, 통신사들의 광(光) 인프라 확장 프로젝트가 진행될 때 주문이 ‘덩어리 단위(lumpy)’로 몰리는 특성이 있어 분기별 실적 변동성이 크다. 바클레이즈는 “2026년까지는 통신사들의 광섬유 투자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코닝의 중기 실적 개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전문가 시각 — 교체 주기 길어지지만, 서비스 결합 전략으로 방어

교체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AT&T가 꾸준히 아이폰 물량을 확보하는 배경에는 ‘디바이스 + 서비스’ 결합 상품 전략이 있다. 미국 통신 3사는 무제한 요금제스마트폰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을 묶어 장기 가입을 유도한다. 이는 당장 단말기 판매 마진은 낮추지만, 평균 가입자당 매출(ARPU)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또 하나의 변수는 중고·리퍼비시(refurbished) 시장이다. 애플은 지난해부터 ‘셀프 서비스 수리 프로그램’을 도입해 부품 접근성을 넓히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1~2년 단위 교체 관행을 3~4년 이상으로 늘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신제품 혁신성 지수 대비 소비자 가격 민감도가 더 높아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C2Q’ 용어 풀이

기사에서 언급된 ‘C2Q’는 Calendar 2nd Quarter, 즉 회계연도가 아닌 달력 기준 2분기(4~6월)를 뜻하는 월가 관용어다. 애널리스트 노트·IR 자료에서 빈번히 쓰이지만 일반 독자에게는 생소할 수 있어 부연한다.

결론 및 향후 관전포인트

AT&T 실적은 아이폰 수요가 예년보다 크게 꺾이지 않았음을 시사하지만, 교체 주기 장기화라는 구조적 제한도 재확인했다. 동시에 대규모 CAPEX 확대는 네트워크 장비·광섬유 소재 기업의 매출 레버리지를 높이는 변수로 주목된다. 시장은 앞으로 타리프 정책 변화아이폰 차세대 모델(가칭 아이폰 16) 혁신성이 소비자 업그레이드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