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동통신 대기업 AT&T가 달라스에 기반을 둔 NYSE Texas에 이중 상장(Dual Listing)을 추진한다고 3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세제 혜택과 기업 친화적 규제로 유명한 텍사스주가 다시 한 번 대기업을 끌어들이는 사례로 평가된다.
2025년 7월 31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AT&T는 오는 8월 1일(금)부터 NYSE Texas에서 보조 거래를 시작한다. 달라스 본사를 둔 AT&T는 텍사스주에 약 2만 4,0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존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T’ 티커를 그대로 사용한다.
텍사스는 NYSE에 상장된 기업이 가장 많이 소재한 주다.
“비즈니스 친화적 정책·낮은 세금·견조한 지역 경제”로 요약되는 텍사스주 매력은 최근 몇 년 사이 실리콘 밸리를 포함한 미 전역의 기업들을 꾸준히 유입시키고 있다.
‘이중 상장’이란 동일 기업 주식이 두 개 이상의 거래소에서 동시 매매되는 구조를 말한다. 투자자 입장에선 유동성 제고와 거래 시간 확대 이점이, 기업 입장에선 투자자 저변 확대와 브랜드 인지도 강화 효과가 있다.
NYSE Texas의 부상
올해 3월 공식 출범한 NYSE Texas는 개장 후 3개월 만에 할리버튼(Halliburton)·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 그룹(Truth Social의 모회사) 등 굵직한 기업을 추가 유치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AT&T 합류로 해당 거래소의 시가총액 비중은 추정치 기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월가 대형사인 블랙록(BlackRock)과 시타델 시큐리티스(Citadel Securities)가 후원하는 텍사스 스톡 익스체인지(TSX)도 곧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는 상장 유치 경쟁을 한층 가열시켜, 뉴욕·나스닥 중심이었던 기존 구도를 흔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T&T 측은 “기존 뉴욕 상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텍사스 투자자들과 더욱 긴밀히 소통할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회사 재무 구조나 배당 정책에는 변화가 없으며, 보조 거래량은 시장 상황에 따라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 시각
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결정이 기업 지배구조와 주주 가치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 첫째, 거래소 간 수수료 경쟁이 심화되면 기업 상장 비용이 감소해 장기적으로 주주 수익률에 기여할 수 있다. 둘째, 텍사스 내 풍부한 기관·개인 투자자 풀이 AT&T 주식의 유통량 확대와 변동성 완화에 도움을 줄 가능성이 있다.
용어 설명
• NYSE Texas: 미국 최대 거래소 운영사 인터컨티넨털 익스체인지(ICE)가 2024년 출시한 지역 특화 주식시장으로, 달라스 다운타운에 전산 및 운영 본부를 두고 있다.
• 텍사스 스톡 익스체인지(TSX): 2025년 상반기 공식 개장을 목표로 한 신설 거래소. 뉴욕 대형 자본의 합류로 ‘제3의 메가 거래소’ 탄생 여부가 주목된다.
향후 전망
이번 AT&T 이중 상장은 미국 거래소 지형 변화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에너지·테크·헬스케어 대형주들이 텍사스행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다. 만약 TSX가 예정대로 출범하고, NYSE Texas가 지속적으로 상장 대기업을 유치한다면 ‘다중 거래소 시대’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