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이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반도체 장비 서비스 엔지니어를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기술 아카데미를 공식 출범시켰다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이 반도체 장비 기업은 자체 첨단 노광장비를 유지·보수할 숙련 인력을 현지에서 신속히 확보하기 위한 목적을 밝혔다다.
2025년 11월 20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이 교육 시설은 피닉스 공항에서 차로 몇 분 거리에 위치하며, 연간 1,000명 이상의 엔지니어가 ASML의 칩 제조 장비 수리·서비스 과정을 이수하도록 설계됐다다. 회사는 해당 아카데미를 통해 현지 수요에 즉각 대응하고 장비 가동 시간을 극대화할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다.
ASML은 미국 내 첨단 반도체 제조 증가를 개설 배경으로 제시했다다. 인텔과 대만 TSMC가 피닉스 일대에서 대규모 확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텍사스 오스틴 인근에서 팹(fab)을 확대 중이다다. 마이크론 역시 미국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증설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다. 이러한 흐름 속에 지역 내에서 즉시 투입 가능한 장비 서비스 인력을 확보하는 것은 제조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다.
복잡한 DUV·EUV 장비, 군용기 수준의 정비 체계 요구다. 클레이튼 패치(Clayton Patch) 부사장은 ASML의 심자외선(DUV)과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가 ‘F-35’와 같은 현대적 전투기와 유사한 수준의 정비와 운영 지원을 필요로 하는 고도의 복잡성을 지닌다고 설명했다다.
패치에 따르면, 가장 앞선 EUV 장비의 가격은 대략 4억 달러에 이르며, 네덜란드 제조 거점에서 미국으로 장비를 옮기는 데 보잉 747 화물기 여러 대가 동원될 정도로 규모가 크다다. 이러한 물류 규모는 장비의 고가치성과 시스템의 복잡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다.
패치 부사장은 ‘미 해군 또는 공군에서 전투기를 다뤄본 예비역 군인들이 서비스 직무에 매우 적합하다’며 ‘그들은 군에서 제대한 뒤 정말 훌륭한 인재로 평가받는다. 우리는 그런 지원자들을 무척 선호한다’고 말했다다.
이번 피닉스 교육 시설은 미국 내에서 약 20년 만에 운영되는 첫 ASML 훈련 센터라고 패치는 밝혔다다. 그동안 엔지니어들은 장비 서비스 기술을 배우기 위해 아시아 또는 유럽으로 이동해야 했으나, 이제는 현지에서 동일한 수준의 교육이 제공된다다. 시설에는 강의실 14개와 반도체 제조 환경을 재현한 클린룸(cleanroom)이 포함돼 실습 중심의 교육이 가능하다다.
수요 충족을 위해 이 시설은 연중무휴(24시간·주 7일) 운영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다. 회사는 장기적으로는 연간 2,000명까지 교육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다. 이는 미국 내 팹 증설 속도와 서비스 인력 확보 간의 간극을 메우려는 시도로 풀이된다다.
현재 이 시설에서는 이미 일부 엔지니어들이 수업을 수강 중이다다. 교육 대상은 ASML 소속 인력이 우선이나, 외부 팹 운영사(반도체 생산 공장 운영 기업)도 교육비를 지불하면 자사 엔지니어를 파견해 훈련을 받을 수 있다다. 이는 장비 공급사와 제조사가 함께 현장 대응 역량을 끌어올리는 협력 모델로 기능할 전망이다다.
교육 기간은 기초 유지보수의 경우 대체로 3~6개월이 소요되며, 복잡한 수리 작업으로 갈수록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다. 장비의 복잡성·정밀성·청정도 관리 요건을 고려하면, 단계별 숙련 과정을 통해 안전성과 재현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다.
용어 해설: DUV·EUV·클린룸·팹다.
DUV(심자외선)와 EUV(극자외선)은 반도체 회로를 웨이퍼에 전사하는 광원 파장 영역을 뜻한다다. DUV는 상대적으로 긴 파장을, EUV는 훨씬 짧은 파장을 사용해 더 미세한 회로 패턴 형성이 가능하다다. EUV는 첨단 공정에서 핵심이지만, 장비의 정밀 제어와 유지보수가 어려워 고도의 기술과 경험이 요구된다다※ 공정 미세화에 따라 EUV 의존도 증가다.
클린룸은 공기 중 미립자와 오염원을 엄격히 통제하는 공간으로, 특히 노광·현상·식각 등 미세공정에서 장비 성능과 수율을 좌우한다다. 팹(fab)은 반도체를 실제로 생산하는 공장을 의미하며, 장비 다운타임 최소화와 공정 안정성이 기업 수익성에 직결된다다.
산업적 의미와 파급효과다. 피닉스는 인텔·TSMC의 대규모 투자로 미국 내 대표적인 첨단 제조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다. ASML의 아카데미는 이 지역에 집중되는 팹 생태계와 직접 연결되며, 장비 서비스 인력의 현지 조달을 통해 교육·채용·배치까지의 리드타임을 단축할 수 있다다. 이는 장비 가동률(업타임) 제고와 돌발 장애 대응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다.
또한 예비역 군인을 적극 채용하는 전략은 정밀 장비 운용·정비 경험을 민간 제조 현장으로 이전하는 효과를 낳는다다. 군에서 익힌 절차 준수, 위험관리, 시스템 진단 능력은 나노 단위 정밀도를 요구하는 노광 장비에서도 높은 전이성을 보인다다. 24시간·주 7일 운영 설계는 수요 급증기에 병목을 완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숙련 인력 풀을 안정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다.
물류·비용 구조 측면에서도 현지 교육의 의미는 크다다. 장비 1대당 약 4억 달러에 이르는 EUV는 부품·모듈 교체 한 번의 지연이 큰 비용으로 환산될 수 있다다. 747 화물기 다수를 동원해야 할 정도의 규모와 복잡성은, 사전 예방 정비(PM)와 신속한 장애 복구(MTTR 단축)가 총소유비용(TCO)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한다다. 현장 인접 교육은 서비스 대응 속도를 높이고 다운타임 리스크를 낮추는 수단이 될 수 있다다.
나아가 약 20년 만의 미국 내 훈련 인프라 재구축은 교육 지리의 중심축이 아시아·유럽에서 미국으로 일부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다. 이는 미국 내 첨단 제조 확대 기조와 궤를 같이하며, 기술 인력의 현지화가 공급망 회복탄력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다. 다만, 복잡 수리에 필요한 장기 훈련과 현장 경험 축적은 시간이 소요되므로, 기업·교육기관·지자체 간의 지속적 협력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다.
현장의 다음 단계로는, 기초 유지보수(3~6개월) 교육을 마친 인력의 단계적 고도화와, 클린룸 실습을 통한 실전 대응력 강화가 꼽힌다다. 또한 팹 운영사 대상의 위탁 교육은 공급사-고객사 간 기술 표준과 절차의 정렬(alignment)을 도와, 문제 진단·해결 과정의 공유 언어를 형성하는 부수 효과도 기대된다다. 결국, 피닉스 아카데미는 장비 서비스 생태계의 현지 완결성을 높이는 플랫폼으로 기능할 전망이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