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분할(Stock split)이 최근 수년간 시장을 휩쓸었다.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 대부분의 종목이 주식 분할을 단행했으며 쇼피파이(Shopify)와 월마트(Walmart) 등 다른 고프로파일 종목들도 분할을 진행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25년 12월 2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종종 다음에 분할을 단행할 종목이 무엇일지 추측한다. 주식 분할은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더하거나 기업의 펀더멘털을 바꾸지 않는다. 단순히 전체 주식 파이를 더 많은 조각으로 나누는 것이므로 개별 주주가 보유한 지분 비율은 분할 전과 동일하다. 다만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의 연구에 따르면 주식 분할 이후 해당 종목이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는 경향이 있다는 일부 증거가 존재한다. 그 이유는 완전히 규명되지는 않았다.

이미지 출처: Getty Images
분할 시기와 투자자 반응
기업은 주식 분할의 시점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주가가 강세를 보일 때 분할을 단행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기업이 향후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시점에서 기회를 활용하려는 결정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투자자들이 분할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매수 신호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어 분할 발표 직후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유력 후보: ASML 홀딩스(ASML)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ASML 홀딩스(NASDAQ: ASML)은 현재 주당 거래가격이 $700을 초과하여 시장에서 주당 가격 기준으로 높은 수준에 속한다. 이처럼 주가가 높은 종목은 자연스럽게 주식 분할 후보로 거론된다.
ASML의 과거 분할 이력
ASML은 역사상 5회의 주식 분할을 실시한 바 있으나, 최근 10년간은 분할을 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 두 차례는 리버스 스플릿(reverse split)으로, 특별 배당(special dividend) 및 합성 자사주매입(synthetic buyback)과 연계된 사례였다.
“주식 분할은 기업 가치를 직접적으로 변화시키는 조치가 아니다.”
ASML이 주식 분할을 할 가능성에 대한 찬반 요인 분석
분할이 가능한 이유
첫째, 주당 가격이 $700대라는 점은 분할의 전형적인 후보 조건에 해당한다. 분할을 통해 주당 가격을 낮추면 개인투자자와 임직원 등에게 매수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 거래 유인과 유동성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둘째, 주식 분할은 기업 성장의 이정표로 해석될 수 있다. 분할은 사실상 주가 수준을 재설정하여 추가 성장 여지를 시각적으로 제공하는 효과가 있다. 반도체 업계의 여러 동종업체들, 예컨대 엔비디아(Nvidia), 슈퍼마이크로컴퓨터(Super Micro Computer), 브로드컴(Broadcom) 등이 분할을 실시한 사례가 있어, ASML도 같은 업계 흐름에 따라 분할을 고려할 것이란 기대가 존재한다.
셋째, 분할 발표는 경영진의 자신감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경영진이 향후 주가 추가 상승을 기대한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분할 가능성이 낮은 이유
반면 분할이 현실화되기 어려운 실질적 이유도 존재한다. 가장 큰 이유는 최근 ASML의 실적 및 주가 약세다. 올해 S&P 500 지수가 강세를 보인 상황에서도 ASML 주가는 연초 대비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여름 정점 대비 현재 주가는 약 33% 하락했는데, 이는 2025년 실적 가이던스 하향과 3분기 부진한 수주(bookings) 실적 발표에 따른 것이다. 수주는 반도체 장비 수요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므로 약화된 수주는 향후 매출과 이익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중국 수요의 둔화는 ASML이 직면한 주요 리스크다. 올해 중국은 ASML 매출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으나, 내년에는 중국 비중이 약 20% 수준으로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매출 구조의 급격한 재편을 의미할 수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성장에 제약을 줄 수 있다.
실제로 ASML은 최근에서야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으로 회복했을 뿐이며, 전반적인 수요 둔화와 전망 하향은 분할을 단행하기에 적절한 타이밍이 아님을 시사한다. 일반적으로 경영진은 주가가 고점일 때 분할을 고려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현재처럼 주가가 정점을 이탈한 상황에서는 분할 발표를 할 유인이 낮다.
향후 전망
투자자들이 ASML의 주식 분할을 기대하려면 다소 인내가 필요하다. 현재 주가 하락과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분할이 합리적이지 않다. 다만 시장의 역동성은 빠르게 변할 수 있어, 주가가 반등하여 $1,000를 재돌파하는 수준까지 오르면 분할 관련 논의가 다시 활성화될 가능성은 존재한다.

이미지 출처: Getty Images
투자자 관점에서의 실무적 고려사항
ASML에 투자하기 전 투자자들이 고려해야 할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기업의 펀더멘털(제품 수요, 고객 포트폴리오, 지역별 매출 비중 등) 회복 여부. 둘째, 경영진의 실적 가이던스 및 수주 흐름. 셋째,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수요의 정상화 시점과 속도. 넷째, 주가 변동성 및 기술적 지표에 따른 매수·매도 타이밍이다.
전문가적 분석(전망과 시나리오)
단기적 시나리오: 2026년 초까지 기술주 전반의 변동성이 지속되고 핵심 고객사의 설비투자(CAPEX)가 보수적이라면 ASML의 수주는 추가로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주가 회복은 제한적이며 분할 가능성은 낮다.
중기적 시나리오: 반도체 산업의 주기적 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ASML의 EUV(극자외선) 및 기타 첨단 장비에 대한 수요가 회복되면 12~18개월 내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경영진이 분할을 고려할 충분한 근거를 갖출 수 있으며, 특히 주당 가격이 다시 $1,000 근처로 상승할 경우 분할 논의가 가속화될 수 있다.
정책·지정학적 변수: 중국 수요의 회복 여부는 핵심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다. 대(對)중국 수출 규제, 지정학적 긴장, 현지 반도체 산업 정책 변화 등이 ASML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외생적 요인은 분할 결정의 타이밍을 지연시키거나 앞당길 수 있다.
용어 설명
주식 분할(Stock split): 기존 주식을 여러 주로 쪼개어 주당 가격을 낮추는 조치로, 주주 지분 비율은 변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2-for-1, 3-for-1 등 분할 비율로 표기된다.
리버스 스플릿(Reverse split): 여러 주를 합쳐 주당 가격을 높이는 조치로, 주가 방어 또는 상장 유지 목적 등으로 사용된다. ASML의 과거 리버스 스플릿은 특별 배당 및 합성 자사주매입과 연계된 사례였다.
수주(Bookings): 기업이 일정 기간 신규로 수주한 주문의 총액을 의미하며, 향후 매출 실현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가이던스(Guidance): 경영진이 향후 실적에 대해 제공하는 전망치로, 분기별·연간 실적 예측이 포함된다. 가이던스 하향은 시장에 부정적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관련 이해관계 및 공개
본 보도자료의 원문 작성자 제레미 바우먼(Jeremy Bowman)은 뱅크오브아메리카, 브로드컴, 쇼피파이의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되어 있다. 모틀리풀(The Motley Fool)은 ASML, 뱅크오브아메리카, 엔비디아, 쇼피파이, 월마트에 대한 포지션을 보유하거나 추천하고 있으며 브로드컴을 추천한다고 밝혀졌다. 또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모틀리풀 머니(Motley Fool Money)의 광고 파트너이다. 참고: 스톡 어드바이저(Stock Advisor)의 누적 실적 수치는 2024년 12월 16일 기준으로 제시되어 있다.
결론
ASML이 단기간 내 주식 분할을 단행할 가능성은 현시점의 실적과 주가 흐름을 고려할 때 낮다. 다만 반도체 수요 회복과 주가의 의미 있는 반등이 동반되면 분할 논의는 재부상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분할 여부 자체보다는 기업의 수주 흐름, 매출 가이던스, 중국 수요 동향 등 펀더멘털 지표를 중심으로 포지션을 점검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