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인터내셔널, 2분기 신규 수주 4% 감소…혼조장세 속 주가 8.5% 급락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 인터내셔널(ASM International NV)이 2025년 2분기에 신규 수주(order intake)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한 7억 2,500만 유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부진한 성적표에 23일 암스테르담 증시에서 주가는 장중 한때 8.5% 급락했다.

2025년 7월 23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ASM은 “시장 환경이 여전히 혼조세(mixed conditions)를 보이며 부문별로 뚜렷한 온도 차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첨단 로직·파운드리(advanced logic/foundry) 분야의 수주 둔화가 전체 실적을 압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별 수주 규모는 변동성이 크며, 지난해 2분기에 메모리 부문이 상대적으로 크게 기여했던 기저효과 역시 부진의 주요 원인이다.” — 히첸 엠사드(Hichem M’Saad) ASM CEO


매출은 선방… AI 관련 수요가 성장 견인

수주 감소와 달리 매출은 연율 기준 23% 증가한 8억 3,560만 유로(고정 환율 기준)를 기록해, 회사가 제시했던 가이던스를 상회했다. 세부적으로는 파운드리 부문이 판매를 주도했고, HBMHigh Bandwidth Memory 관련 DRAM 장비 수요도 가세했다. ASM은 “중국 고객사의 장비 구매가 예상보다 많았다”고 부연했다.

2025년 2분기 총이익률(gross margin)은 51.8%로 전분기(53.4%)보다는 하락했지만, 1년 전(49.8%)과 비교하면 개선됐다. 영업이익은 2억 5,850만 유로, 조정 순이익(adjusted net earnings)은 1억 7,300만 유로로 집계됐다. 또한 ASM은 자회사 ASMPT 지분에 대해 과거 인식했던 손상차손 3,400만 유로를 되돌려 실적에 긍정적으로 반영했다.

3분기·연간 가이던스: “Book-to-Bill 1 이하 예상”

ASM은 3분기 매출이 2분기 대비 “보합 내지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북-투-빌(Book-to-Bill) 비율이 1 미만으로 예상된다고 밝혀, 신규 수주가 출하 금액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간(JPMorgan)산디프 데시판데(Sandeep Deshpande) 애널리스트는 “2분기에 이어 3분기도 수주가 1분기보다 낮을 것”이라며 “2026회계연도(FY26) 실적 추정치는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ASM은 2025년 연간 매출 성장률을 기존 가이던스(10~20%)의 중간값 부근으로 유지했다. 회사 측은 “2nm GAAGate-All-Around 로직·파운드리 공정에서의 강력한 장비 수요가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중국 시장의 장비 매출은 종전 전망 구간의 상단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하반기 수주 자체는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용어 설명 및 시장 맥락

Book-to-Bill 비율은 일정 기간 동안 수주금액을 출하금액으로 나눈 지표로, 1 이상이면 향후 매출 증가 가능성이, 1 미만이면 매출 감소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GAA(Gate-All-Around)는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로, 2nm(나노미터)급 공정에서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파운드리 업체들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 HBM은 고대역폭 메모리를 뜻하며, 대규모 데이터 처리·AI 학습에 필수적인 솔루션으로 꼽힌다.


전문가 시각

시장 참여자들은 AI 서버용 칩 수요가 단기 실적을 방어해 주고 있지만, 경기 둔화와 고객사의 설비투자 보수적 기조가 지속될 경우 2026년 이후 성장세가 한풀 꺾일 수 있다는 데 주목한다. 특히 메모리 가격 변동과 지정학적 위험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ASM을 포함한 글로벌 반도체 장비주 전반에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2nm GAA 노드가 양산 단계로 본격 진입하면 파운드리 업체들의 공정 전환 투자가 다시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ASM은 원천기술·특허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플라즈마 증착 및 ALD(원자층증착) 솔루션에서 독보적 입지를 확보하고 있어, 공정 전환 사이클의 수혜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ASM 인터내셔널은 1968년 설립된 네덜란드 기반의 반도체 장비 회사로, 글로벌 직원 수는 약 4,500명이다. 아시아·미주·유럽에 연구개발(R&D) 및 제조 거점을 두고 있으며, 핵심 장비로는 ALD, CVD, 에피택시(epitaxy) 시스템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