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Z, 구조조정·규제 합의금으로 하반기 순이익 11억 호주달러 감소 예상

[시드니] 오스트레일리아앤드뉴질랜드뱅킹그룹(ANZ)이 2025회계연도 하반기 실적에서 세후 11억 호주달러(A$)약 7억2,128만 미달러 규모의 일회성 비용을 반영하겠다고 30일 밝혔다.

2025년 10월 30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해당 비용은 주로 구조조정(restructuring)규제 관련 합의금(regulatory settlements)에서 발생한다.

ANZ는 이날 공시에서 “이번 비용 인식으로 2025회계연도 2분기 이후 실적이 영향을 받을 것이며, 이는 주주환원정책과 자본비율 관리 전략에 변동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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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성 비용의 세부 내역에 대해 은행 측은 “구조조정 비용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규제기관과의 미해결 사안에 대한 잠재적 합의금도 포함된다”고만 언급했다. 다만 구체적인 항목별 금액은 비공개로 남겨두었다.

ANZ 재무담당임원(CFO)은 “견고한 대차대조표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장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와 규제 환경 변화에 따른 비용 부담을 한 번에 회계 처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비용이란?
은행권에서 구조조정 비용은 지점 통폐합, 인력 감축, IT 시스템 전면 교체 등 은행의 기본 운영 구조를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회성 지출을 의미한다. 이는 향후 영업비용 절감을 위한 선제적 투자 성격이 강하지만, 해당 회계기간에 손익에 직접 반영돼 순이익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규제 합의금의 의미
규제 합의금(regulatory settlements)은 금융기관이 반(反)자금세탁, 소비자보호, 금리담합 등 다양한 규제 위반에 대해 감독당국과 합의해 내는 벌금 또는 보상액이다. ANZ는 2018년 이후 주요 감독기관으로부터 고객 신원확인(KYC) 미흡, 금리 파생상품 판매절차 위반 등의 혐의로 수차례 조사를 받아 왔다.


호주 4대 은행 중 하나인 ANZ의 재무 실적
ANZ는 커먼웰스(CBA), 웨스트팩(WBC),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은행(NAB)과 함께 호주 4대 상업은행으로 꼽히며, 2024회계연도 기준 총자산은 약 1조1,500억 호주달러 규모다. 같은 해 순이익은 71억 호주달러로, 이번 일회성 비용은 전년 순이익의 15% 이상을 잠식할 수 있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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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ANZ가 2025회계연도 배당성향을 70% 안팎으로 유지하려는 전략에 이 비용이 어떠한 효과를 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호주 은행들은 전통적으로 높은 배당률을 자랑해 왔으나, 금리 고점 통과 이후 순이자마진(NIM) 압박이 커진 상황에서 자본비율 관리가 한층 까다로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자 시각 및 주가 영향
발표 직후 ANZ 주가는 시드니 증시 개장 전 시간외 거래에서 2%대 약세를 나타냈다. 현지 애널리스트들은 “일회성 비용 자체는 투자자들이 이미 일부 예상해 왔으나, 규모가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했다”며 “추가적인 비용 증가 가능성규제 리스크가 주가할인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환율 설명
로이터는 11억 호주달러를 미화 7억2,128만 달러로 환산했다(환율: 1달러당 1.5389 호주달러). 이는 보도 시점에 적용된 호주달러-미달러 환율을 기반으로 한 단순 계산이며, 실제 재무보고 시점 환율과는 차이가 날 수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
1) 2025년 11월 초로 예정된 ANZ 정기 실적 발표에서 일회성 비용 외 핵심 영업이익대손충당금 추이가 어떻게 변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2) 호주 건설·부동산 경기 둔화가 계속될 경우, 대출 포트폴리오 건전성에 대한 추가 위험이 예상된다.
3) 호주 금융규제청(APRA)의 기준 자기자본비율 강화가 예정돼 있어, 배당·자사주매입 정책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더 나아가, 글로벌 매크로 환경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 변화가 호주채권 수익률과 은행 자금조달비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ANZ 및 호주 금융주 전반의 밸류에이션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