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erican Water Works·Essential Utilities, 630억 달러 규모 합병 추진

합병 소식이 미국 상하수도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본사를 둔 American Water Works Company와 피츠버그에 뿌리를 둔 Essential Utilities전격적인 합병을 추진한다고 27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두 기업은 모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돼 있으며, 수돗물 공급·하수 처리·관련 인프라 관리 등 공익사업을 영위한다. 이번 결정은 최근 미국 인프라 투자 확대 기조와 규제 환경 변화 속에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American Water Works & Essential Utilities 합병 이미지

2025년 10월 2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양사는 합병 완료 시점에 형성될 통합 법인의 기업가치(Enterprise Value)가 약 630억 달러(한화 약 85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두 회사의 주식 시가총액에 순부채·우선주 등 유사부채 항목을 더해 산정한 값으로, 물 인프라 업계에서 역대 최대 규모 거래 중 하나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양사는 정확한 주식 교환 비율, 현금·주식 혼합 여부 등 구체적 조건에 대해선 “향후 규제 기관과 주주 승인 과정을 거쳐 확정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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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이번 빅딜을 통해 두 기업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운영 효율성·재무 구조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와 맺은 장기 송·배수 계약이 많은 American Water Works의 안정적 현금흐름과, Essential Utilities가 보유한 가스·물 복합 유틸리티 자산이 결합되면, 계절성과 규제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미국 전역에서 노후화된 상하수도관 교체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에 자본 조달 능력이 뛰어난 통합 법인이 등장함으로써, 중·장기 성장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업가치(Enterprise Value)란?
기업가치는 시가총액에 총차입금을 더하고 보유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차감해 산출하는 대표적 가치평가 지표다. 즉, 어느 투자자가 해당 기업을 100% 인수하려 할 때 실제로 부담해야 할 ‘순매입 대가’를 의미한다. 시가총액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부채 규모까지 반영되기 때문에, 인수·합병 시장에서 거래 가격을 논의할 때 가장 신뢰도 높은 잣대로 활용된다. 이번 거래에서 제시된 630억 달러 역시 두 회사의 부채·우선주·소수지분 등을 포함한 총합 기준이므로, 단순 시총 합계보다 훨씬 큰 규모로 나타난다.

미국 공익사업 부문에서 대형 합병이 추진될 경우,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주별 공공요금위원회(PUC) 등 다수 규제 기관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통상 절차에는 6개월에서 12개월가량이 소요되며, 고용 유지·요금 인상 제한·지역사회 기여 방안 등이 병합 승인 조건으로 부과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물 요금이 생활물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만큼 정치·사회적 감시가 집중될 것”이라며, 투명한 정보 공개지역 사회와의 소통이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이번 합병은 단순히 두 회사의 결합을 넘어, 향후 10년간 미국 물 인프라 시장의 구조를 재편할 시발점이 될 수 있다.”

라는 월가 관계자의 진단이 이를 뒷받침한다. 실제로 상수도 사업은 경기 방어적 특성이 강해 금리 변동기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해 왔다. 따라서 통합 법인은 배당 정책 지속 가능성, 친환경 설비 투자 확대, 스마트 계량기 도입 등 첨단 기술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을 함께 추진할 여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규제 승인과 주주총회 의결 등 남은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양사는 2026년 하반기 안에 합병을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워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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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 ‘워터 유틸리티’ 업계는 한국의 광역·지방상수도 시스템과 달리 민간 기업이 요금을 부과하고 설비를 관리하는 구조가 보편화돼 있다. 이에 따라 주주 이익과 공공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위한 규제 프레임워크가 촘촘히 마련돼 있으며, 서비스 질 관리와 노후 시설 보수가 중요한 정책 과제로 꼽힌다. 이번 합병을 통해 형성될 거대 사업자는 자본 시장 접근성을 바탕으로 설비 교체 속도를 앞당길 수 있지만, 동시에 요금 책정 방식에 대한 사회적 논쟁도 재점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향후 일정으로는 내부 실사를 거쳐 양사 이사회 승인을 완료한 뒤, 2026년 상반기까지 각 주 규제 당국에 관련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등록·공시 절차와 주주총회 표결을 병행하며, 모든 요건이 충족되면 통합 법인이 공식 출범한다. 물리적 통합 작업에는 IT 시스템 전환, 브랜드 전략 수립, 인력 재배치 등이 포함되며, 경영진은 “고객 서비스 중단 없이 원활한 전환을 이뤄 내겠다”라고 강조했다.

기자 해설: 두 회사의 재무 지표만 놓고 보면 합병 비율에 따라 주당가치 희석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배당 수익률과 성장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 투자자에게는 긍정적 시그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투자자 역시 ADR(미국예탁증서) 또는 해외주식 직접 투자를 통해 이번 합병 시너지에 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으므로, 향후 공시 자료와 주가 흐름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