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2분기 실적 부진·중국 AI 칩 불확실성에 주가 5% 급락

AMD(Advanced Micro Devices)가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밑돌고 중국 인공지능(AI) 칩 출하 재개 일정이 흐려지면서 주가가 5% 이상 떨어졌다. 이로써 회사는 고성장 스토리에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5년 8월 6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클라라에 본사를 둔 이 반도체 업체는 2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 0.48달러를 기록해 금융정보업체 LSEG(구 톰슨로이터 레피니티브)이 집계한 컨센서스 0.49달러를 소폭 하회했다.

해당 분기 매출은 76억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으며, 이는 애널리스트 예상치 74억2,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순이익은 8억7,200만 달러(희석 EPS 0.54달러)로, 전년 동기의 2억6,500만 달러(0.16달러)에서 크게 늘었다.

Lisa Su CNBC 인터뷰 화면

그러나 CEO 리사 수(Lisa Su)는 실적 발표 후 애널리스트 콜에서 미국 정부의 대중(對中) 수출 통제 강화로 인해 AI 가속기 MI308의 중국 판매가 사실상 중단된 점을 실적 부진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했다. 수 CEO는 "미국의 수출 규제로 MI308 물량이 중국에서 완전히 사라졌고, 현재 차세대 제품으로 전환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가이던스도 관심을 모았다. AMD는 3분기 매출 전망치를 87억 달러(±3억 달러)로 제시해 시장 예상 83억 달러를 상회했지만, 이 수치에는 중국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설계한 MI308 변형 모델의 매출이 포함되지 않았다. 수 CEO는 CNBC ‘Squawk on the Street’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출하를 위해 트럼프 행정부와 면허 요건을 면밀히 조율하고 있다"면서도 "가이던스에는 보수적 접근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애널리스트들의 우려와 평가

월가에서는 중국 출하 재개 시점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모건스탠리는 재개 시점이 "모호하다(vague)"며, 프리미엄 밸류에이션 유지를 위해서는 단기간 GPU 부문에서 가시적 성과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들은 "설령 라이선스가 발급되더라도 실질적인 매출 기여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재고 및 영업비용(opex) 상승을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골드만삭스는 데이터센터 GPU 사업의 장기 확장성에 회의적 견해를 내놓았다. 보고서는 "소프트웨어와 시스템 통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상당한 운영비가 지속적으로 필요해 수익 레버리지(operating leverage)가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터센터 사업·AI 시장 전망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4% 증가한 32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부문에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모두 포함돼 있으며, 회사 전체 성장의 주 동력으로 평가된다. 수 CEO는 "일부 대형 고객사로부터 연산(컴퓨트) 수요가 강하게 들어오고 있으며, 3분기에 전환점(inflection point)을 맞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어 해설*
LSEG : 런던증권거래소그룹(London Stock Exchange Group) 산하 데이터·분석 회사 Refinitiv를 포함한 금융정보 제공업체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를 집계한다.
MI308 : AMD가 클라우드·슈퍼컴퓨팅용으로 설계한 AI 가속기(GPU) 시리즈.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 사양을 조정한 파생 모델이 준비 중이다.
GPU : 그래픽처리장치로 이미지·영상 처리뿐 아니라 병렬 연산 능력을 활용해 AI 학습·추론에 핵심 역할을 한다.


전문가 시각과 시장 파급력

"AI 시장은 향후 몇 년 안에 5,000억 달러(약 670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 AMD가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면 tens of billions 달러 규모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 리사 수 CEO

현재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은 Nvidia가 주도하고 있으나, 미·중 기술 규제와 공급망 재편으로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AMD가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려면 GPU 공급 확대와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이 필수"라고 지적한다.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hyperscaler)들이 내부 AI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확장하고 있어, 규제 변수만 해소된다면 AMD의 시장 점유율 반등 여지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반면, 미국 정부가 안보를 명분으로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장기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중국향 칩의 사양을 낮추면 매출 총이익률(Gross Margin)이 희석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 투자자들은 단기 실적뿐 아니라 정책·공급망·경쟁 환경까지 다층적으로 살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올해 4월 AMD는 규제 여파로 2분기에 약 8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회사는 지난 7월 미국 상무부(DoC)가 수출 라이선스 심사를 재개하면 곧바로 출하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지만,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수 분기 동안 중국 매출 회복 속도, 데이터센터 GPU 판매 확장, 그리고 연구·개발(R&D) 지출 관리가 AMD 주가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AMD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5% 이상 밀렸으나, 성장주 프리미엄을 유지하기 위한 추가 모멘텀 확보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 본 기사에 인용된 모든 수치·발언은 CNBC 원문(2025년 8월 6일 발표)에 기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