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매출은 예상 상회했으나 EPS 소폭 부진…시간 외 거래 5% 하락

[기업 실적 속보] 미국 반도체 업체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AMD)가 2025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은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았지만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소폭 미달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약 5% 하락했다.

2025년 8월 5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AMD의 이번 분기 조정 EPS는 0.48달러LSEG(구 톰슨로이터) 집계 예상치 0.49달러를 밑돌았다. 반면 매출은 76억9,000만 달러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 74억2,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리사 수 AMD CEO와 샘 올트먼 OpenAI CEO


■ 분기별 핵심 지표

AMD는 다음 분기(2025 회계연도 3분기) 가이던스로 매출 87억 달러(±3억 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 83억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리사 수(Dr. Lisa Su) 최고경영자(CEO)는 “AI 연산 수요 확대로 서버 및 데이터센터용 프로세서 판매가 두 자릿수 성장세를 지속했다”고 밝혔다.

2분기 순이익은 8억7,200만 달러(주당 0.54달러)로 전년 동기 2억6,500만 달러(주당 0.16달러) 대비 3배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엔비디아(Nvidia)의 매출은 32% 증가해 58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AI GPU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 구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 AI GPU 시장 경쟁 구도

AMD는 AI 용 그래픽처리장치(GPU) 부문에서 엔비디아에 이어 세계 2위 사업자다. 엔비디아가 시장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운데, 메타(구 페이스북)와 오픈AI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inference(추론) 전용 GPU 대체재를 찾기 위해 AMD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Inference란 AI 모델을 학습(training)한 뒤 실제 서비스에 적용해 결과를 추론·생성하는 과정을 뜻한다.

AMD는 이번 분기 MI400 시리즈라는 차세대 AI GPU를 공개했다. 해당 제품은 2026년 본격 양산이 예정돼 있으며, 오픈AI의 샘 올트먼(Sam Altman) CEO가 “AMD의 신형 GPU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수출 통제·중국 리스크

미국 정부는 고성능 AI GPU가 군사용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해 수출 통제(Export Control)를 강화하고 있다. MI308 GPU가 2025년 4월 중국 수출 금지 리스트에 포함되면서, AMD는 이번 분기 약 8억 달러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7월 들어 트럼프 행정부가 예외 승인(waiver)을 시사해 출하 재개가 예상되지만, 이번 가이던스에는 중국향 MI308 매출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AMD의 조정 총이익률(Adjusted Gross Margin)은 43%에 머물렀다. 수출 통제 관련 비용이 없었다면 54%까지 개선될 수 있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 사업 부문별 실적

①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매출은 3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이 부문에는 AI GPU와 중앙처리장치(CPU) ‘EPYC’ 시리즈가 함께 포함된다. AMD와 인텔이 서버 CPU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가운데, AI 전용 가속기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② 클라이언트·게이밍 부문 매출은 69% 급증했다. 이는 ‘AMD Ryzen Zen 5’ 데스크톱 CPU 판매 호조와 콘솔·PC용 GPU 수요 확대가 맞물린 결과다. 게이밍 부문 매출만 11억 달러로 73% 늘어나, 플레이스테이션·엑스박스 등 맞춤형(custom) 칩 공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용어 해설

GPU(Graphics Processing Unit)는 이미지·비디오 처리에 특화된 병렬 연산 장치로, 대규모 행렬 계산이 필요한 생성형 AI 및 딥러닝에 필수적이다.

Inference는 AI 모델이 학습 단계에서 습득한 패턴을 활용해 실제 응답을 생성·예측하는 과정을 의미하며, 서비스 단계에서 처리 지연(latency)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Gross Margin(총이익률)은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차감한 금액을 매출로 나눈 비율로, 제품 믹스와 원가 구조에 따라 변동된다.


■ 전망과 분석

현재 AI 트레이닝용 H100 등 고가 제품을 앞세운 엔비디아가 독주하고 있으나, 추론 시장에서는 비용 대비 효율이 높은 솔루션이 절실하다. AMD가 MI400 시리즈와 차별화된 가격 정책으로 고객사를 확보할 경우, GPU 시장 점유율 20% 재탈환도 중장기적으로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중국·중동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수출 통제는 실적 변동성을 키우는 변수다. 또한 대만 파운드리(위탁생산) 의존도가 높은 구조상, 공급망 제약이 발생할 경우 성장 탄력성이 제한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AMD가 서버 CPU와 AI GPU 양대 축을 모두 보유한 ‘풀 스택(Full Stack)’ 전략을 강화함으로써, 2026년 이후 데이터센터·클라우드 고객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불확실성 완화를 위한 구체적 로드맵과 원가 구조 개선이 동반돼야 주가 재평가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