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tice International 채권단, 부채 협상 자문사로 후리한 로키 선정

알티스 인터내셔널(Altice International)의 주요 채권단이 차입 구조 재편 협상을 앞두고 미국계 투자은행 후리한 로키(Houlihan Lokey)를 재무 자문사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9월 19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채권단은 이미 법률 자문사로 깁슨 던 & 크러처(Gibson Dunn & Crutcher)를 선임한 상태며, 당초 이번 달 종료될 예정이었던 공동 협력 계약을 2025년 3월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후리한 로키의 공식 선임 절차는 아직 최종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알티스 인터내셔널은 억만장자 패트릭 드라히(Patrick Drahi)가 이끄는 알티스(Altice) 통신 그룹의 해외 자회사다. 해당 그룹은 최근 수년간 공격적 인수·합병과 대규모 설비 투자로 부채가 확대된 가운데, 핵심 사업 부문의 실적 부진까지 겹치며 유동성 관리에 대한 시장의 경계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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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통신은 “채권단이 조직적으로 결집해 협상 테이블에 나서는 것은, 회사의 운영 성과 둔화와 함께 대규모 부채 만기(€8.6억 ← 원문은 8.6 billion(86억)으로 추정)가 2027년 이후 집중돼 있는 구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복합 구조 조정을 둘러싼 이해관계

알티스 인터내셔널은 현재 순부채(net debt) 규모가 약 86억 유로(미화 101억 달러)에 달한다. ‘순부채’란 총부채에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차감한 수치를 의미하며, 기업의 실제 레버리지(차입 의존도)를 보여주는 대표 지표다. 이번에 채권단이 자문사를 교섭에 투입하는 것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채무 재조정(리파이낸싱·교환·차환발행 등)에 대비해 집단 교섭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후리한 로키는 복잡한 구조조정·리스트럭처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 온 글로벌 부티크 IB다. 최근 수년간 유럽 통신·미디어 업계에서 발생한 다수의 레버리지드 바잉(LBO) 차입금 재편 사례를 주도한 전례가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채권단이 선택할 만한 유력 후보”라는 반응이 우세했다.


만기 구조와 현금흐름 리스크

블룸버그에 따르면 알티스 인터내셔널의 대다수 채무는 2027년 이후부터 순차적으로 만기가 도래한다. 통신 인프라 사업 특성상 현금흐름은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고금리·저성장 국면이 지속될 경우 차환 비용이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특히 2024~2025년 사이 글로벌 채권 시장 금리가 고점을 형성하면서 스프레드(위험 프리미엄)가 확대된다는 점은 채권단이 사전에 ‘집단적 방어막’을 구축하게 된 배경으로 해석된다.

참고로, 부채 만기집중(risk of maturity wall)은 특정 시점에 대규모 채무가 한꺼번에 돌아오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 경우 차주(기업)는 일시에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어, 사전에 리파이낸싱·만기연장·지분 매각 등 다각적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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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내부 움직임과 다음 단계

현재 채권단은 공동 행동 협약(cooperation agreement)을 통해 정보 공유와 교섭 전략을 통일하고 있다. 해당 협약을 2025년 3월까지 연장함으로써, 향후 6개월간 진행될 실사(due diligence)와 잠정 재무 모델링 작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후리한 로키의 공식 임명이 완료되면 재무·법률 자문 라인이 모두 구축돼, 본격적인 조건 협상과 구조조정 시나리오 마련에 착수하게 된다.

시장 관측통들은 “알티스 인터내셔널의 경우 모회사(알티스 그룹) 차원에서 운영 실적을 끌어올리고 일부 자산 매각을 병행하지 않는 이상, 단순 차환만으로는 레버리지를 의미 있게 낮추기 어렵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협상 과정에서 부채·자본 구조 전반을 손보는 ‘하이브리드 딜’ 가능성도 거론된다.


주요 용어 해설

• 채권단(Creditors Group)
기업에 자금을 빌려준 은행, 사모펀드, 헤지펀드 등 금융기관들의 모임이다. 공동 대응을 통해 협상력을 높이는 것이 핵심 목적이다.

• 후리한 로키(Houlihan Lokey)
뉴욕 본사를 둔 글로벌 독립계 투자은행으로, 재무 구조조정과 M&A 자문에 특화돼 있다.

• 깁슨 던 & 크러처(Gibson Dunn & Crutcher)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국제 로펌으로, 기업 금융·소송·규제 대응 분야에서 명성이 높다.

• 순부채(Net Debt)
총부채에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차감한 값으로, 기업의 실제 부채 부담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다.


전문가 시각 및 향후 전망

통신·미디어 부문의 하드 애셋(hard asset) 특성상 안정적 캐시플로우가 뒷받침된다는 의견도 존재하지만, 고비용 구조와 경쟁 심화는 실적 변동성을 키우는 요소다. 특히 투자 재원 조달 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환경에서는, BBB- 이하 투기등급 하이일드(high yield) 채권의 리파이낸싱이 쉽지 않다는 점이 부담이다.

이에 따라 일부 애널리스트는 자산 매각, 합작(JV) 설립, TMT(통신·미디어·기술) 섹터 내 영역 재편 등 복합 전략이 동시에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한다. 알티스 인터내셔널이 채권단과의 협상에서 어느 정도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향후 자본시장 평판과 차입 코스트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이번 보도는 아직 공식 계약 체결 이전 단계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최종적으로 후리한 로키와 조건 협의가 타결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추후 회사·채권단·자문사 간 구체적인 구조조정 안이 마련되는 대로, 금융 시장은 다시 한 번 ‘알티스 리스크’를 주요 변수로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