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con, STAAR 서지컬 인수 제안가 인상 요청 거절…거래 불발 위기 고조

알콘(Alcon AG)스위스 제약·의료기기 대기업STAAR 서지컬 컴퍼니(STAAR Surgical Company)주당 28달러(약 3만8,000원) 인수 제안을 높여 달라는 비공개 요구를 거절한 사실이 공개됐다.

2025년 10월 3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양사 간 합병 계약을 둘러싼 추가 공시 자료(서플리멘털 프록시)가 같은 날 늦은 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됐다. 해당 문서에서 STAAR는 “현재 조건이 수정·변경되지 않을 경우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이번 공시는 10월 23일로 예정됐던 주주총회를 앞두고 약 72%의 발행주식이 합병에 반대표를 던졌다는 인베스팅닷컴 단독 보도 이후 나왔다. 이로써 거래 무산 시나리오는 더욱 현실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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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쟁점: 가격 인상·‘고샵(Go-Shop)’·매칭권

공시에 따르면 STAAR 이사회는 10월 15~24일 사이 수차례 회의를 열어 ▲인수가격 상향 ▲45일간 다른 인수자를 모색할 수 있는 ‘고샵 기간’ 도입 등을 논의했다. ‘고샵(go-shop)’은 합병 계약 체결 후 일정 기간 동안 매도회사가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할 제3자를 공개적으로 찾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이다.

그러나 10월 23일 오전 열렸던 이사회에서 스티븐 패럴(STAAR CEO)은 “알콘이 가격 인상 요청을 거절했다”고 보고했다. 이에 이사회는 동일 날짜의 주주총회를 즉각 연기하고 협상 시간을 벌기로 결정했다.

알콘은 이후 ▲매칭권(제3자 제안을 따라잡을 권리) 포기 ▲계약 파기 시 지불해야 할 위약금(터미네이션 피) 면제 등을 포함한 ‘조건 완화형 고샵 제안’을 제시했으나, STAAR 이사회는 가격 인상 없는 합의 수정에는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주주 반대 확산…‘보드우드·윤치 캐피털’ 등 최대주주도 반대

“합병 계약을 수정하지 않으면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 STAAR 공시 중

공시에 따르면 STAAR 주주의 약 18%만이 합병안에 찬성표를 던졌고, 논란이 된 경영진 보상안에는 8%만이 찬성했다. 최대주주 보드우드 파트너스(Broadwood Partners·지분 27.5%)와 윤치 캐피털(Yunqi Capital·지분 5.1%)은 여전히 공개적으로 반대를 표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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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 글래스루이스, 이건-존스(Egan-Jones) 역시 모두 “합병 반대”를 권고했다. 그 결과 STAAR는 10월 24일을 새로운 기준일로 재설정하고 특별주주총회를 12월 3일로 연기했다.


시장 반응·밸류에이션 논쟁

STAAR 주가는 ‘알콘이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추측이 퍼지며 주간 기준 6% 급등했다가, 10월 31일(현지 시각) 장 초반 1.4% 하락해 주간 기준 1.1% 내렸다.

10월 27일 파이퍼샌들러(Piper Sandler) 애널리스트 애덤 메이더는 보고서에서 “주주총회 연기는 양측이 가격 조정을 포함한 조건 변경을 논의 중임을 시사한다”면서도, 현행 28달러 제안은 “2026년 컨센서스 매출 대비 약 4배 밸류에이션으로, 2026~2030년 연평균 10% 성장 전망 자산에 비해 합리적”이라고 평했다. 그는 “알콘이 대폭적인 추가 상향은 제시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양측이 새 조건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12월 3일 주주총회에서 거래가 최종 부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용어 설명

매칭권(Matching Right)은 인수 계약 체결 후 제3자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할 때, 기존 인수자가 이를 ‘맞춰서’ 동일한 조건을 제시할 수 있는 권리다. 고샵(Go-Shop) 조항은 매도 대상 기업이 일정 기간 자유롭게 다른 인수자를 물색할 수 있도록 허용해 더 나은 조건을 확보할 기회를 준다.

이 두 요소는 주가·주주가치 극대화를 노리는 매도 측과, 불확실성·경쟁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매수 측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하는 지점이다.

현재 양사 간 협상은 가격과 고샵 조건을 둘러싼 ‘치킨 게임’ 양상으로, 12월 주주총회 전까지 추가 협상·공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STAAR SurgicalBroadwood Partners 측 모두 인베스팅닷컴의 추가 논평 요청에 “답변을 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