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회계 스타트업 ‘릴렛’, 안드리센 호로위츠·아이코닉 공동 주도로 7,000만 달러 시리즈 B 투자 유치

인공지능(AI)과 회계의 융합을 내세운 스타트업 릴렛(Rillet)시리즈 B 라운드에서 총 7,000만 달러(약 931억 원)를 조달했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실리콘밸리 대표 벤처캐피털 안드리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와 글로벌 자산운용사 아이코닉 캐피털(ICONIQ Capital)이 공동 주도했다.

2025년 8월 6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릴렛은 이번 라운드에서 기업가치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거래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약 5억 달러로 평가됐다고 전했다. 세쿼이아 캐피털(Sequoia)·Oak HC/FT·FOG Ventures 등 기존·신규 투자자도 이번 라운드에 참여했으며, 불과 두 달 전 2,500만 달러를 유치한 데 이어 누적 투자액은 1억 달러를 넘어섰다.

릴렛은 N26 미국 지사장을 지낸 니콜라스 콥(Nicolas Kopp)이 창업한 기업으로, AI 기반 원장(레저·Ledger) 소프트웨어를 통해 기업 재무팀의 업무 자동화 및 실시간 회계 인사이트 제공을 목표로 한다. 현재 200여 곳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했으며, AI 코딩 보조 툴 윈드서프(Windsurf), 전자상거래 마케팅 플랫폼 포스트스크립트(Postscript) 등이 대표적이다.

“기존 전통 솔루션은 일종의 ‘멍청한 데이터베이스’에 머물러 있다. 우리는 세일즈포스·스트라이프·브렉스 등 외부 시스템과 직접 연동해 데이터를 끌어오고, AI로 반복 업무를 자동화해 수주일 걸리던 마감 업무를 단 몇 시간 안에 끝내도록 돕는다.” – 니콜라스 콥 CEO

이 같은 기술적 차별화 덕분에 릴렛은 지난 12개월간 연간 반복매출(ARR)을 두 배로 키웠다. 또한 미국 회계법인 아르마니노(Armanino)·위스(Wiss) 등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시장 확장 속도를 높이고 있다.


투자금 사용 계획에 대해 회사 측은 “플랫폼 고도화와 인재 영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AI 엔지니어 및 제품 개발 인력을 대거 확보해 기능 업데이트 주기를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투자로 안드리센 호로위츠의 알렉스 램펠(Alex Rampell) 파트너아이코닉의 세스 피어리폰(Seth Pierrepont) 파트너가 릴렛 이사회에 합류한다. 두 인사는 핀테크 분야 다수의 성공적인 투자·엑시트 경험을 보유해 성장 전략 수립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산업적 함의 및 시장 경쟁 구도

현재 회계 소프트웨어 시장은 오라클(Oracle)·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SAP 등 대형 솔루션이 기업용 전사자원관리(ERP) 영역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클라우드 전환 가속화생성형 AI의 진화로, 스타트업이 틈새를 파고들어 전문 기능 중심의 ‘모듈형 SaaS’(Service as a Service)로 빠르게 영역을 넓히는 추세다.

릴렛의 전략은 ‘AI 퍼스트’ 아키텍처를 토대로 데이터 취합·분개·검증·리포팅 등 모든 회계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것이다. 이는 이미 HR·마케팅·고객서비스 등에서 검증된 ‘실시간 데이터·인사이트 제공’ 모델을 재무 영역에 적용한 사례로 평가된다.

전문가 의견*

스타트업·벤처투자 전문 애널리스트들은 릴렛이 “고정비 절감과 오류 감소, 그리고 규모의 경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며 높은 성장성을 점쳤다. 다만, ▲보수적인 회계 규제 환경 ▲대형 업체의 인수·합병(M&A) 압박 ▲데이터 보안 이슈 등은 여전히 극복 과제로 꼽힌다.

* 해당 의견은 기사 작성 과정에서 취재·전화 인터뷰를 통해 확보한 전문가 발언을 요약한 것이며, 릴렛 또는 투자사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다.

이번 투자는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AI·핀테크 융합 기업에 대한 벤처캐피털의 관심이 식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향후 릴렛의 제품 로드맵·글로벌 진출 전략이 구체화되면, 해당 시장 전반에 걸쳐 ‘자동화·실시간 회계’ 트렌드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