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특수로 47% 성장…파나소닉 에너지 1분기 영업이익 급증

파나소닉 에너지(Panasonic Energy)2025 회계연도 1분기(4~6월) 실적을 발표하며 전년 동기 대비 47%의 영업이익 증가세를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전기차(EV) 배터리 시장의 성장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 설비 투자가 견인한 데이터센터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결과다.

2025년 7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파나소닉 에너지의 1분기 영업이익319억 엔(약 2억1,560만 달러)으로 집계됐다. 회사 측은 “AI 수요 확대가 미국 관세 및 전기차 세액공제(IRA 30D) 종료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상당 부분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파나소닉은 실적 발표 자료에서 미국 무역정책 변화로 인한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터센터용 ESS 수요는 당초 예상치를 웃돌 만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고 회사는 강조했다.


연간 가이던스 유지*1 : 파나소닉은 2026년 3월 말로 끝나는 회계연도 전체 영업이익 전망을 1,670억 엔으로 유지했다. 그러나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와니코 아키라는 컨퍼런스콜에서 “북미 지역 EV 배터리 판매 목표치인 46GWh 달성이 불가피하게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보수적인 전망을 덧붙였다. 그는 “최소한 전년도 실적 38.1GWh는 상회할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앞서 5월, 파나소닉홀딩스는 구조조정을 통해 1만 명 감원과 1,300억 엔의 비용 반영 계획을 발표했다. 에너지 사업부문은 해당 비용을 부담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전기차 배터리 이미지

주요 거래처인 테슬라는 지난주 미국 정부의 7,500달러 EV 보조금 축소 움직임에 따른 타격 가능성을 경고했다. 파나소닉 에너지는 미국 네바다주 기가팩토리에서 테슬라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으며, 이달 초 캔자스주에 두 번째 미국 공장을 가동해 공급망 확대에 나섰다.

같은 기간 파나소닉은 소비자용 ESS에서도 AI 관련 대규모 투자에 힘입어 수요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사는 “자동차 배터리와 소비자용 ESS 모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도입된 대중(對中) 고율 관세의 직간접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추가 비용은 가격 인상 방식으로 상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경쟁 구도와 기술 투자

파나소닉 에너지CATL(중국)·LG에너지솔루션(한국) 등과 글로벌 EV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하며, 고에너지밀도·고효율 신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주 LG에너지솔루션 역시 4~6월 실적 호조를 발표했지만, 미국 관세와 정책 불확실성 탓에 내년 초 수요 둔화를 경고했다.

환율 참고치: 1달러=147.94엔(기사 작성 시점 기준)


[용어 설명]

*1 가이던스(Guidance)는 기업이 공식적으로 제시하는 향후 실적 전망치를 의미한다.

IRA 30D 세액공제는 2022년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에 포함된 조항으로, 북미산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 구매자에게 최대 7,500달러의 세제 혜택을 제공해 왔다. 30D는 관련 세액공제 조항번호다.

GWh(Gigawatt hour)는 시간당 10억 와트에 해당하는 전력을 의미하며, 배터리 산업에서는 연간 출하 규모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로 쓰인다.

ESS(Energy Storage System)는 전력 계통이나 데이터센터에서 전력을 저장·공급하는 장치를 가리키며, 리튬이온 배터리가 주로 활용된다.


전문가 시각

시장 전문가는 “AI 열풍이 단기간에 ESS 수요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렸지만,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고관세 기조가 지속될 경우 자동차 배터리 부문의 성장세는 주춤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파나소닉이 선포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실행되면, 중장기적으로는 수익성 체질 개선연구개발(R&D) 투자 여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해당 전망은 정책 변수에 크게 좌우된다. 미국 대선 및 통상정책 방향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일본·한국·중국 배터리 업체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