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지출이 테크 업계 전반에서 가속화되는 가운데, 월가의 평가는 기업군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알파벳(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는 공격적인 자본적 지출(capex) 계획에도 대체로 주가가 지지됐거나 보상을 받았던 반면, 도어대시(DoorDash), 듀오링고(Duolingo), 로블록스(Roblox) 등 비(非) 조(兆)달러급 기업들은 수익성 우려가 부각되며 급락을 겪었다 다.
2025년 11월 11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실적 시즌 동안 다수의 기술 기업들이 AI 수요 폭증에 대응하기 위해 연내 및 향후 수년간 투자 확대 방침을 제시했다. 그러나 시장은 이를 일률적으로 긍정 평가하지 않았다. 하이퍼스케일러의 대규모 설비·인프라 투자는 추가 매출과 워크로드의 선순환으로 연결될 것이란 기대를 받았지만, 그 외 기업들의 증설·투자 계획은 단기 마진 압박으로 해석되며 주가 하락으로 직결됐다 다.
해당 기사에는 다음 종목이 언급됐다: RBLX(로블록스), DUOL(듀오링고), DASH(도어대시). 투자자 관심이 높은 표적 종목군으로, 동기간 수익률 변동성이 크게 나타났다 다.

투자 사이클을 싫어하는 시장
에버코어 ISI의 마크 머헤이니(Mark Mahaney)는 CNBC ‘클로징 벨: 오버타임’에서
“투자자들은 투자 사이클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번 실적 시즌에서 ‘우리는 먼저 투자를 밀어붙이겠다’고 밝힌 모든 기업이 시장을 부정적으로 놀라게 했다”
고 말했다 다.
도어대시: 상장 후 최악의 하락, ‘수백만 달러’ 신기술 투자 예고

도어대시 주가는 목요일 17% 급락하며 기업공개(IPO) 이후 5년 만에 최악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회사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내년 신제품·기술에 ‘수억 달러(several hundred million dollars)’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
도어대시는 실적 자료에서
“아이가 투자 없이 어른이 되거나, 하룻밤 새 어른이 되는 길이 있다면 좋겠지만, 인생이나 비즈니스가 그렇게 작동한다고 믿지 않는다”
고 적시했다. 회사는 최근 자율주행 배송 투자를 키우며 9월 배송 로봇 ‘Dot’을 출시했고, 레스토랑 예약 플랫폼 세븐룸스(SevenRooms)와 영국 음식 배달업체 딜리버루(Deliveroo)에 합계 51억 달러를 지출했다 다.
CEO 토니 쉬(Tony Xu)는 실적 발표에서
“우리의 투자 트랙레코드는 이런 플레이북을 반복해온 일정한 성공을 보여준다. 이번 투자도 미래 성장을 위한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든 해스켓 애널리스트들은
“투자가 얼마 동안 마진을 압박할지 명확해질 때까지 멀티플 확장 여지는 제한적”
이라며 ‘보유(Hold)’ 의견을 유지했다. 도어대시 대변인은 핵심 사업의 성과를 강조하며 ‘규율 있는 투자 접근’을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
듀오링고: 매출·부킹 상회에도 ‘사용자 성장’ 최우선 선언 후 급락

듀오링고는 목요일 상장 이후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다. 3분기 실적에서 매출과 부킹(예약 매출)이 컨센서스를 상회했음에도, 신규 사용자 확보를 우선순위에 두겠다고 밝히면서다. 주가는 하루에 가치의 4분의 1을 잃었고, 연초 이후 41% 하락했다 다.
회사는 대화형 화상 통화 등 AI 기능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하며 유료 가입자 확대를 노리고 있다. CEO 루이스 폰 안(Luis von Ahn)은 실적 발표 후
“수익화와 사용자 성장이 충돌하는 실험이 있다. 내 역할 중 하나는 언제나 이 둘을 중재하는 것이었다”
며, 현재는
“사용자 성장 쪽으로 트레이드오프의 무게중심을 더 옮기고 있다”
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진행 중인 장기 투자의 재무적 성과를 확인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
이라고 덧붙였다 다.
보고서 이후 키뱅크 캐피털 마켓츠는 단기 부킹·이익·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을 이유로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했다. 키뱅크는
“보다 의미 있는 재무적 이익을 보려면 몇 분기가 걸릴 수 있다”
고 평가했다. 듀오링고는 논평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보도됐다 다.
하이퍼스케일러: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 시장은 ‘장기 수익’에 베팅
한편, 대형 기술기업들의 AI 베팅도 수익 가시화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지만, 투자자들의 우려는 상대적으로 작다. 알파벳(구글)과 아마존은 10월 말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상승했다. 두 회사는 연간 자본적 지출 가이던스를 재차 상향했고, 2026년에도 둔화가 없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클라우드 인프라 1위 사업자로, 구글은 3위를 차지한다. 두 회사는 AI 연산 수요에 대응해 데이터센터 증설을 서두르고 있으며, 자체 설계 칩(실리콘) 개발에도 투자해 엔비디아(Nvidia) 의존도를 낮추고 고객에 더 완결적인 기술 스택을 제공하려 한다 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인프라 2위로, 높아진 capex 가이던스와 함께 실적 발표 후 주가가 소폭 하락했으나, 시가총액 4조 달러에 근접한 기업답게 월가의 신뢰를 대체로 유지하고 있다. 반면 메타는 예외였다. 메타는 실적 후 11% 급락했는데, 올해 최대 720억 달러의 capex 집행을 예고했지만, 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와 경쟁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판매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

메타는 AI를 전 제품 포트폴리오에 주입하고 핵심 광고 비즈니스의 타기팅 효율을 개선 중이라고 설명하지만, 매출 창출 경로의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을 주저하게 만든다. 머헤이니는 메타를 이번 시즌 시장에 ‘부정적 서프라이즈’를 준 기업군에 포함시켰다 다.
로블록스: 안전·인프라 투자 확대 경고에 16% 급락
10월 30일 로블록스 주가는 거래일 기준 약 16% 하락했다. 회사는 플랫폼 안전(safety)과 인프라 관련 지출 증가가 마진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CEO 데이비드 바스주키(David Baszucki)는 CNBC ‘스콰크 온 더 스트리트’에서
“플랫폼 안전은 최우선 순위”
라고 밝혔다 다.
CFO 나빈 초프라(Naveen Chopra)는 이러한 투자가 단기적으로 참여도와 부킹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장기 성장의 증폭기”
라고 강조했다. 벤치마크는 수익성 제약을 이유로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했고, 로스(Roth) 애널리스트도 내년 마진 잠재적 악화를 우려하며 ‘보유’ 의견을 유지했다. 로블록스는 본 보도에 대해 논평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다.
핵심 관전 포인트: 왜 하이퍼스케일러는 보상받고, 나머지는 ‘징벌’받나
이번 실적 시즌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동일한 ‘AI 투자’라도 시장은 현금흐름 가시성과 스케일의 경제에 따라 차등 가격을 매긴다. 클라우드 인프라 3강(AWS·애저·GCP)은 고객 워크로드 유입→인프라 증설→사용량 기반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자기강화 메커니즘을 보유한다. 반면, 도어대시·듀오링고·로블록스는 투자-매출 전환의 경로가 상대적으로 간접적이거나, 규모의 이익이 즉시 숫자로 귀결되기 어려운 구조로 평가받는다 다.
따라서 시장은 장기 약속보다 단기 마진 희석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 결과, 하이퍼스케일러에는 ‘성장에 대한 선지급’이, 일부 비(非)메가캡에는 ‘검증 전까지의 디스카운트’가 적용됐다. 이는 현금 창출력·가격결정력·에코시스템 진입장벽의 차이를 반영한다 다.
용어 설명투자자 참고
– 하이퍼스케일러: 초대형 클라우드 인프라를 운영하며 AI 연산·저장·네트워크를 대규모로 확장할 수 있는 기업(예: 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을 뜻한다 다.
– 자본적 지출(capex): 데이터센터, 서버, 반도체 등 장기 자산에 대한 투자로, 단기간 비용이 급증해도 장기 수익 창출 기반을 마련하는 성격을 지닌다 다.
– 부킹(bookings): 구독·예약성 매출 등 앞으로 인식될 매출의 선계약 규모를 의미한다. 현금 유입·회계 인식 타이밍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다.
– 수익화(monetization) vs 사용자 성장: 단기 ARPU(가입자당 평균매출)를 높이는 전략과, 사용자 규모 확대를 우선하는 전략 사이의 트레이드오프를 의미한다 다.
– 실리콘(silicon): 자체 설계 칩을 뜻하며, 특정 벤더 의존도를 낮추고 원가·성능을 최적화하려는 시도를 지칭한다 다.
기자 분석Opinion
전문적 관점에서, 이번 사례는 ‘투자의 질’과 ‘현금화 경로의 명료성’이 주가 반응을 가르는 핵심임을 재확인시킨다. 클라우드 3강은 사용량 기반 과금이라는 직접적 매출 레버리지를 보유하고, 고객 락인(lock-in)과 생태계 네트워크 효과로 투자 대비 매출 회수가 체계화돼 있다. 반면, 플랫폼 안전 강화, 신규 사용자 유입, 자율주행 전환은 필수·전략적 투자임에도 단기 수익성에는 역풍이 된다. 시장은 경기·자금 조달 환경이 변동성 국면일수록 현금흐름 가시성과 스케일의 경제에 더 큰 프리미엄을 부여한다. 결과적으로, 동일한 ‘AI 투자’라도 매출로의 전환 속도, 반복 수익 구조, 고객 전환 비용의 차이가 밸류에이션의 비대칭을 만든다 다.
또한, 거버넌스·안전 투자처럼 규제·신뢰와 직결된 분야는 장기 성장의 필요조건이지만, 시장은 그 효용을 사후적으로만 숫자로 확인할 수 있기에 단기적으로는 디스카운트가 붙는다. 이에 따라 경영진 커뮤니케이션은 투자-성과의 인과를 정량적 마일스톤으로 제시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이는 멀티플 방어와 자본 비용 최적화에도 유효할 것이다 다.
요약되는 흐름
– 도어대시: 내년 수억 달러 신기술 투자(자율주행·M&A 포함) 발표 후 17% 급락. 고든 해스켓은 보유 유지.
– 듀오링고: 매출·부킹 상회에도 사용자 성장 우선 선언 후 25% 하락, YTD -41%. 키뱅크 보유로 하향.
– 하이퍼스케일러: 알파벳·아마존은 capex 상향→주가 상승. AWS·구글은 자체 실리콘 투자로 엔비디아 의존 완화 모색.
– 마이크로소프트: 실적 후 소폭 하락했으나 월가 신뢰 유지. 메타는 capex 최대 720억 달러에도 11% 급락.
– 로블록스: 안전·인프라 투자 확대 경고에 16% 하락. 벤치마크·로스는 보유 의견으로 신중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