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와 경기 난기류 속 월마트 새 수장 존 퍼너, 다음 장 이끈다

2020년,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하던 시기, 당시 월마트(Walmart)의 미국 내 최대 사업부를 이끌던 존 퍼너(John Furner)는 중국에 있는 동료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그들의 팬데믹 대응 매뉴얼을 참고했다. 그는 패닉 바잉이 본격화되기 전에 재고 예측과 주문-이행(fulfillment) 운영을 신속히 조정해 수요 급증을 선제적으로 따라잡는 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2025년 11월 14일, 원문 보도에 따르면 퍼너는 본사가 위치한 미국 아칸소에서 성장한, 이른바 ‘월마트 한 우물’ 경력을 가진 인물로 중국에서 약 2년간 근무한 경험이 있다. 바이러스 확산의 진원지였던 중국은 공급망 재정비를 서둘렀고, 여러 의사결정에서 미국보다 수개월 앞서 있었다. 퍼너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었다고 당시 기자단에 설명했다.

퍼너가 2월 1일 월마트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르면, 그의 협업형 리더십과 깊은 사내 이해도는 곧바로 시험대에 오른다. 관세가 수익성을 압박하고, 주주들은 회사의 AI(인공지능) 투자가 어떤 성과로 이어지는지 확인하려는 요구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영리 주주 행동주의 단체 디 어카운터빌리티 보드(The Accountability Board)의 매트 프레스콧(Matt Prescott) 대표는 “사업은 특히 관세, 가격 압력, 변화하는 소비자 행동으로 인해 험난한 거시·경쟁 환경 속에서 운영되고 있다”며 “그가 이 도전에 부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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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RNER’S MANDATE IS CLEAR — 퍼너의 과제는 분명하다

더그 매크밀런(Doug McMillon) CEO 체제에서 월마트는 견조한 성과를 기록했다. 13년 동안의 재임 기간 동안 이익은 21% 증가했고, 주가는 4배 급등했다. 올해 들어서도 광범위한 상품군에서 더 저렴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과 웹사이트로 몰리며 흐름은 이어졌다.

그러나 퍼너는 오래전부터 차기 수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어 왔다고 사안을 잘 아는 두 소식통은 전했다. 이들은 언론에 발언할 권한이 없어 익명을 요구했다. 한 소식통은 “회사 내 대부분의 사람에게 존이 유력 주자라는 사실은 비교적 명백했다”며 “그는 훌륭하고, 많은 사랑을 받는 인물이다… 우리는 늘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사업을 하고 있고, 존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의 리더십 아래 펼쳐질 다음 단계에 사람들이 기대를 갖는 이유”라고 말했다.

2019년 월마트 미국법인(Walmart U.S.) 수장을 맡은 51세의 퍼너는 프리미엄 멤버십 프로그램 월마트 플러스(Walmart+)와 광고 사업 등 핵심 이니셔티브를 주도해왔다. 회사는 이러한 사업이 미래 수익 구조를 재편할 새 동력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임금 투자에도 힘을 쏟아 시간당 평균 임금을 17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렸고, 물류창고와 유통센터를 현대화해 배송 속도를 높였다. 아울러 2021년 출범한 월마트 커넥트(Walmart Connect) 광고사업을 40억 달러 규모로 키우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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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스(Jefferies)의 애널리스트 코리 타를로우(Corey Tarlowe)는 “그의 협업적 리더십운영 전문성은, AI 주도 리테일 전환을 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월마트를 매출과 수익성 측면에서 더 멀리 이끌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타를로우는 퍼너의 ‘명확한 임무는 혁신과 가속’이라고 덧붙였다.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그가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영역으로는 검색용 챗봇, 오픈AI(OpenAI)와의 협업, 그리고 더 빠른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AI 기반 운영 고도화 등이 포함된다.


MAINTAINING RELATIONSHIPS — 관계 구축과 관리

산악자전거와 비행을 즐기는 퍼너는 급변하는 도전을 헤쳐 나가려면 외부 시각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을 자주 강조해 왔다. 그는 2024년 인터뷰에서 “세상은 너무 복잡하고 너무 빠르게 움직이며, 이런 관계들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팬데믹 당시의 경험이 위기 대응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회상했다.

이러한 관계를 유지·관리하는 일 자체가 앞으로 그가 마주할 도전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BNP 파리바(BNP Paribas)의 애널리스트 크리스 보틸리에리(Chris Bottiglieri)는 “연 매출 7,00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기업의 얼굴이 되는 것이 퍼너가 떠안아야 할 가장 큰 과제”라며 “이는 미디어투자자 인식, 정부 관계, 시민사회·옹호단체와의 관계를 정교하게 관리하는 역량을 요구한다”고 평가했다.

월마트 직원의 아들로서 회사를 잘 아는 퍼너는 이러한 역할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따른다. 그는 선임자와 마찬가지로 시급제 직원에서 출발해 머천다이징, 운영, 소싱 등 다양한 보직을 거치며 ‘현장-본사’를 두루 경험했다. 2017~2019년에는 월마트의 창고형 회원제 유통 자회사인 샘스클럽(Sam’s Club)을 이끈 뒤, 월마트 미국법인 CEO에 올라 150만 명의 직원과 4,600개 매장을 총괄했다. 그는 이번 인사 발표에 맞춰 공개된 영상 메시지에서 “미래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사업은 특히 관세, 가격 압력, 변화하는 소비자 행동으로 인해 험난한 거시·경쟁 환경 속에서 운영되고 있다. 우리는 그가 이 도전에 부응하길 바란다.” — 매트 프레스콧, The Accountability Board 대표

“그의 협업적 리더십과 운영 전문성은, AI 주도 리테일 전환을 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월마트를 매출과 수익성 측면에서 더 멀리 이끌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그의 임무는 분명하다: 혁신하고 가속하라.” — 코리 타를로우, 제프리스 애널리스트

“연 매출 7,00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기업의 얼굴이 되는 것은, 미디어·투자자 인식·정부 관계·옹호단체 관리를 요구하는 가장 큰 과제다.” — 크리스 보틸리에리, BNP 파리바 애널리스트


분석: 퍼너 체제의 관건

관세 상향은 수입 원가를 높여 마진 압박을 가중한다. 월마트는 ‘매일 낮은 가격’(EDLP) 전략을 기반으로 소비자 선택을 넓혀왔기에,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수익성을 방어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퍼너가 시간당 평균 17달러+로 임금을 올린 결정은 인력 유지와 생산성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며, 이는 자동화·물류 현대화와 결합될 때 비용 대비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동시에, 광고멤버십처럼 고마진 영역을 키워온 전략은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수익 기반을 다변화하는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

AI 측면에서, 검색용 챗봇오픈AI 협업, 의사결정 자동화는 고객경험(CX)과 운영 속도를 높이는 지렛대다. 그러나 주주들은 이미 이뤄진 대규모 투자가 얼마만큼의 정량적 성과로 이어졌는지 확인하고자 한다. 퍼너에게 요구되는 것은 ‘파일럿’을 ‘스케일’로 전환하는 실행력이며, 이는 매출 증대뿐 아니라 재고회전, 납기단축, 반품감소와 같은 운영 KPI 개선으로 가시화될 필요가 있다.

대외관계 측면에서는, 정부 규제공급망 지정학, 노동시장, 소비자물가 등 다층의 변수가 얽혀 있다. 크리스 보틸리에리가 지적했듯 ‘7,000억 달러’라는 초대형 매출 규모는 정책·사회적 요구의 직격 대상이 되기 쉽다. 퍼너가 강조한 ‘관계’의 가치는 여기서 현실적 의미를 갖는다. 미디어와 투자자, 정부와 시민사회 단체를 상대로 일관된 메시지측정 가능한 성과를 제시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고 기업가치를 방어하는 가장 직접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용어·배경 설명해설

월마트 플러스(Walmart+)는 유료 프리미엄 회원제 프로그램으로, 통상적으로 배송 혜택 등 멤버십 특전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월마트 커넥트(Walmart Connect)는 월마트의 리테일 미디어·광고 사업 부문으로, 자사 쇼핑 데이터와 디지털 채널을 활용해 광고주에게 타기팅 기회를 제공하는 형태로 알려져 있다. 샘스클럽(Sam’s Club)은 월마트가 운영하는 창고형 회원제 소매 체인이다. 디 어카운터빌리티 보드(The Accountability Board)는 주주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비영리 단체로, 기업의 거버넌스와 사회적 책임 이슈에 목소리를 내는 이해관계자다. 제프리스(Jefferies)BNP 파리바(BNP Paribas)는 각각 미국과 유럽에 기반을 둔 글로벌 투자은행·금융기관으로, 리서치와 애널리틱스를 제공한다. 오픈AI(OpenAI)는 대규모 언어모델 등 AI 기술을 개발·제공하는 기관으로, 기업들의 검색·고객응대·업무자동화 등 다양한 분야 협업이 확대되고 있다.

위 용어 설명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일반적 배경으로, 기사 본문이 전하는 사실관계의 범위 안에서 맥락을 보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