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테마주 분화 조짐 속 미 증시 선물 상승… 델 가이던스 상향, 디어 실적 대기, 연준 베이지북·국제유가 주시

미국 증시 선물이 소폭 상승했다. 시장의 관심은 인공지능(AI) 관련 거래의 성격 변화(분화)에 쏠려 있다. 델 테크놀로지스AI 서버 수요 급증에 힘입어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했고, 디어 앤드 컴퍼니(Deere & Co)는 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경기 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 공개도 예정돼 있으며, 시장에서는 12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베팅이 커지고 있다.

2025년 11월 2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전일 뉴욕 증시에서 AI 대형주 간 흐름이 엇갈리며 섹터 내부의 분화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선물시장은 상승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AI 반도체·서버 생태계의 경쟁 구도 변화, 연준의 경기 평가 및 금리 경로, 그리고 원유 수급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 선물·현물 동향: AI 거래의 ‘균열’ 속 선물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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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동부시간(ET) 02시 28분, 그리니치표준시(GMT) 07시 28분 기준, 다우 선물135포인트(0.3%) 상승, S&P 500 선물28포인트(0.4%) 상승, 나스닥 100 선물143포인트(0.6%) 상승했다. 전일(화) 뉴욕 현물시장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8월 이후 최고의 하루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S&P 500나스닥 종합은 각각 0.9%, 0.7% 올랐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알파벳(Alphabet)1.5% 상승하며 시가총액 4조 달러 재도약 기대를 키웠다. 한 매체는 메타(Meta)가 소유한 데이터센터에 구글의 AI 특화 칩을 공급하는 방안을 놓고 양사가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구글은 AI 프로세서 자체 제작 역량을 강화해 외부 벤더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을 가속하고 있다.

이 소식은 엔비디아(Nvidia)에 대한 경쟁 심화 가능성을 부각했다. 최근 AI 생태계 전반에서 엔비디아를 축으로 한 순환적 계약 구조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는 가운데, 대형 기술사 간 칩·서버·클라우드 축의 이해관계가 복잡해지고 있다. 전일 엔비디아 주가는 2.6% 하락했으며, 11월 누적으로는 알파벳이 +15%, 엔비디아가 -12%양대 AI 대형주의 성과 괴리뚜렷하다.

한편, 미국 경제지표는 최근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지연 공표된 자료가 나왔다. 9월 소매판매는 예상보다 적게 증가한 반면, 생산자물가지수(PPI)는 반등했다. 그러나 이는 12월 금리 인하 기대를 크게 흔들지 못했다. 투자자들은 고착적인 인플레이션보다는 약화되는 노동시장에 연준이 더 무게를 둘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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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델 테크놀로지스: AI 서버 수요 폭증에 연간 가이던스 상향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4% 이상 급등했다. 회사는 현재 분기(4분기) 매출과 이익 전망을 시장 예상보다 높게 제시했다. AI 서버 수요 급증이 실적 상향의 핵심 동력으로, 델의 AI 서버에는 엔비디아 칩이 탑재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델은 4분기 매출310억~320억 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는 로이터가 인용한 LSEG 추정치 275억9천만 달러를 크게 상회한다. 조정 이익3.50달러로 전망돼 3.21달러를 웃돌았다. 아울러 연간(회계연도 2026년) 가이던스를 상향해, 매출은 1,112억~1,122억 달러(종전 1,050억~1,090억 달러)로, 조정 주당순이익(EPS)9.92달러로 제시했다.

회계 결과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제프 클라크(Jeff Clarke) COO생산비 급등으로 인한 가격 인상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가격 인상 여파를 상쇄하기 위해 델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하겠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생산비용 상승동종 업계 경쟁 심화(예: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로 델의 마진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그럼에도 델은 AI 서버 출하회계연도 2026년 매출 2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종전 전망 200억 달러). 신규 수주가 뒷받침되면서 3분기 AI 서버 백로그184억 달러로 증가했다.


3) 디어 앤드 컴퍼니: 실적 발표 대기

디어 & 코(Deere & Co)는 수요일 실적 발표 핵심 종목 중 하나다. 블룸버그 컨센서스에 따르면, 회사는 회계연도 4분기 순이익 10억5천만 달러, 매출 115억5천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어는 지난 8월 3분기 이익 감소를 발표하며, 광범위한 미국 관세의 충격이 초기 예상보다 더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세 부담은 이미 북미 곡물가 하락에 따른 농기계 수요 둔화로 역풍을 맞고 있는 업계 전망을 더욱 어둡게 했다.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부정적 흐름이 다소 완화되는 조짐을 언급한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무역 합의에 도달한 데다, 9월·10월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이어 12월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건설투자 환경에 우호적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4) 연준 베이지북: 데이터 공백 속 정책 판단의 단서

연준의 베이지북은 전국 각지의 기업·가계로부터 수집한 경기 코멘터리를 종합한 보고서로, 통화정책 결정 약 2주 전에 공개된다. 최근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공식 통계가 드문 가운데, 이번 베이지북은 정성적 정보(서베이, 인터뷰 등) 측면에서 정책 금리 판단에 추가적인 중요성을 가질 것으로 관측된다.

10월 베이지북미 경제활동이 대체로 안정적이지만, 감원 증가저·중소득층의 지출 둔화완만한 약화 신호가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주초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노동시장은 여전히 약하다. […] 반등하고 있다는 증거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5) 국제유가: 1개월래 저점 부근 보합… 공급 과잉·러-우크라 평화 시나리오 주시

브렌트유 선물-0.2% 하락한 배럴당 61.65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 선물-0.5% 하락한 배럴당 57.83달러로, 한 달 넘는 기간의 저점 부근에서 보합권을 보였다. 시장은 공급 과잉 우려와 함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평화 협상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전일(화) 두 벤치마크 유가는 하락 마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럽 정상들에게 미국이 지원하는 전쟁 종식 프레임워크를 진전시킬 준비가 됐다고 밝히며, 러시아산 원유의 글로벌 공급망 복귀 가능성이 거론됐기 때문이다. 다만, 이후 트럼프 대통령추수감사절까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평화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는 시한을 사실상 유보하며, 협상에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만 언급했다.

한편, 미국석유협회(API)에 따르면 지난주 미 원유 재고는 감소했다. 에너지정보청(EIA)공식 재고 통계는 금일 늦게 발표될 예정이다.


용어·맥락 풀이: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핵심 개념

선물(Futures): 특정 지수·자산을 미래 시점에 정해진 가격으로 거래하기로 한 표준화 계약이다. 주요 지수 선물의 등락은 장 시작 전 시장 심리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베이지북(Beige Book): 연준이 연 8회 공개하는 지역별 경기 동향 보고서로, 공식 통계로 포착되기 어려운 현장 체감·정성 정보를 담는다. 통화정책회의(FOMC) 약 2주 전 공개돼 정책 판단의 보조 자료로 쓰인다.

가이던스( Guidance ): 기업이 향후 매출·이익 등 실적 전망을 제시하는 것으로, 상향/하향 조정은 주가 변동성의 촉매가 된다. 백로그( Backlog )는 이미 받은 주문 중 아직 매출로 인식되지 않은 물량을 뜻하며, 수요의 지속성을 가늠하는 단서다.

브렌트·WTI: 브렌트유는 북해산 원유, WTI는 미국산 대표 유종이다. 글로벌 가격 지표로 쓰이며, 지정학·수급 변수와 달러 강세/약세에 민감하다.

AI 거래의 ‘분화’: 특정 소수 종목 중심의 일방향 랠리에서 벗어나, 칩(반도체)·서버(하드웨어)·클라우드(인프라) 축 전반에 걸친 경쟁·협력 구도의 재편이 진행되는 국면을 뜻한다. 알파벳의 칩 내재화 시도와 델의 서버 수요 급증, 그리고 엔비디아의 단기 주가 조정이 동시에 관찰되는 점은 이러한 생태계 재균형의 단서를 제공한다.


종합

오늘 시장은 AI 생태계 경쟁 구도 변화, 델의 강한 가이던스, 디어 실적, 연준 베이지북, 국제유가 방향성교차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선물은 상승 출발을 예고하지만, AI 대형주 간 성과 괴리가 확대되는 만큼 종목별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 연준이 노동시장 약화를 중시한다면 12월 금리 인하 기대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유가는 공급 과잉·지정학 변수가 상쇄 작용을 펼치며 단기 바닥권 탐색 국면을 이어갈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베이지북의 온도디어의 수요 가이드, 그리고 델의 주문잔고 흐름을 통해 경기·수요의 질적 변화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