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버셀(Vercel)이 시리즈 F 라운드에서 3억 달러(약 4,141억 원)를 새롭게 조달하며 기업가치를 93억 달러(약 12조 8,400억 원)로 끌어올렸다. 이번 자금 조달은 수요가 몰려 초과 청약(oversubscribed)으로 마감됐으며, 벤처캐피털 액셀(Accel)과 싱가포르 국부펀드 지아이씨(GIC)가 공동 주도했다.
2025년 9월 30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라운드에는 블랙록(BlackRock)·스텝스톤(StepStone)·호슬라벤처스(Khosla Ventures) 등 새로운 투자자가 합류했다. 액셀·GIC·블랙록의 동반 참여는 인공지능(AI) 인프라 시장에 대한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의 공격적 베팅을 방증한다.
버셀은 개발자들이 손쉽게 확장 가능한 웹사이트·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배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클라우드 플랫폼을 제공한다. 특히 생성형 AI 모델을 접목한 개발 툴을 앞세워 오픈AI·앤스로픽·페이팔·나이키·월마트 등 굵직한 고객사를 확보했다. 사용자 수는 전년 대비 두 배로 늘었고 매출은 82% 급증했다.
시리즈 F란 무엇인가?
스타트업 투자 단계는 일반적으로 시드(Seed)→시리즈 A~E 순으로 진행된다. 시리즈 F는 이미 일정 규모 이상을 달성한 기업이 대규모 시장 확장을 위해 받는 후기 단계 투자다. 즉, 버셀은 성숙 단계에서도 여전히 고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AI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개발 친화적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로이터통신 인터뷰 중
실제 기업·기관들은 챗봇, 추천 시스템, 이미지 생성 등 AI 기반 서비스를 빠르게 출시하려 하고, 이에 따라 빠른 배포·유지보수·보안 강화를 동시에 충족하는 솔루션이 필수로 자리 잡았다.
버셀은 이번 투자금을 활용해 AI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와 보안 기능 강화, 그리고 AI 개발 에이전트 ‘v0’ 고도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v0는 이미 3백50만 명 이상의 개발자가 사용 중이다.
또한 v0 모바일을 오는 10월 출시해 음성·카메라 입력만으로도 모바일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는 노코드·로우코드(코드 작성 없이 또는 최소한의 코드만으로 앱을 만드는 방식) 트렌드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한편, 버셀은 직원·전직원·초기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3억 달러 규모의 2차 유상매각(secondary tender offer)을 11월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존 주주에게 유동성을 제공해 인재 유치와 보상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기자 해설
이번 투자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전통적 자산운용사 블랙록까지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AI 인프라가 단순 기술 트렌드를 넘어 장기 성장 산업으로 자리매김했음을 시사한다. 또한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의 대규모 투자는 동남아·중동 등 해외 국부펀드가 미국 AI 생태계에 공격적으로 자본을 투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개발자 커뮤니티 관점에서 버셀의 최대 강점은 ‘개발 속도 단축’과 ‘확장성 보장’에 있다. v0 모바일 출시가 예고된 만큼, 음성·영상 인식을 활용한 앱 개발이 일상화될 가능성도 커졌다. AI 시대의 ‘풀스택 클라우드’ 표준을 누가 선점할지, 버셀의 행보가 시장 판도를 가를 주요 변수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