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pplied Materials)가 인공지능(AI) 칩 생산에 쓰이는 반도체 제조장비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현재 분기(회계 1분기) 매출 전망을 제시했다. 회사는 AI 관련 공정 투자가 일부 업황 부진을 상쇄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2025년 11월 13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현재 분기 매출을 68억5천만 달러(± 5억 달러)로 전망했다. 이는 LSEG 집계 컨센서스인 67억6천만 달러를 상회하는 수치다. 회사 측은 특히 AI 칩 생산에 필요한 첨단 공정 장비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업계의 일부 약세 구간을 메울 수 있다고 밝혔다.
AI 응용에 쓰이는 고급 메모리(예: 고대역폭 메모리, HBM) 수요가 늘면서, 팹(반도체 생산시설)의 설비투자가 확대되고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 흐름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의 장비 주문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브라이스 힐(Brice Hill)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고객 및 파트너와의 대화를 바탕으로, 우리는 2026년 달력연도calendar year 하반기부터 늘어날 수요를 지원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이던스의 세부 수치로, 회사는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주당순이익(EPS)을 2.18달러(± 0.20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LSEG 집계 기준 시장 예상치 2.13달러를 상회했다. 매출과 이익 가이던스 모두 컨센서스를 앞서며, AI 중심 공정 장비의 수요 강도가 실적 가시성 개선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4분기 총마진(gross margin)은 48%로, 예상치인 48.1%에 소폭 못 미쳤다. 이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약 2% 하락했다. 수익성 지표의 미세한 디스앵글먼트가 단기 투자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수출 규제 확대와 관련된 역풍도 언급됐다. 회사는 지난달, 대중(對中) 특정 제품·서비스 출하가 복잡해진 여파로 회계연도 2026년 매출에 약 6억 달러의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대중 매출과 서비스 이행에 대한 불확실성이 향후 실적 경로에 변수로 남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업계 전반의 설비투자(capex) 확대가 지속되면서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의 첨단 장비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다고 회사는 밝혔다. 주요 고객으로는 타이완 세미컨덕터 매뉴팩처링 컴퍼니(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 TSMC)와 삼성전자가 거론됐다. 이들 고객사는 데이터센터 및 AI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는 고성능 반도체 생산에 해당 장비를 활용하고 있다.
실적 측면에서, 회사는 10월에 끝난 분기 매출이 68억 달러로 전년 대비 3.5%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LSEG 집계 컨센서스인 66억7천만 달러를 상회하는 결과다. 분기 외형은 예상을 웃돌았으나, 총마진의 경미한 미달과 대중 수출 규제 이슈가 동반 언급되며 시장의 평가가 엇갈렸다.
핵심 용어와 맥락 설명
– 고대역폭 메모리(HBM): 메모리와 프로세서를 가까이 적층해 데이터 전송폭을 크게 높인 메모리 유형이다. 대규모 매트릭스 연산과 메모리 대역폭이 중요한 AI 학습·추론 워크로드에서 성능 향상에 기여한다.
– 반도체 제조장비: 웨이퍼 증착·식각·세정·측정 등 공정을 수행하는 장비를 말한다. 노드 미세화와 3D 구조화가 진행될수록 장비의 정밀도와 공정 제어 능력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며, 이에 따라 첨단 장비 수요가 증가한다.
– 총마진(gross margin): 매출총이익을 매출로 나눈 비율이다. 제품 믹스, 가동률, 원가 구조, 서비스 비중 등에 따라 변동한다. 컨센서스 대비 소폭의 미달은 비용·가격·믹스의 미세한 변화만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 시간외 거래(extended trading): 정규장 마감 후 진행되는 매매를 말한다. 실적 발표 직후 투자자 반응이 비정규장 가격에 먼저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 달력연도(calendar year) vs 회계연도(fiscal year): 달력연도는 1월~12월, 회계연도는 기업이 정한 기간으로 구성된다. 본 보도에서 CFO는 2026년 달력연도 하반기를 특정하며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해석과 시사점
이번 가이던스는 AI 칩 관련 공정 장비 수요의 체력이 여전히 견조함을 보여준다. 매출과 EPS 전망이 컨센서스를 상회한 점은, 고성능 메모리 및 차세대 반도체로의 전환이 실제 주문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총마진 48%라는 수치가 기대치에 소폭 못 미쳤고, 대중 수출 규제와 관련된 2026년 6억 달러 매출 타격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으로 함께 제시됐다. 핵심 관전 포인트는 2026년 하반기로 지목된 수요 레벨의 현실화, 그리고 규제 환경이 중국 고객 대상 제품·서비스의 출하 프로세스에 미칠 영향도다. 요약하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AI 사이클의 수혜를 받는 동시에, 정책·규제 변수와 수익성 관리라는 숙제를 병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