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충격 우려에 급락했던 美 소프트웨어주, 일시적 안정세로 전환

미국의 소프트웨어 및 데이터 서비스 기업 주식이 인공 지능(AI)의 빠른 발전에 따른 충격 우려로 연이은 매도세를 기록한 뒤 일시적인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2026년 2월 5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S&P 500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지수는 이날에도 약 4.6% 하락했다. 이 지수는 1월 28일 이후 약 1조 달러(약 1경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하는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며 시장에서는 ‘software-mageddon(소프트웨어·대폭락)’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금융시장에서 큰 타격을 받은 개별 종목으로는 ServiceNow7.6% 하락했고, Salesforce4.7%, Microsoft5% 하락하는 등 주요 빅테크주가 크게 밀렸다. 캐나다에 본사를 둔 Thomson Reuters는 이번 주 초 Anthropic의 Claude 플러그인이 법률사업을 교란할 수 있다는 우려로 사상 최대의 일간 낙폭을 기록한 뒤 이날에도 5.6% 급락했다. 다만 토론토 기반 회사는 배당을 인상하고 4분기 실적이 대체로 시장 예상에 부합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회사는 Westlaw 법률 데이터베이스Reuters 뉴스통신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사 AI 투자로부터 구체적 이익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AI의 최종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단기 실적이 비즈니스 탄력성의 중요한 신호가 되겠지만, 많은 경우 장기적 하방 리스크를 실증하기에는 불충분할 수 있다.” — 골드만삭스의 미국 주식 수석 전략가 벤 스나이더(Ben Snider)


매도 심리와 매수 둔화

시장 참여자들은 현재 분위기를 ‘모두 팔라’는 심리로 규정했다. 자산운용사 Bailard의 기술투자 책임자 데이브 해리슨 스미스(Dave Harrison Smith)는 이번 사태를 “지금은 모든 것을 매도하는 마인드셋(sell-everything mindset)”이라고 표현했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전통적인 ‘디핑(하락 구간에서 매수)’ 수요를 위축시켰다. 매크로 전략가인 닉 지오르기(Nick Giorgi)는 “디핑 매수는 나타나지 않았다”며 “우리는 이제 전환점에 도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술적 관점에서는 S&P 500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지수가 200일 이동평균선 대비 약 21% 하회한 수준으로 떨어져, 해당 지수가 이 기술적 지표 아래로 이토록 크게 떨어진 것은 2022년 6월 이후 처음이라고 전해졌다. 지오르기는 “수십 년에 한 번 있는 급락(washouts)이 진행되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이런 구간은 괜찮은 진입 기회가 되곤 한다”고 말했다.

용어 설명: 200일 이동평균선(200-day moving average)은 주가의 장기간 추세를 판단하는 데 쓰이는 지표로서, 주가가 이 선보다 상당히 아래로 내려가면 기술적 약세 신호로 해석된다. ‘숏 인테레스트(short interest)’는 특정 종목에 대해 공매도 포지션이 들어간 규모를 의미하며, 증가하면 해당 종목에 대한 하방 베팅이 늘어났음을 뜻한다. SaaS(Software as a Service)는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Cboe 변동성 지수(VIX)는 투자자 불안의 대표적 지표로 여겨진다.


섹터 간 자금 이동 및 레버리지 관련 압박

소프트웨어 섹터에 대한 매도는 기술주 전반에서 자금이 이탈하고 가치주 중심의 섹터(필수소비재, 에너지, 산업재 등)로 이동하는 광범위한 섹터 전환(rotation)을 동반했다. 휴스턴의 자산운용사 SanJac Alpha의 최고투자책임자 앤드루 웰스(Andrew Wells)는 “연초부터 기술 비중을 전반적으로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중·대형 소프트웨어 기업들에 대한 숏 인테레스트가 지난 세 달간 상승했다고 데이터 분석업체 Ortex는 전했다. 이 가운데 사이버보안과 SaaS 기업이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골드만삭스의 자료 역시 헤지펀드의 소프트웨어 노출이 급격히 줄었음을 보여주지만, 헤지펀드들은 여전히 업종에 대해 순롱(net long)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레버리지(차입)로 구축한 포지션의 청산(언와인딩) 우려가 시장 변동성을 확산시켰다. 소프트웨어 업체에 대한 대출 연계로 노출된 자산운용업체들에도 매도 압력이 전이됐다. 대체자산운용사 Blue Owl은 실적 발표 이후 전화 컨퍼런스에서 소프트웨어 섹터에 대한 자산 총노출이 운용자산(AUM)의 8%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해당사는 11거래일 연속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었다.


해외 시장과 원자재·디지털자산 반응

해외 기술주의 등락은 엇갈렸다. 런던증권거래소 그룹(London Stock Exchange Group)은 이날 5.8% 상승 마감했고, 데이터 분석업체 RELX2.9%, 네덜란드 기반 Wolters Kluwer2% 상승했다. 반면 인도의 소프트웨어 수출업체 지수는 전일 6% 급락에 이은 0.7% 추가 하락을 기록했고, 이는 약 6년 만의 최악의 세션 직후 나타난 반응이었다.

시장 변동성은 주식뿐 아니라 원자재와 디지털자산까지 확산됐다. 투자자 불안의 지표인 Cboe 변동성 지수(VIX)는 3.13포인트 상승해 21.77로 마감했으며, 이는 11월 21일 이후 최고 종가 수준이다. 금과 은은 이번 주 초의 역사적 급락 이후 하락세를 재개했고, 비트코인도 13% 급락해 $62,890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장 내부에서 일부 상대적 베팅들이 크게 빗나가고 있고, 어떤 형태의 리셋이 진행되는 중이다. 시간이 더 지나봐야 할 것이다.” — Saxo의 글로벌 거시전략 책임자 존 하디(John Hardy)


전망과 시사점: 투자자 관점의 체계적 분석

이번 급락 사태는 AI 기술의 빠른 발전이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전통적 수익 모델과 가격 책정(powering valuation) 구조를 단기간에 재평가하게 만든 사례다. 단기적으로 투자자는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를 고려해야 한다.

1) 추가 약세 가능성: AI 관련 플러그인이나 대체 기술이 핵심 비즈니스(예: 법률 데이터베이스, SaaS 기반 워크플로우)를 실질적으로 대체하거나 매출 성장률을 낮추는 것이 확인되면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주가수준)은 추가 하락할 수 있다. 특히 레버리지가 높은 자산운용사나 소프트웨어에 높은 대출 노출을 가진 기업들은 신용경색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2) 매수 기회 가능성: 반면 장기적 관점에서 AI가 일부 업무를 자동화하더라도 여전히 클라우드 인프라, 보안, 플랫폼 통합 등에서 수요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역사적으로 다수의 ‘다음 세대 기술’ 전환기에는 가치투자자와 주식 선택자(stock pickers)에 유리한 진입 기회가 발생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투자 실무상 권고사항: 위험관리를 위해 포트폴리오 다각화, 레버리지 노출 점검, 단기 실적(분기 실적 발표)과 AI 관련 제품·플러그인 개발 현황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기업별로는 AI 투자로 인한 비용 증가가 단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과, 반대로 AI를 통한 생산성 향상 및 신제품 출시가 중장기 실적에 미칠 잠재적 이익을 구분해 평가해야 한다.

정책·거시적 영향 추정: 기술주 중심의 변동성 증가는 위험 회피 심리를 확대시켜 안전자산 선호(금, 국채 등)에 압력을 주고 단기적으로는 실물 경기 민감 섹터에 대한 자금 흐름을 왜곡시킬 수 있다. 만약 기술 섹터의 자본조달 비용이 상승하면 혁신 프로젝트 지연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장기 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결론

이번 사태는 AI의 빠른 확산이 단순한 기술적 호재를 넘어 업종 구조와 투자심리를 단기간에 뒤흔들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단기적 충격이 고통스러울 수 있으나 장기 관점에서는 업종 내 재편과 기회가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는 기업별 펀더멘털과 기술 수용능력, 레버리지 노출을 세밀히 점검하면서 위험을 통제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