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온라인 여행사(OTA) 예약 퍼널을 줄이기보다 넓힐 가능성

대형 언어 모델(LLM)의 부상은 온라인 여행사(OTA)의 수익성 구조와 경쟁 지위를 약화시키기보다 오히려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Booking(부킹), Airbnb(에어비앤비), Expedia(익스피디아)의 주가가 최근 급격히 조정받는 가운데서도, AI가 예약 퍼널을 확대하고 마케팅 효율을 개선함으로써 업종 전반의 구조적 개선을 촉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2025년 11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번스타인(Bernstein)은 OTA 산업에 대해 AI가 존재적 위협이 아니라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는 복수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핵심 요지는 TAM(총주소가능시장) 확대고객 획득비용(CAC) 구조의 개선 가능성이다.

첫째, TAM 확대다. 번스타인은 AI 기반의 여행 일정 설계여전히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호텔 예약의 약 40%디지털 채널로 흡수할 여지를 지적했다. 복잡한 질의에 강한 LLM이 정보 탐색의 마찰을 낮추면, 그동안 직접 전화·오프라인 상담으로 처리되던 수요가 OTA로 유입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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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산업 재편 가능성이다. 번스타인은 대형 LLM 파트너십의미 있는 수준으로 체결한 곳이 현재로선 Booking과 Expedia이라고 지목하며, 이는 소형 OTA를 압박하고 글로벌 상위 2개사로의 점유율 쏠림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전체 호텔의 약 10–15%가 아직 OTA에 입점하지 않고 있음에도, AI 비서가 OTA 재고에 의존해 호텔을 탐색하는 경향이 강화될 경우, 비입점 호텔도 온라인 전환을 압박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셋째, 마케팅 효율 개선 시나리오다. 지금까지 구글(Google)여행 검색 퍼널 상단을 사실상 장악하면서 OTA는 고비용의 성과형 마케팅 지출을 지속해 왔다. 실제로 Booking의 2024년 마케팅비EBIT(영업이익)거의 동일한 수준이었고, Expedia의 마케팅비영업이익의 거의 6배에 달했다는 지적이다.

번스타인은 초기 단계의 AI 플랫폼“상단 퍼널”분절시키며 구글의 가격 결정력 약화를 유발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AI 플랫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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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cost traffic”

으로 기능할 여지가 있어, 최소한 도입 초기에는 OTA의 유입 비용을 실질적으로 낮출 가능성이 제시됐다.

나아가 AI 에이전트가 클릭당 과금(CPC) 모델을 택하고 매출쉐어(Revenue-Sharing)를 지양할 경우, 이미 업계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트래픽을 매입해 온 OTA는 획득 단가 하락의 수혜를 볼 수 있다. 또한 AI 보조 기반의 여행 설계전환율을 높이고 취소율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어, 유입 대비 매출화 효율이 추가로 개선될 여지가 있다.


넷째, OTA의 비(非)배포 가치도 강조됐다. OTA는 단순한 재고 배포를 넘어 요금·재고 최적화(수익관리) 자문, 사기 방지, 검증된 후기, 항공·숙박·렌터카 등 멀티버티컬을 연결하는 “커넥티드 트립복합 기능을 제공한다. 번스타인은 “구글 시대”에도 호텔이 OTA 수수료를 감내해온 이유로, 소비자가 ‘마지막 클릭’ 직전까지 비교·검증을 원한다는 점을 들며, 이 논리는 ‘AI 시대’에도 유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상승(불) 시나리오의 전제도 제시됐다. 주요 LLM의 수익화 모델명확해지고 OTA 친화적일 필요가 있으며, 호텔 그룹자체 직판(Direct Booking)의 핵심 레버AI 플랫폼에 양도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여야 한다는 점이다.


용어 정리Guide
OTA(Online Travel Agency)는 온라인에서 숙박·항공 등 여행 상품을 비교·예약하는 플랫폼을 뜻한다. LLM(대형 언어 모델)은 대규모 텍스트 학습으로 복잡한 질의에 자연어로 응답·추론하는 AI 모델이다. 퍼널(funnel)은 사용자의 탐색→비교→예약으로 이어지는 전환 여정을 말한다. TAM은 특정 산업이 이론상 도달 가능한 총주소가능시장 크기다. CPC는 클릭 1건당 과금 모델이며, 매출쉐어는 거래 매출의 일정 비율을 분배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수익관리(Yield Management)는 수요 예측을 바탕으로 가격·재고를 동적으로 조정하는 호텔·항공의 핵심 운영 기법이다.※ 본 용어 설명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일반적 정의다.


해석과 함의로 보면, 본 분석은 AI가 ‘직접 예약’으로의 일방 통행을 가속할 것이라는 통념에 반론을 제기한다. LLM이 정보 탐색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개인화 추천·일정 최적화의사결정 비용을 줄이면, 소비자는 비교 가능한 선택지안심 결제를 제공하는 OTA로 자연히 유입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된다. 이는 OTA가 마케팅비 지출에 의존해 트래픽을 ‘사오던’ 구조에서, AI 인터페이스를 통한 ‘자연 유입’ 비중을 늘려 수익성 방어에 성공할 여지를 시사한다.

다만, 이러한 긍정적 시나리오의 실현LLM의 수익화 방식에 크게 좌우된다. 만약 AI 에이전트가 매출 연동형으로 과금하거나, 자체 예약·결제 폐쇄 생태계를 선호할 경우, OTA의 이익은 제한될 수 있다. 반대로 CPC 중심으로 설계되고, OTA의 재고·후기·결제 신뢰를 전면적으로 활용하는 구조가 자리 잡으면, 퍼널 상단의 분산구글의 가격 결정력 약화가 현실화될 여지가 커진다.


실무적 체크포인트로는, 첫째 주요 LLM의 트래픽 송출·과금 정책 공개 여부, 둘째 Booking·Expedia의 파트너십 심화 정도(예: 여행 일정 설계·예약 연계 범위), 셋째 호텔의 OTA 커미션 수용 태도 변화, 넷째 전환율·취소율 등 품질 지표의 추이를 들 수 있다. 특히 AI 보조 기획취소율을 낮추는지는 OTA 원가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번스타인은 AI가 OTA의 예약 퍼널을 넓히고, 마케팅 효율을 끌어올리며, 산업 재편을 가속할 수 있다는 상승(불)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다만 LLM의 수익 모델 명확화호텔의 직판 레버 보존 의지라는 전제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점에서, 향후 정책·파트너십 공시와 업계 발언이 핵심 모니터링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