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붐, 어디까지 갈까?
인공지능(AI)이 이끄는 기술주 랠리가 2023년 초 이후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은 ‘거품’이 아니라는 평가가 늘어나는 가운데, 미 증시에 상장된 메타 플랫폼스(Meta Platforms)·ASML·알파벳(Alphabet)이 2025년 나머지 기간 동안에도 지속적인 초과 수익을 안겨줄 유력 후보로 꼽힌다.
2025년 8월 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세 기업은 모두 AI 관련 핵심 경쟁력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2분기 실적을 통해 성장성을 재입증했다.
1. 메타 플랫폼스 – “차세대 성장 엔진에 시동”
“한때 성장 피로감이 우려됐으나, 2Q25 ‘깜짝 실적’이 모든 의구심을 잠재웠다.”
메타 플랫폼스의 일간 활성 이용자(DAU)는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34억 8,000만 명을 기록했다. 광고 단가도 9% 상승하며, 매출은 22%, 순이익은 36% 늘어났다. AI 기반 광고 타기팅,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 고도화가 효율을 높였고, 영업이익률은 1년 새 5%p 개선됐다.
최근 주가는 2025년 예상 주당순이익(EPS)의 27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월가 전망치는 향후 3~5년 연평균 16% 성장이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성장 속도가 더 빠를 수 있다”고 본다. 특히 메타가 선보인 스마트 글래스·혼합현실(AR/VR) 기기는 스마트폰 이후 ‘컴퓨팅 플랫폼 전환’의 교두보로 평가된다.
2. ASML – “일시적 역풍, 오히려 매수 기회”
ASML은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글로벌 1위 업체다. EUV는 반도체 회로선을 극도로 미세화해 AI·데이터센터용 고성능 칩을 생산하는 핵심 공정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154억 유로(약 178억 달러)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고, 순이익은 66% 급증해 리서치 기관 ‘Grand View Research’가 예측한 AI 시장 연평균 36% 성장률(CAGR)을 상회했다.
다만 인텔 등 주요 고객사의 파운드리 투자 지연, 중국 화웨이의 EUV 기술 추격으로 3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74억~79억 유로(전년 대비 2%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이런 둔화 우려로 주가는 최근 1년간 20% 가까이 하락했다.
그러나 현재 PER 26배는 5년 평균 42배 대비 크게 할인된 수준이다. AI용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차세대 2나노 이하 공정 수요가 본격화되면, 주가는 ‘디스카운트 회복’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 용어 설명 – EUV(Extreme Ultraviolet Lithography)는 파장이 13.5나노미터에 불과한 극자외선을 이용해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기술로, 기존 DUV(Deep Ultraviolet)보다 미세한 선폭 구현이 가능하다.
3. 알파벳 – “클라우드 매출 폭풍 성장”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2025년 2분기(4~6월) 매출이 1,700억 1,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4% 늘며 시장 전망을 넘어섰다. 이로써 “AI 챗봇이 구글 검색 광고를 잠식할 것”이라는 회의론을 반박했다.
실제로 검색·광고 매출은 10% 증가해 견조한 모습을 보였고, 주목할 부분은 Google Cloud다. 매출이 32% 급증하며 AWS·애저에 이어 글로벌 3위 클라우드 사업자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흥미롭게도 AI 선도 기업 오픈AI가 최근 구글 클라우드 고객사에 합류했다.
알파벳은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Waymo), 양자 AI 연구소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장·단기 성장축이 고르게 마련됐다는 점에서 “AI 시대 전천후 수혜주”라는 평가가 나온다.
취재·분석 총평
3개 종목 모두 AI 생태계 핵심 밸류체인을 장악하고 있으며, 실적으로 그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각 사가 보유한 독점적 기술력(EUV 장비·소셜 광고 AI·클라우드 인프라)과 플랫폼 확장 전략을 감안하면, 2025년 하반기 이후에도 견조한 이익 성장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특히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메타(12개월 선행 EPS 27배)와 ASML(26배)은 과거 평균·동종업계 대비 여전히 ‘프리미엄’이 낮은 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성장성 대비 할인된 주가라는 점이 매력 포인트로 작용한다.
다만 단기 변동성은 존재한다. ASML의 수주 싸이클 둔화, 메타의 거대 AI 인프라 투자 부담, 알파벳의 검색 광고 점유율 리스크 등은 주가 조정 요인이 될 수 있다. 중장기 투자라면, 실적 모니터링과 함께 밸류체인 다변화 여부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투자 판단은 개별 투자자의 목표·위험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AI 시장이 고속 성장 중이라는 사실 자체는 부인하기 어렵지만, 기술·규제 변화 속도 또한 매우 빠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