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주가 동향]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이번 주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을 둘러싸고 대거 의견을 조정했다. AMD(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의 상향 조정, AI 종목 밸류에이션 경고, 마벨 테크놀로지의 강등, 신규 상장사 앰빅 마이크로에 대한 커버리지 개시, ‘소프트웨어 사망 논란’ 반박이 핵심 이슈다.
2025년 8월 3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미국·유럽계 증권사들은 AI 테마에 대한 투자 열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밸류에이션 과열 우려와 개별 종목의 성장 가시성에 대한 평가를 동시에 내놓았다. 특히 UBS는 “현재 AI 대표주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닷컴버블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경고했고, BOFA는 마벨 테크놀로지를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1. Truist, AMD 투자의견 ‘매수’로 상향ㆍ목표가 213달러
Truist Securities는 AMD(NASDAQ: AMD)를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는 173달러에서 213달러로 23% 높였다. 애널리스트들은 “하이퍼스케일러(대형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가 AMD를 진정한 파트너로 대하기 시작했다”면서 DC(데이터센터)·AI 사업 모멘텀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과거 AMD는 엔비디아(NASDAQ: NVDA) 대비 ‘가격 탐색용’ 공급사로 취급됐으나, 최근에는 자체 GPU ‘MI355’ 출시와 함께 2027년 주당순이익(EPS) 7.89달러를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2. UBS “AI 종목 PER 35배 넘어…닷컴버블 수준 근접”
UBS HOLT 모델에 따르면 미국 기술주 전체의 경제적 PER은 35배를 상회해 2000년대 초반 버블 뒤 ‘피크’ 수준과 유사하다. UBS의 미셸 러너 헤드는 “현재 주가의 상당 부분이 미래 현금흐름 기대에 묶여 있어 작은 실망에도 충격이 클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빅테크는 2024년 설비투자(CapEx)에만 3,500억 달러를 투입할 전망이며, 애플·엔비디아·브로드컴 등 4개사는 2025년에 미 경제이익의 37%를 창출할 것으로 추산된다.
“생성형 AI 파일럿 가운데 95%가 즉각적인 매출 증가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 MIT 연구 결과
이처럼 실제 수익화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한계,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가 잠재 리스크로 지목됐다. UBS는 투자 다변화를 권고하면서 비(非)미국 성장주·리츠·유틸리티·에너지·필수소비재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3. BofA, 마벨 테크놀로지 ‘중립’ 강등ㆍ목표가 78달러
BOFA는 마벨 테크놀로지(NASDAQ: MRVL)에 대해 “2026년까지 AI 성장 모멘텀이 예상보다 약하다”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리고 목표가는 90달러에서 78달러로 하향했다. 은행 측은 MS의 차세대 AI 칩 프로젝트 ‘Maia’와 아마존의 3나노 칩 계획에서 마벨의 역할이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2026년 데이터센터 성장률 전망을 ‘23~25%’에서 ‘중·십대(mid-teens)’로 낮췄고, 2027회계연도 매출 예상치도 4억 달러 감액했다.
다만 주가 밸류에이션 20~21배와 25억 달러 규모의 차량용 반도체 사업 매각 대금은 자사주 매입 및 인수합병(M&A)에 쓰일 수 있어 하방 지지 요인으로 평가했다.
4. 신규 상장 앰빅 마이크로, 엇갈린 시각
저전력 칩 설계사 앰빅 마이크로(NYSE: AMBQ)는 7월 IPO 이후 주가가 60% 급등해 8월 30일 종가 39.71달러를 기록했다. 스티펠은 ‘매수’와 45달러 목표가를 제시하며 자사 ‘SPOT’ 플랫폼이 Edge AI(엣지 AI) 시장의 핵심 수혜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UBS와 BOFA는 각각 ‘중립’ 의견과 40·42달러 목표가를 부여하며 “2028년 이후에나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는데, 이는 ▲고객사 집중 ▲실행 위험 ▲아토믹(Atomiq) 플랫폼 출시 변수가 남아 있다는 이유다.
용어 설명※
• Edge AI: 클라우드가 아닌 디바이스 단에서 AI 연산을 수행해 지연 시간을 줄이는 기술.
• SPOT 플랫폼: 트랜지스터 레벨에서 전력 대비 성능을 극대화한 앰빅 고유 설계.
• 하이퍼스케일러: 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초대형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
• HOLT 모델: UBS가 개발한 경제적 이익 기반 밸류에이션 도구.
5. RBC, ‘AI가 소프트웨어를 대체한다’는 주장에 반론
RBC 캐피털마켓은 “소프트웨어의 종말을 예견하는 시각은 과장됐다”고 밝혔다. S&P 소프트웨어 ETF(IGV)는 2025년 들어 8% 상승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팔란티어 등 소수 종목에 의존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RBC의 리시 잘루리아 애널리스트는 “AI는 일부 기업에 호재, 일부 기업에 위협이 되겠지만 전통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전부를 무력화하지는 못한다”고 분석했다.
RBC는 마이크로소프트, 인튜이트, 허브스폿, 몽고DB, 페가시스템즈를 ‘포스트 AI’ 시대의 수혜주로 지목한 반면, 세일즈포스·줌인포에는 신중론을 유지했다. 아울러 다이나트레이스·서비스나우·스노우플레이크 등 최근 주가 조정을 겪은 종목은 과도한 낙폭이라는 해석도 내놨다.
업계·투자자 시사점
① GPU 시장에서 엔비디아 독주 체제는 여전히 견고하지만, AMD가 10% 이상 점유율을 확보할 여지가 커졌다는 점은 반도체 업황 변화를 의미한다.
② AI 인프라 투자 폭증으로 전력·부동산·통신 등 인프라 섹터의 중장기 수혜가 예상되며, 역으로 전력 공급 제약은 투자 리스크로 부각된다.
③ 엣지 AI·저전력 컴퓨팅은 ‘하드웨어 효율성’이 관건인 만큼 차세대 반도체 설계사 간 기술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④ AI가 소프트웨어를 대체하기보다는 AI가 내장된 소프트웨어로 패러다임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 전통 소프트웨어 기업의 M&A 전략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