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트업 퍼플렉서티, 구글 크롬 345억 달러 인수 제안…‘브라우저 전쟁’ 본격화

퍼플렉서티(Perplexity)미국 현지 시각 12일 구글의 대표 웹브라우저 ‘크롬(Chrome)’345억 달러(약 46조 원)에 매입하겠다는 파격적 제안을 내놓았다. 인공지능(AI) 신생기업이자 검색 스타트업인 퍼플렉서티는 이번 인수로 구글의 웹 검색 지배력에 정면으로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025년 8월 1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퍼플렉서티는 이번 거래를 위해

“대형 벤처캐피털(VC)을 포함한 여러 투자자로부터 전액 자금 지원 약속을 확보했다”

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밝혔다. 블룸버그도 같은 날 해당 제안을 확인 보도했다.


기업가치(Enterprise Value) 관점에서 크롬의 추정 가치는 200억∼500억 달러로 평가된다. 이번 345억 달러 제안은 상단 추정치 대비에서도 상당히 공격적인 금액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AI 시대에 브라우저의 전략적 가치가 급등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퍼플렉서티는 제안서에서 알파벳(Alphabet) CEO 순다르 피차이에게 “공정거래(antitrust) 시정조치를 가장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충족하기 위해 독립적이고 역량 있는 운영자에게 크롬을 넘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적 배경

현재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의 아밋 메타 판사는 구글의 검색 시장 독점 혐의와 관련해, 크롬 매각 명령을 포함한 강력한 구제책을 검토 중이다. 퍼플렉서티의 이번 ‘선제적 입찰’은

“강제 매각이 내려져도 즉시 인수할 실질적 후보가 존재한다”

는 점을 재판부에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구글의 입장

하지만 구글은 크롬 매각에 대한 구체적 관심을 표명하지 않았다. 회사 대변인은 “해당 제안을 고려할 계획이 없다”고만 짧게 밝혔다. 업계에서는 구글이 브라우저·검색·광고의 삼각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완강히 버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분석가 시각

미즈호(Mizuho) 증권 소비재 담당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벨린저는 “이번 소식은 ‘브라우저 전쟁’이 이미 시작됐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퍼플렉서티·챗GPT·기타 생성형 AI 기업들이 자체 브라우저를 개발하며 크롬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AI 에이전트가 웹 전역을 거침없이 크롤링할 수 있는 ‘고지(high ground)’를 선점하려는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브라우저 전쟁이란?

1990년대 후반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 익스플로러(IE)’와 넷스케이프 ‘네비게이터’ 간 점유율 경쟁을 일컫는 말에서 유래했다. 2020년대 들어서는 AI 기반 검색·추천 기능을 무기로 한 새로운 기업들이 크롬, 사파리, 엣지 등 기존 브라우저의 패권을 흔들고 있어 ‘2차 브라우저 전쟁’이라고도 불린다.


전문가 해설

기술전문가들은 퍼플렉서티가 크롬을 확보할 경우, 브라우저와 AI 검색 엔진을 수직 통합함으로써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직접 수집·학습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는 AI 모델 정확도 향상으로 이어지며, 결과적으로 검색·광고·콘텐츠 추천 시장의 교란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AI 스타트업이 대규모 현금 거래를 제안했다는 사실은, VC 자금‘가치 저장’보다 ‘시장 지분 확보’에 훨씬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방증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유사한 ‘전략적 빅딜’이 연내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향후 일정과 관전 포인트

아밋 메타 판사의 판결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업계는 연내 결론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법원이 크롬 매각을 명령하고 구글이 항소하지 않는다면, 퍼플렉서티의 ‘선제적 인수 제안’이 현실화될 여지도 있다.

결론적으로, AI 기술 발전, 공정거래 규제, 그리고 빅테크의 생태계 수성 전략이 복합적으로 얽힌 ‘브라우저 전쟁’은 당분간 글로벌 IT 업계의 최대 화두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