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슈퍼사이클, 과열인가 구조적 변곡점인가
— 2025~2028년 미국 증시·실물경제 장기 전망 심층 분석 —
작성자: 이중석 (경제 전문 칼럼니스트·데이터 분석가)
■ 문제의식
2025년 10월 2일 S&P500과 나스닥100이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상승 동력은 자명하다. 반도체·인공지능(AI) 인프라 관련주 급등이 지수 전체를 견인했다. 일부에서는 닷컴 버블과 유사한 과열을 경고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AI가 생산성 패러다임을 바꿀 ‘범용 일반목적기술(General Purpose Technology)’이므로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본 칼럼은 최근 뉴스·데이터 스트림을 종합해 AI 붐이 1) 기업 실적, 2) 거시경제, 3) 자본시장 구조에 미칠 1년 이상 장기 파급효과를 다각도로 조망한다. 더불어 투자가·정책당국·기업 전략 모두에 시사점을 제시한다.
■ 팩트 체크: 최근 시장 상황
- S&P500 5,092p, 나스닥100 18,112p로 종가·장중 최고치 동시 경신.
- AI 대표주 Nvidia·AMD·Broadcom·ASML 등 2~4%대 급등.
- 연방기금 선물은 10월 FOMC 25bp 인하를 100% 가격에 반영.
- 미 10년물 국채수익률 4.11%, 실질금리 1.85%—> 밸류에이션 할인 속 제한적.
- 정부 셧다운으로 고용·물가 공식 통계 지연, 데이터 공백 확대.
위 요인들은 전술적일 뿐이다. 장기 흐름을 결정짓는 것은 결국 AI 수요의 실체와 실물경제 생산성 기여도다.
■ 1. AI 수요의 구조적 지속 가능성
1) 반도체 CAPEX 트렌드
| 연도 | 글로벌 반도체 설비투자(억달러) | AI·HPC 비중(%) | YoY 증감률 | 
|---|---|---|---|
| 2022 | 1,770 | 22 | +15% | 
| 2023 | 1,935 | 27 | +9% | 
| 2024E | 2,200 | 33 | +14% | 
| 2025E | 2,470 | 38 | +12% | 
| 2026E | 2,650 | 41 | +7% | 
SEMI·Gartner 컨센서스에 따르면 2025년 이후에도 설비투자는 완만히 증가한다. 중요한 점은 전체 CAPEX 성장률 둔화에도 AI·HPC 비중이 꾸준히 상승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메모리·전통 IT 수요가 둔화해도 AI 인프라 투자를 통해 총액이 버팀목을 확보함을 시사한다.
2) AI 서버 랙 총용량·전력 수요 시뮬레이션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8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22년 대비 +140% 증가,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AI 워크로드 때문이라고 예측한다. 전력·냉각·용수 설비 투자가 동반되지 않으면 공급망 병목이 발생, AI 인프라 투자가 의도보다 늦춰질 위험도 있다.
■ 2. AI가 실물경제 생산성에 주는 기여
1) 총요소생산성(TFP) 모형 재적용
미 노동부 BLS·OECD 데이터에 따르면 2011~2019년 미국 TFP 증가율은 연평균 0.5%에 그쳤다. 최근 Harvard Business Review·McKinsey 보고서는 대규모 언어모델(LLM)·생성형 AI가 2030년까지 연평균 0.5~0.9%p의 추가 생산성 상향을 창출할 것이라고 본다. 이는 1990년대 말 인터넷 보급이 TFP를 0.7%p 끌어올린 경험치와 유사하다.
2) 부문별 침투 속도 전망
- 소프트웨어·IT 서비스: 코드 자동화로 2027년까지 30% 업무대체.
- 의료·제약: 신약 후보 발굴 기간 40% 단축, 임상 비용 15% 절감.
- 제조업: 예측보전(Predictive Maintenance)·디지털 트윈으로 설비 가동률 +5~7% 개선.
- 금융·보험: 리스크 모델링·사기 탐지 자동화로 OPEX 10% 감소.
- 공공·행정: 문서 자동 처리·콜센터 AI로 인건비 절감효과, 그러나 정치적 저항.
본인은 2026~2027년이 생산성 기여 가시화의 ‘폭발점’이 될 것으로 본다. 대기업·초기 성공 사례가 확산되고, 규제·윤리 프레임워크가 정립되는 시기가 중첩되기 때문이다.
■ 3. 자본시장 구조 변화
1) 지수 집중도와 리밸런싱 리스크
S&P500 내 상위 7개 ‘메가캡 테크’ 시가총액 비중은 2020년 18%에서 2025년 31%로 확대됐다. AI 수혜주 쏠림은 지수 변동성을 키운다. 하나의 시나리오는 2026년 실적 피크아웃→리밸런싱 압력→밸류에이션 정상화다. 다른 시나리오는 생산성 쇼크 현실화→ROIC 유지→높은 비중이 구조화된다. 어느 쪽이든 패시브 ETF가 시장 변화를 증폭시키는 메커니즘은 동일하다.
2) 실적–금리 상쇄 효과
AI 붐이 Earnings Re-Rating을 통해 ‘금리 역풍’을 상쇄하고 있다. 모건스탠리 시계열 상관분석에 따르면 2023~2025년 EPS 기대가 10% 상향되면, 할인율(10년 TIPS) 50bp 상승을 충분히 보완한다. 향후 연준이 2025년 말 정책금리를 3% 부근으로 낮추면 밸류에이션 완충력은 더 커진다.
■ 4. 장기 리스크 요인
- 전력·냉각 인프라 병목 — 캘리포니아·텍사스 전력망은 이미 피크 부하에서 취약하다. 환경 규제가 증설을 지연시키면 클라우드 업체의 총소유비용(TCO)이 급등한다.
- 규제·윤리 리스크 — EU AI Act, 미국 Algorithmic Accountability Act가 2026년 시행되면 개인정보·저작권·설명가능성 요구가 강화돼 개발 속도를 늦출 수 있다.
- 중국·미국 기술분단 — AI·반도체 공급망이 양분되면 글로벌 규모의 경제가 희석, CAPEX 효율이 낮아진다.
- 버블 가능성 — 2025년 PER(Forward) 기준 Nvidia 34배, AMD 29배, S&P500 전체 21배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존재. 금리 하락이 지연되면 ‘장기 듀레이션 자산’인 테크주가 급변동할 수 있다.
■ 5. 거시 시나리오별 증시·경제 영향
| 시나리오 | 생산성 기여도 | GDP 성장률(연평균, 2025~28) | 연준 정책금리 | S&P500 연평균 EPS 성장 | 
|---|---|---|---|---|
| A) 최적 경로 | +0.8%p | 2.4% | → 2.75% | +9% | 
| B) 규제·전력 병목 | +0.3%p | 1.6% | → 3.25% | +4% | 
| C) 거품 붕괴 | -0.1%p | 0.9% | → 1.75%(긴급 인하) | -2% | 
본인은 A 시나리오 45%, B 40%, C 15%의 확률을 부여한다. C가 소수 시나리오라고 해서 대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2000년 닷컴 붕괴도 불과 20%대 시나리오로 여겨졌다.
■ 6. 투자·정책 시사점
투자자
- 메가캡 테크 vs. Enabler(전력·냉각·통신장비) vs. Beneficiary(산업·헬스케어) 3단 분산.
- 단순 인프라 CAPEX보다 ‘AI 매출 믹스 비중’이 확대되는 기업에 밸류 프리미엄 부여.
- 복합 옵션 전략(콜 스프레드+풋 보호)을 통해 버블 시나리오 tail risk를 헷지.
기업
- LLM 도입 ROI를 수치화, IR 자료에 명시해 투자자 신뢰 확보.
- Scope 3(공급망) 탄소배출 관리로 전력규제 리스크 사전 대응.
- AI 인력 수급난 해소 위해 대학·스타트업과 Talent Sharing 프로그램 구축.
정책당국
- 전력·통신 인프라 투자 세액공제(ITC) 확대.
- 데이터·모델 투명성 가이드라인 확정 시한 2026년에서 2025년으로 단축.
- 노동 전환 교육·고용 이동성 제고, 기술 실업 리스크 완충.
■ 결론
AI 열풍은 일시적 모멘텀이 아니다. 생산성·산업 구조·자본시장 메커니즘을 동시에 재편하는 메가 트렌드다. 그러나 전력·규제·지정학 리스크가 상존하고 밸류에이션이 선반영된 만큼, 향후 1~3년은 ‘트루 업사이드’와 ‘버블 조정’이 교차하는 고변동 국면이 지속될 것이다.
투자자는 확증편향을 경계해야 한다. AI가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은 정당하지만, 실현 경로가 단선적이라고 가정하는 순간 리스크 관리가 무너진다. 본 칼럼의 핵심 메시지는 두 가지다. 첫째, AI 슈퍼사이클은 현실이며 최소 3년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둘째, 그 길은 직선이 아니라 굴곡이며, 굴곡에 대비한 데이터 기반, 시나리오 기반 투자·정책이 요구된다.
지금은 ‘기술 낙관론’과 ‘거품 경계론’이 격돌하는 과도기다. 균형 잡힌 시각이 시장을 이긴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