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그룹홀딩스(Alibaba Group Holdings)의 홍콩 상장 주가(종목 코드 9988)가 1일 장중 한때 18.84%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번 랠리는 회계연도 1분기(4~6월)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고,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의 고속 성장과 전자상거래 부문의 회복세가 동시다발적으로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2025년 9월 1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알리바바의 1분기 매출은 2,476억5,000만 위안(약 346억 달러)으로 전년 대비 2% 증가했지만, LSEG 컨센서스(2,529억 위안)에는 소폭 못 미쳤다. 반면 순이익은 431억1,000만 위안으로 예상치(285억 위안)를 크게 상회해 78% 급증했다.
순이익 급증의 원인에 대해 회사 측은 “일부 지분 투자 평가이익과 터키 전자상거래 기업 트렌디올(Trendyol) 처분 이익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투자이익을 제외하면 순이익은 오히려 18% 감소했는데, 이는 중국 내 즉시상거래(퀵 커머스)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한 공격적 투자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AI 특수로 두 자릿수 성장 가속
핵심 호재는 클라우드 인텔리전스 그룹이었다. 해당 부문 매출은 334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26% 증가하며 직전 분기 18% 성장률을 뛰어넘었다. 알리바바 CEO 에디 우(Eddie Wu)는 성명에서 “견조한 AI 수요가 매출 가속을 견인했고, 외부 고객 매출에서 AI 기반 제품 비중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오픈소스 AI 모델을 지속 출시하면서도,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유료 AI 서비스를 판매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회사는 “AI 관련 제품 매출이 8개 분기 연속 세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부문의 조정 EBITDA 역시 26% 뛰어오르며 수익성도 개선됐다.
회사는 최근 차세대 AI 전용 반도체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초 보도한 해당 소식은 전일(8월 29일) 미국 시장에서도 알리바바 주가 상승을 부추긴 요인으로 꼽힌다.
경영진은 “당분간 총마진 확대보다는 시장 평균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선을 그었다.
“퀵 커머스” 투자 부담… 그러나 시장은 긍정적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본토 전자상거래 부문은 엇갈린 성적을 냈다. 전체 매출은 196억 위안(전년 대비 10% 증가)로 견조했지만, 부문 조정 이익은 21% 감소했다. 이는 올해 타오바오(Taobao) 앱에 도입한 1시간 내 배송 서비스 등 퀵 커머스 라인업에 공격적 투자를 단행한 결과다.
퀵 커머스(Instant Commerce)란 주문 후 1시간 이내에 상품을 배송하는 초고속 물류 모델을 의미한다. 중국에서는 메이퇀(Meituan), 징둥(JD.com) 등 빅테크가 대거 참전해 경쟁이 극도로 치열하다. 참고로 메이퇀은 최근 2분기 조정 순이익이 89%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알리바바의 자체 퀵 커머스 매출은 148억 위안(약 20억 달러)으로 12% 성장했다. 회사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3년 내 퀵 커머스가 연간 1조 위안 규모의 추가 거래총액(GMV)을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GMV(Gross Merchandise Value)는 플랫폼 내 총 거래금액을 의미하지만, 매출로 직접 연결되지는 않는다.
시장 반응은 우호적이다. 클라우드 실적이 확실한 성장 동력을 제공하는 가운데, 국제 전자상거래(알리익스프레스 등) 부문 매출도 19% 증가하며 손실을 축소했다. 결과적으로 알리바바의 뉴욕 증시 상장 주가는 올 들어 이미 40% 상승했다.
CMR·GMV 용어 정리
CMR(Customer Management Revenue)은 판매자에게 광고·마케팅 도구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수익원을 가리킨다. 알리바바 e커머스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1분기 10% 성장했다.
GMV(Gross Merchandise Value)는 플랫폼에서 거래된 상품 및 서비스의 총액을 의미한다. 다만 이는 매출과 달리 실제 현금 유입과는 차이가 있어, 투자자들은 성장 추세를 가늠하는 참고 지표로 활용한다.
전문가들은 “알리바바가 AI·클라우드에 집중 투자하면서도, 퀵 커머스 등 신사업 영역을 공격적으로 확장해 중국 내 경쟁심화를 돌파하려는 전략”이라고 진단한다. 향후 클라우드 부문의 견고한 성장세가 이어질 경우, 즉시상거래에 대한 투자 부담도 충분히 상쇄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