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요 탄탄… 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이익 사상 최대 경신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2025년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2025년 7월 2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9% 급증한 9조2,000억 원(약 66억9,000만 달러)을 기록했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9조 원)를 웃돈다. 매출은 35% 증가한 22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회사는 실적 발표 자료에서 “AI 수요가 실적 개선을 지속적으로 견인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수요가 급격히 꺾일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igh Bandwidth Memory·HBM)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공급사로 올라섰다.


HBM이란 무엇인가

HBM은 기존 DRAM 대비 데이터 전송 속도를 대폭 향상시키고 전력 소모를 줄인 차세대 메모리 규격이다. 칩을 수직 적층해 좁은 공간에서 고대역폭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AI 모델 학습·추론에는 대량의 연산과 메모리 대역폭이 필수이므로, HBM은 GPU·AI 가속기 등에 사실상 필수 부품으로 자리 잡았다.

Nvidia의 최신 AI 칩셋에는 SK하이닉스의 HBM이 탑재돼 있다. 이 덕분에 SK하이닉스는 AI용 메모리 시장에서 경쟁사보다 약 1년 이상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분기 SK하이닉스의 이익 규모는 삼성전자가 7월 초 예고한 ‘예상보다 큰 56% 영업이익 감소’를 훨씬 상회한다. 시장 관계자는 “AI 최적화 제품 포트폴리오가 실적 차이를 만들고 있다”고 분석한다.


설비 투자 확대 및 중장기 전망

회사는 2025년과 2026년에도 수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설비투자(Capex)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는 HBM 4세대(접합 기술 개선) 라인 증설과 연구개발 투자를 합쳐 수조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한다.

다만 SK하이닉스는 무역정책 리스크를 경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수입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한 점이 잠재적 악재로 꼽힌다.

지난주 골드만삭스는 HBM 경쟁 심화와 2026년 가격 하락 가능성을 이유로 SK하이닉스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Neutral)’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초고속 메모리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고 있어 우려를 상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 시각

반도체 전문가는 “AI 생태계가 확장되면서 메모리와 연산 능력을 동시에 갖춘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SK하이닉스가 선제적으로 HBM 3 및 4를 양산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AI 데이터센터 증설, 자율주행·생성형 AI 모델 고도화 등으로 HBM 수요가 최소 3년간 견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경쟁사들도 HBM 투자를 확대하는 만큼 가격 경쟁력 확보수율 개선이 향후 실적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6년 이후 가격 하방 압력이 현실화될 경우, 고객 다변화와 제품 믹스 고도화 전략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결론적으로 SK하이닉스는 AI 고성능 메모리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유지하며 단기 실적과 중장기 성장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그러나 무역 정책 불확실성, 경쟁 격화, 가격 변동성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