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설비투자, 미국 GDP 성장 경로에 미치는 영향 분석

미국 대형 기술기업(이하 ‘하이퍼스케일러’)인공지능(AI) 관련 설비투자(capex)가 2025년 상반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약 1.0%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10월 19일, 인베스팅닷컴바클레이즈(Barclays)가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BEA) 자료를 활용해 실시한 분석 결과를 인용하며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엔비디아 등 주요 하이퍼스케일러가 주도한 AI 투자는 주로 컴퓨터 장비·소프트웨어·데이터센터 부문에 집중됐다. 이 가운데 소프트웨어와 컴퓨터 장비가 가장 큰 기여도를 기록했으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데이터센터 투자는 2023년 초 정점을 찍은 뒤 완만한 조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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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클레이즈는 “AI 관련 민감 항목(AI-sensitive categories)이 2025년 2분기 연율 기준(saar) $1.04조를 기록, 비주거 고정투자 총액의 25%를 차지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해당 설비투자 가운데 수입 부품이 포함된 부분을 제외하면 GDP 성장 기여도는 1%포인트에서 0.8%포인트로 소폭 낮아진다. saar는 ‘seasonally adjusted annual rate(계절조정 연율)’의 약자로, 분기 실적을 연간 수치로 환산해 변동성을 줄여 보여 주는 방식이다*.

비즈니스 고정투자(BFI) 전체 규모를 보면 2025년 2분기 $4조를 넘어선 가운데, AI 설비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일부’ 수준이다. 하지만 상반기 BFI 증가율이 8.1%를 기록하는 과정에서 AI 민감 항목이 거의 전부를 견인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이퍼스케일러란 막대한 데이터 처리 능력과 글로벌 인프라를 바탕으로 클라우드·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초대형 플랫폼 기업을 뜻한다. 이들의 설비투자는 반도체, 전력, 부품, 건설 등 다수 산업에 연쇄적으로 파급효과를 일으키는 것으로 평가된다.

바클레이즈는 2025년 이들 상위 5개사의 설비투자 규모를 $3,700억으로 추산했으며, 2027년에는 30% 증가$5,100억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는 2023~2025년 연평균 60~70% 늘었던 폭발적 성장세에서는 둔화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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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GDP 성장 기여도 역시 2025년 1.0%포인트로 정점을 찍은 후 2026년 0.55%포인트, 2027년 0.2%포인트로 단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설비투자를 통한 자본심화(capital deepening)만으로 구조적 생산성을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BFI가 명목 GDP의 12% 수준인 미국 경제에서 생산성 궤적을 눈에 띄게 높이려면 고정투자 비중이 20% 이상으로 상승해야 하는데, 이는 1990년대 정보통신(IT) 붐 이후로 한 번도 나타나지 않은 수치다.

또한 실질 GDP 대비 승수효과(multiplier effect)완전 고용에 근접한 노동시장 환경 탓에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즉, AI 관련 설비투자가 단기적 경기 부양에는 분명 기여하지만, 총요소생산성(TFP)을 구조적으로 끌어올리기까지는 추가 정책·기술 혁신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미다.

전력 등 보완 인프라 확충도 과제로 꼽힌다. 미국 전력·가스 유틸리티들은 2025~2029년 사이 $1.1조 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나, 바클레이즈는 해당 투자가 GDP에 미칠 순증 효과를 2025년 0.1%포인트로 추계했다. 이후 연도별 기여도는 더 낮아질 전망이다.

결국, 2025년 상반기 AI 설비투자가 미국 경제 성장률을 뚜렷하게 높였다는 점은 통계로 확인됐지만, 투자 증가율 둔화와 구조적 제약 요인으로 인해 중장기 성장 모멘텀은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


*saar(계절조정 연율): 특정 분기 또는 월의 경제 지표를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서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수치.
**자본심화(capital deepening): 노동 1단위당 투입되는 자본량이 증가해 생산성을 높이는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