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붐, 미국 금융시장에 새로운 위험 경보…M&A에는 더 많은 자금 유입

뉴욕 — 인공지능(AI) 붐이 투자자들을 기술주로 대거 끌어들이고, 기업 경영진이 자체 구축이 어려운 AI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높은 프리미엄을 지불하면서 미국 금융시장에 새로운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두 명의 최고 재무·리스크 책임자는 밸류에이션 과열부채 레버리지 증가가 맞물린 구조적 취약성을 지목했다.

2025년 11월 20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라자드(Lazard)의 매튜 댄지그(Matthew Danzig) 전무와 시타델(Citadel)의 최고리스크책임자(CRO) 조애너 웰시(Joanna Welsh)는 이번 주 뉴욕에서 열린 Reuters Momentum AI 2025 콘퍼런스 패널 토론에서 이러한 진단을 내렸다. 두 사람은 기업들이 앞다퉈 AI 전략을 제시하는 가운데, 자체 역량을 보완하기 위해 기술 역량이나 독점적 데이터셋을 인수하는 움직임이 M&A 시장을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댄지그 전무는 AI가 투자자와 기업 경영진 모두에게 “대화의 최우선 주제”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들이 경쟁력 유지를 위해 AI 전략을 서둘러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인수·합병을 통한 역량 보강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목

인수 대상이 될 만한 모든 회사가 자신들의 AI 각도(AI 적용 포인트)를 찾고 있다. 투자자들이 현재의 펀더멘털이 아니라 잠재적 이익에 베팅하면서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고점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이는 곧 ‘미래에 대해 지불’하는 시장이라는 뜻이다.”


엔비디아 실적과 자본 수요

맥킨지앤드컴퍼니(McKinsey & Co.)에 따르면, 업계는 $7조(약 7 trillion 달러)에 달하는 자본이 2030년까지 필요하며, 이는 데이터센터 구축에만 해당하는 수치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해당 성장을 위한 부채 조달이 급증하는 가운데, 시스템 내 레버리지 확대와 이를 지탱할 수익 기반의 부족이라는 우려를 대체로 뒷전으로 미루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시가총액 약 $4.5조)는 수요일 회계연도 3분기 사상 최대 매출순이익 전년 대비 65% 급증을 발표한 뒤 주가가 급등했지만, 목요일에는 다시 하락 전환했다. 뉴욕 장 오후 거래에서 주가는 $182.46-2.2% 하락하며, AI 버블 재연 우려 속에 다른 기술주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열광의 이면에서는 구조적 취약성이 잠재해 있으며, 그 균열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주목

자산운용 규모(AUM) $710억을 관리하는 시타델의 웰시 CRO는, 자사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드로다운(자산가치 급락)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타델의 리스크 모델은 현대 시장이 충격을 증폭하는 특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시장은 그저 더 빨라졌다. 변동성 스파이크와 파동더 강하게 치고 들어오고, 더 빨리 잦아들며, 더 자주 반복된다.”


“리스크가 수렴·적층되는 국면”

웰시는 AI 붐과 함께 크레딧 시장의 위험이 “수렴하고 쌓이는” 양상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특히 감가상각 주기 약 4년의 자산을 담보로 만기 30·40년의 고신용 회사채 발행이 늘어난 점을 지목했다. 이는 자산이 이미 구식이 된 뒤에도 기업이 부채를 오랜 기간 상환해야 함을 의미한다. 부채 만기와 감가상각 주기의 미스매치현금흐름 압박을 키우는 리스크 지표라는 설명이다.

기업 신용의 하단부로 내려가면, 신용도가 낮은 기술기업이 발행하는 제로쿠폰 전환사채에 대해 발행사와 투자자 모두가 “동등한 열정”을 보이고 있다고 웰시는 말했다. 제로쿠폰 전환사채는 회사 실적이 좋으면 주식으로의 전환을 통해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파산 시에는 채권자 우선순위로 상환이 이뤄지지만, 정기 이자(쿠폰)를 지급하지 않는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된다.

제로쿠폰 전환사채올해 대형 발행을 기록하고 있다. 2001년에도, 2021년에도 그랬다.” 그녀는 이어 “사모 크레딧 같은 비유동 자산에 유입된 자본의 규모까지 겹쳐 놓고 보면, 일부 포트폴리오에서는… 작은 들불만으로도 꽤 큰 변화를 촉발할 수 있음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용어 설명과 맥락

제로쿠폰 전환사채정기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대신, 만기 상환 또는 일정 조건 충족 시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채권이다. 발행사는 당장의 이자 비용을 줄일 수 있으나, 투자자는 가격 변동·전환 조건에 따른 높은 리스크를 부담한다.

감가상각 주기는 설비·장비 등 유형자산이 경제적 효용을 제공하는 추정 기간을 뜻한다. AI 연산 장비와 데이터센터 구성 요소는 기술 진화 속도가 빨라 교체·성능 개선 주기가 짧은 편이며, 이와 장기 부채 만기의 불일치현금흐름과 리파이낸싱 측면에서 취약성을 노출시킬 수 있다.

레버리지차입을 통한 투자 확대를 의미한다. 성장이 가속화될 때는 수익률을 증폭시키지만, 현금흐름이 예상에 미달하면 상환 부담이 커져 손실을 증폭할 수 있다. 사모 크레딧은 비상장 대출·채권 등 비유동성이 높은 자산군으로, 가격 발견이 느리고 시장 스트레스 국면에서 유동성 경색이 빠르게 심화될 수 있다.


시장 구조와 위험 신호에 대한 분석

이번 발언들은 밸류에이션이 ‘미래 기대’에 의해 견인되고, 조달 구조가 장기화되는 국면에서 충격의 증폭 메커니즘이 강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유동성이 넘칠 때는 가격과 거래 속도리스크를 희석하는 듯 보이나, 변동성 스파이크가 발생하면 가격 재평가와 신용 스프레드 확대더 빠르고 더 자주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웰시가 지적한 “더 빠른 시장”이라는 특성과 정확히 부합한다.

또한 감가상각 4년 자산에 30·40년 부채를 얹는 구조는, 기술의 급속한 세대교체가 상수인 AI 인프라 영역에서 현금흐름 미스매치를 키울 소지가 있다. 수익 창출이 예상보다 지연될 경우, 장기 고정비리파이낸싱 리스크가 결합해 밸류에이션과 신용도 모두에 이중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제로쿠폰 전환사채의 쿠폰 부재는 초기 현금 부담을 낮추는 대신, 주가 경로·전환 조건에 대한 노출을 높여 상방/하방 테일 리스크를 키운다.

M&A 측면에서는, AI 역량·데이터셋에 대한 프리미엄이 커질수록 가격 규율가치 실현 타임라인의 관리가 중요해진다. 향후 매출 시현 지연이나 비유동 자산가치 재평가가 겹칠 경우, 무형자산 손상차입약정(코버넌트) 제약이 위험 트리거로 작동할 여지가 있다. 이는 웰시가 언급한 “리스크의 수렴·적층”이라는 프레이밍과 일치한다.

요약하면, AI 붐혁신 투자와 M&A 자금을 끌어들이는 동시에, 밸류에이션, 레버리지, 유동성이 한데 얽힌 복합 리스크를 형성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강한 실적주가 변동이 단기간에 동반된 장면은, 기대·현실 간 조정이 얼마나 빠르게 전개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실무적 시사점

투자자에게는 변동성 체계화(스파이크 빈도·크기·지속기간)를 가정한 스트레스 시나리오 점검과, 비유동 자산컨버터블 익스포저상·하방 테일 점검이 요구된다. 기업에는 자산-부채 만기구조(ALM)의 보수적 관리, 데이터센터·AI 하드웨어기술/상용화 타임라인현금흐름의 정합성 검증, 그리고 M&A 프리미엄가치 실현 로드맵 명문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기초 공정이 견고할수록, “작은 들불”이 포트폴리오 전반의 대형 확산으로 번질 연쇄 경로를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