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부상, 흥분과 일자리 불안 동반

뉴욕발, 인공지능(AI)의 변혁적 영향이 뉴욕에서 열린 Reuters NEXT 콘퍼런스의 논의 중심에 섰다. 패널 토론자들은 AI가 업무와 일자리 성장에 어떤 충격을 줄지에 집중했으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AI 버블 우려는 크게 다루지 않았다.

2025년 12월 4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인공지능은 지난 25년간 인터넷의 등장 이후 세계 경제에 가장 큰 기술적 격변을 의미한다. AI는 수조 달러의 투자와 놀라운 주가 상승을 불러왔지만, 동시에 메모리 칩 부족, 규제의 집중 조사, 그리고 일자리 대체에 대한 우려를 촉발했다.

숫자는 인상적이다. JP모건 자산운용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에 AI 관련 자본 지출(capital expenditures)이 소비자보다 국내총생산(GDP) 성장에 더 큰 기여를 했다. 자산·투자 자문사인 Bespoke Investment Group은 최근 보고서에서 AI 대화형 보조인 ChatGPT 등장 이후 글로벌 시가총액 증가분의 약 3분의 128개의 AI 관련 기업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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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퍼런스에 참석한 기업 임원들은 주로 AI가 업무를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주목했다. 다만 일부는 일자리에 대한 위협을 언급했다. AI 스타트업 Writer의 최고경영자(CEO) 겸 공동창업자 메이 하빕(May Habib)은 “모든(우리 고객들이) 인력 증가를 늦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하며, “이런 현상은 바로 최근 몇 주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고객을 유치해 CEO와 프로젝트를 시작하려고 통화를 하면, ‘좋다. 우리 팀의 30%를 언제부터 줄일 수 있나?’라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일자리 대란 우려

AI 붐으로 인한 일자리 대체에 대한 우려는 단지 현장 얘기만이 아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의 보고서는 데이터와 설문조사 자료를 인용해 AI가 이미 초급(입문 수준)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으며 기업들이 채용 계획을 축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입소스(Reuters/Ipsos)가 실시한 8월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1%가 AI가 “영구적으로 너무 많은 사람들을 실업 상태로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나타났다.

반면 콘퍼런스에서는 보다 낙관적인 시각도 제시됐다. 재무부 장관의 고문인 경제학자 조셉 라보르나(Joseph Lavorgna)는 기술이 노동을 대체하기보다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는 기존 노동력과 보완적인 놀라운 도구다. 기업들이 투자하도록 장려하는 정책이 필요하며, AI는 그 투자와 보완관계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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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고용 지표는 무시하기 어렵다. 미 노동부(U.S. Labor Department)에 따르면 최근 대학 졸업자들의 실업률이 급격히 상승했는데, 학사 학위를 가진 20~24세의 실업률은 현재 9.5%이며 이는 전국 평균인 4.4%와 비교할 때 두드러진 수치다.

EY의 최고혁신책임자(CIO) 조 디파(Joe Depa)는 이번 변화를 인터넷 등 과거 기술적 격변에 비유하면서도 “이번에는 변화의 속도가 더 빠르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적응력이 새로운 직업 안전성”이라며 중간관리층의 불안정을 가장 큰 문제로 지목했다.

모더나(Moderna)의 최고인사·디지털기술책임자 트레이시 프랭클린(Tracey Franklin)은 기업들이 기술적 필요와 고용 필요를 별도로 평가하던 과거와 달리 이를 함께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우리는 팀을 통합해 IT 포트폴리오가 무엇인지, 인적자본 전략은 어떤지, 비즈니스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떻게 결합할지를 본다. 이전에는 없던 통합된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회의와 우려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는 또한 응답자의 61%가 데이터센터로 인한 전력 소비 증가를 우려한다고 답했다. 이는 앞으로도 더 증가할 전망이다. 시스코 시스템즈(Cisco Systems)의 포트폴리오 전략 담당 수석부사장 제프 슐츠(Jeff Schultz)는 AI를 운영하기 위한 인프라와 필요한 반도체 칩이 이미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에이전트형 AI(agentic AI)가 요구하는 네트워크 트래픽은 챗봇 같은 단발성 수요보다 훨씬 더 높고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많은 전력을 소모하는 데이터센터 클러스터에 대한 반발도 커지고 있다. 전력료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이들 데이터센터에 대한 반발은 버지니아(Virginia)와 펜실베이니아(Pennsylvania) 등 지역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AI 개발을 옹호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 내부에서도 규제 완화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AI 개발을 지지해왔고 주(州) 수준 규제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디어와 창작 산업에 참석한 연사들 사이에서는 AI로 생성된 콘텐츠가 작가나 배우 등 창작자의 작업을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특히 두드러졌다. 창작물의 고유한 인간적 요소와 직업 보호에 대한 논쟁이 심화된 것이다.

“인재와 관련해서는 연기든 음악이든 많은 논쟁이 있으며, 우리는 창의적 인재를 매우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미디어 업계의 오랜 경영인 샤리 레드스톤(Shari Redstone)은 말했다. 그는 창작 인력이 대체되지 않도록 하는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는 여전히 대다수가 인간 간의 교류에 의존한다”

텔레비전 시리즈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의 오랜 스타인 사라 제시카 파커(Sarah Jessica Parker)는 공연의 예측 불가능성과 자발성 등 촉감적 인간 경험의 가치를 언급하며, “영화에서도 많은 것이 수정되고 더 예뻐지고 더 나아질 수 있지만 우리가 사랑하는 영화들에는 여전히 인간적 요소가 있다. AI가 그 현장감(live nerve)을 재현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용어 설명

다음은 기사에서 사용된 주요 용어에 대한 설명이다. 자본 지출(capital expenditures)은 기업이 장비나 시설 등 장기 자산을 구매하거나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지출하는 금액을 말하며, 이는 경제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시가총액(market capitalization)은 상장기업의 전체 주식 가치를 의미하며, 기업가치 변동을 파악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에이전트형 AI(agentic AI)는 사용자의 지시를 넘어 스스로 계획·결정·실행을 수행하는 AI 시스템을 의미하며, 이는 단순 챗봇보다 지속적이고 높은 네트워크 자원과 전력을 소모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ChatGPT는 대규모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한 대화형 AI 보조자로, 기업과 투자자들이 AI 채택의 전환점으로 지목하는 사례다.

전문적 관찰

이번 콘퍼런스의 논의는 AI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경제·노동시장·에너지 인프라·창작 생태계 전반에 다층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재확인시켰다. 기업들의 자본 지출 증가와 시가총액 상승은 시장의 기대를 반영하지만, 동시다발적인 규제 논의와 전력 사용·지역사회 반발, 그리고 직업 구조의 재편은 정책·교육·사회적 안전망 측면에서 선제적 대응을 요구한다. 특히 청년층과 중간관리층에서 관찰되는 실업률 증가는 단기적·구조적 대응을 모두 필요로 한다. 기술의 보완성 측면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실물경제와 지역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도 상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