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복 업무 직군부터 위협…BoA “패스트푸드·소매·계산원 가장 취약”

[AI가 직업 시장에 미치는 영향]

첨단 인공지능(AI) 기술이 미국 노동시장 지형을 뒤흔들 전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글로벌리서치가 새롭게 발표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반복적·루틴 업무를 수행하는 직군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9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BoA 연구진은 패스트푸드 및 카운터 직원, 소매 판매원, 계산원(cashier) 등이 4% 이상의 ‘AI 노출도(exposure rate)’를 기록하며 최상위 위험군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들 직종은 이미 셀프 체크아웃(self-checkout) 시스템과 디지털 키오스크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자동화 전환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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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고객 서비스 담당자, 청소·미화 업무(janitors, cleaners), 재고 관리 사원(stock clerks) 등 서비스 비중이 높은 직업 역시 AI 기반 일정 관리·물류·워크플로우 전환으로 대체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트럭 운전사와 가사 도우미까지… ‘블루칼라’도 안전지대 아니다

특히 중·대형 화물트럭 및 트랙터 트레일러 운전사는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위험군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호텔·가정 내 하우스키핑(housekeepers and cleaners) 또한 스마트 로보틱스가 청소와 정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되면서 잠재적 대체 대상이 됐다.

BoA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AI는 반복적 인지·육체 노동을 동시에 자동화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닌 만큼, 광범위한 직업군이 구조적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화이트칼라’도 예외 없다… 법률·금융·언론 직군 순차적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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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변호사·법무사(paralegals)·대출 심사관(loan officers)·홍보 전문가(PR specialists) 등 비교적 고임금·전문직도 AI 알고리즘이 서류 검토, 보고서 작성, 금융 데이터 처리 능력을 갖추면서 점진적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세무 대리인(tax preparers), 텔레마케터, 그리고 저널리스트 역시 생성형 AI(Generative AI) 도구의 급부상으로 위험 목록에 포함됐다. 생성형 AI란 대규모 언어 모델(LLM) 또는 이미지 모델을 활용해 텍스트·이미지·코드 등 새로운 콘텐츠를 자동으로 만들어내는 기술을 말한다.

AI는 단순히 인력 대체에 그치지 않는다. 제조업에서는 AI 기반 조립 공정이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으며, 금융 서비스 부문은 이미 사기 탐지(fraud detection)리스크 모니터링에 AI를 적극 도입 중이다.


전환의 그림자… ‘공정한 노동 전환’이 최우선 과제

그러나 BoA는 “전환 과정이 결코 매끄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AI 확산이 일자리 창출과 동시에 일자리 파괴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노동자들이 새로운 기술에 적응할 수 있도록 공정한 전환(fair transition)을 보장하는 정책적 대안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 노동통계국(BLS) 자료를 보면, 서비스 업종은 전체 고용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BoA가 지목한 고위험군 직종 상당수가 고졸 이하 학력·저임금 노동자가 많다는 점에서, 직업 재교육(reskilling)과 사회안전망 강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산업 현장 전문가들은 ‘기업은 AI 도입으로 절감된 비용을 노동자 재교육과 복지 확대에 재투자해야 한다’며 ‘정부도 교육 시스템 개편과 직업 전환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AI의 업무 대체’와 ‘신규 일자리 창출’이라는 양면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AI가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주도할수록, 인간 노동이 창의적·전략적 역할에 집중하도록 요구받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기자 시각: ‘AI 리스크’ 대비 전략 필요

기자가 바라보는 핵심 포인트는 두 가지다. 첫째, AI 노출도 4%라는 수치가 작아 보일 수 있으나, 이는 전체 노동시장을 기준으로 한 평균값으로, 개별 산업·기업 차원에서는 훨씬 큰 충격이 올 수 있다. 둘째, 규모의 경제를 노리는 대기업일수록 AI 도입 속도는 빨라질 것이며, 교육·재교육 시스템에서 뒤처진 인력은 ‘바늘구멍 취업시장’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AI 시대의 승자는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노동자와 조직”이라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 기업과 정부가 공존 전략(co-opetition)을 모색하지 않는다면 기술 발전의 과실이 소수에게 집중될 것이라는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독자들이 기억해야 할 핵심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1 반복적·루틴 업무를 자동화하는 AI 트렌드는 되돌리기 어렵다. 2 노동시장의 ‘공정한 전환’을 위한 정책·교육 인프라 투자가 필수다. 3 개인 차원에서도 평생교육, 데이터·디지털 리터러시 향상 등을 통해 위험을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