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등 기대 꺾인 AMD·슈퍼 마이크로, 데이터센터 실적 부진에 장전 급락

AMD슈퍼 마이크로 컴퓨터(SMCI) 주가가 장전 거래에서 동반 급락했다. 두 회사가 발표한 데이터센터 사업 실적이 시장 예상에 못 미치면서, 인공지능(AI) 성장 서사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2025년 8월 6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AMD 주가는 약 5% 빠졌고 슈퍼 마이크로는 무려 17% 가까이 급락했다. 여기에 델(DELL)도 3.1% 하락하며 관련 종목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

급락의 배경으로는 ▲서버 수요 둔화 ▲재고 증가 ▲미국의 신규 반도체 관세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관세는 빠르면 다음 주 발표될 전망이다.

데이터센터 실적 상세 분석

AMD의 데이터센터 부문(Instinct AI 가속기·서버용 CPU 포함)은 2분기 매출이 32억 달러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으나, 컨센서스에는 못 미쳤다.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들은 “AI 전망이 일부 투자자가 기대했던 만큼 상향 조정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동기간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매출은 391억 1,000만 달러로 73% 급증해 대조를 이뤘다.

AMD 리사 수(Lisa Su)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로 MI308 칩이 중국으로 나가지 못하면서 AI 칩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해당 칩의 수출 허가 심사가 진행 중이라고만 밝혔으며, 규제 해제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다.

HSBC는 “제한 해제 후 MI308 매출이 다시 반영될 가능성도 시장 기대보다 작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슈퍼 마이크로, 마진 압박과 가이던스 미스

AI 서버 하드웨어 시장에서 거대 경쟁사들과 맞붙는 슈퍼 마이크로는 4분기 실적과 가이던스를 모두 놓쳤다. 공급망 차질·엔비디아 칩 지연 등 실행력 문제까지 겹치면서 실적 쇼크를 키웠다.

찰스 량(Charles Liang) CEO는 콜에서 “올 회계연도에는 지난 두 분기보다 칩 조달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성장을 자신했다.

J.P.모건은 “AI가 매출 성장의 핵심 동인임은 변함없다”며 “4분기 매출의 70% 이상이 AI 플랫폼에서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또 “차세대 기술을 빠르게 통합하는 회사 특성이 공급 정상화 시점에 마진 회복을 지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밸류에이션 비교를 보면 AMD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2.39배로, 슈퍼 마이크로의 19.69배보다 높다. 이는 투자자들이 AMD의 미래 성장성을 상대적으로 더 높이 평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용어 및 배경 설명

Instinct AI 가속기는 AMD가 고성능 연산용으로 설계한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칩 브랜드다. MI308은 같은 라인업의 대표 모델로, 대규모 언어모델(LLM) 학습에 활용된다. 미국 정부는 자국 기술이 중국의 첨단 군사·AI 활용에 쓰이는 것을 막고자 2023년부터 해당 칩의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전문가 시각과 향후 관전 포인트

첫째, 미·중 기술 갈등이 장기화하면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해외 매출 불확실성은 확대될 수밖에 없다. 둘째, 엔비디아 독주 구도 속에서 AMD·슈퍼 마이크로가 시장점유율을 지켜내려면 제품 로드맵 가시성과 공급 안정성이 필수다. 셋째, 서버 수요 둔화 및 재고 누적 현상이 언제 해소될지가 주가 방향성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종합적으로 인공지능 열풍은 여전히 강력한 성장 동력이지만, 단기 실적 변동성 또한 커진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AI 서사를 넘어 실제 매출과 마진 개선 추세를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