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2022년 말부터 미국 증시 랠리를 견인해 왔지만, 상승의 과실이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에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ChatGPT 등장 이후의 급등이 S&P 500 지수 전반이 아니라 몇몇 빅테크에 쏠려 있다는 지적이다.
2025년 11월 2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 존 히긴스(John Higgins)는 AI가 미 증시에 부여한 ‘부스트’가 매우 강력해, 만약 그 효과가 없었다면 현재의 S&P 500은 5,000에 더 근접해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실제 수준 대비 약 25% 낮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ChatGPT 출시 이후 AI가 미국 주식시장에 제공한 부스트는 너무 강력해서, 그 영향이 없었다면 S&P 500은 지금보다 훨씬 낮은, 5,000에 가까운 수준에 머물렀을 것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헤드라인 S&P 500(시가총액가중 지수)이 점점 더 집중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AI 붐의 중심에 선 기술 대형주가 가장 강한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지수 내 수익 기여도가 소수 종목에 몰렸다는 것이다.
AI의 실제 효과를 가늠하기 위해, 히긴스는 시가총액가중 S&P 500과 동일가중 S&P 500에서의 평균 구성종목 성과를 비교했다. 즉, 대형주의 비중이 큰 시총가중 지수와 모든 종목을 같은 비중으로 본 동일가중 지수의 괴리를 통해 AI의 파급 범위를 추정했다는 뜻이다.
그는 2022년 말 이후 동일가중 버전의 변화에 기반해 S&P 500을 외삽하면, 기준지수는 “5,000에 상당히 근접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AI 모멘텀이 광범위한 종목군에 균등하게 확산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소수 대형주에 집중됐음을 시사한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이러한 모습이 섹터 지수에서도 재확인된다고 덧붙였다. 즉, 시가총액가중 섹터 지수와 동일가중 섹터 지수의 괴리가 커지는 패턴이 관찰된다는 것이다.
특히 정보기술(IT)과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등 이른바 ‘빅테크’ 관련 섹터가 군집에서 멀리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고, 임의소비재(Consumer Discretionary)에서도 대형주 버전이 동일가중 버전을 상회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대형 기술주 중심의 초과 수익이 섹터 레벨에서도 확인된다는 점을 보여 준다.
다만 히긴스는 빅테크가 서사를 지배하고 있음에도, S&P 500의 나머지 종목들이 여전히 지수의 현재 시가총액(Market Cap)MC 중 40% 초과를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즉, 광의의 시장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까지 AI가 광범위한 지수 전체에 미친 영향은 “뚜렷하지 않다”고 평가됐다. 다만, AI 채택(adoption)이 확대되고 투자자들이 생산성과 이익에 대한 기술의 영향을 더 정교하게 평가할수록, 이러한 구도는 변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금까지는 광의의 지수에서 AI의 명확한 영향이 관찰되지 않았다. 그러나 채택이 늘고, 생산성과 수익성에 대한 영향 평가가 성숙해지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빅테크 밖의 전통 섹터에서도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월마트(Walmart)가 오픈AI(OpenAI)와의 새로운 파트너십을 통해 AI를 통합할 계획을 예로 들었다. 이는 전통적으로 디펜시브(방어적) 성격으로 분류되는 기업들 역시 기술 도입을 본격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핵심 포인트 요약
– AI 랠리 이후 S&P 500의 상승분 상당 부분이 소수 대형 기술주에 집중됐다는 진단이다.
– 동일가중 관점에서 외삽하면, 지수가 5,000 수준에 머물렀을 것이라는 정량적 추정이 제시됐다(실제 수준 대비 약 25% 낮음).
– IT·커뮤니케이션 서비스·대형 임의소비재가 동일가중 대비 강한 초과 수익을 기록했다.
– 빅테크 이외 종목도 S&P 500 시가총액의 40%+를 차지, 광의의 시장 비중은 여전히 크다.
– 현재 광의의 지수에서 명확한 AI 효과는 관찰되지 않았으나, 채택 확대로 생산성·이익 영향 평가가 진전되면 구도 변화 가능성이 있다.
– 월마트–오픈AI 파트너십은 비(非)기술 섹터의 AI 도입 신호로 제시됐다.
용어 해설: ‘시가총액가중’ vs ‘동일가중’
시가총액가중 지수는 큰 종목일수록 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반면 동일가중 지수는 모든 종목에 같은 비중을 부여한다. 따라서 대형 기술주가 크게 오르면, 시총가중 지수는 빠르게 상승하는 반면, 동일가중 지수는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움직인다. 이번 분석이 두 지수의 괴리를 통해 상승의 집중도를 가늠한 이유다.
수치 해석: ‘S&P 500이 5,000에 근접’
히긴스가 제시한 ‘5,000’ 수준은 가정에 따른 추정치다. 이는 동일가중 변화를 바탕으로 2022년 말 이후의 흐름을 외삽한 결과로, 만약 AI 모멘텀이 없었다면 시총가중 지수의 현재 위치는 실제보다 약 25% 낮았을 것이라는 의미다. 수치 자체는 단정이 아닌 귀납적 추정이므로, 투자 판단 시에는 집중도·확산도를 함께 모니터링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투자자 체크포인트
– 분산 효과: 동일가중과 시총가중의 괴리는 상승이 특정 종목군에 몰려 있음을 시사한다.
– 섹터 간 비대칭: IT·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중심의 초과 수익은 성장 프리미엄과 AI 기대의 결합으로 해석될 수 있다.
– 채택의 다음 단계: 월마트 사례처럼 비(非)기술 섹터의 현업 통합이 늘어나면, AI 효과가 광의의 지수로 확산될 여지가 있다.
– 지속성 점검: 생산성·이익률 개선의 정량 증거가 축적되는지 여부가 다음 변곡점의 단서가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