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입으로 신약 개발 가속·제약사 영업이익 10% 이상 개선 전망 — 번스타인 보고서

인공지능(AI)이 신약 개발을 가속화하고 제약업계 비용을 낮춰 주요 제약사의 영업이익을 10%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글로벌 리서치기관인 번스타인(Bernstein)은 AI 도구의 임상 개발 전 과정 도입으로 임상 설계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환자 모집이 빨라지며 규제 서류 자동화가 가능해짐에 따라 업계 전반의 비용구조와 개발 속도가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2026년 3월 1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번스타인은 AI 도구의 도입이 향후 수년간 신약 개발 기간을 약 18개월 단축하고 연구개발(R&D) 비용을 약 5% 절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번스타인은 이러한 개선이 주요 제약사의 영업이익을 10% 이상 개선시키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번스타인은 AI가 임상시험 설계 최적화, 임상 사이트(임상 수행 기관) 선정 개선, 과거 임상 데이터 분석, 임상 중 환자 모니터링 강화 및 규제 제출 서류 자동화 등을 통해 임상시험과 규제 심사 단계에서 발생하는 지연과 추가 비용을 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통적으로 신약 개발은 10년 이상이 소요되고 대규모 선투자가 필요한 긴 과정이다. 특히 임상시험(임상 단계)규제 심사(허가 단계)에서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임상시험 단계에서는 환자 모집, 대량의 데이터 관리, 복잡한 프로토콜(시험계획서) 운영, 중간분석 및 프로토콜 수정 등으로 인해 일정 지연과 비용 증가가 발생한다. 번스타인은 AI가 이러한 단계에서 효율을 높여 지연을 줄이고 불필요한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평가했다.

AI 적용 사례로 번스타인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활용을 언급했다. 과거 임상 데이터와 전자건강기록(EHR)을 분석해 시험 설계(프로토콜)를 개선하고, 인구통계학적·지리적 특성을 고려한 임상 사이트 선정으로 환자 모집 속도를 끌어올리며, 원격 모니터링과 웨어러블 데이터를 통해 임상 중 안전성·효능 감시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또한 규제 제출 서류의 자동 생성과 표준화는 허가당국 제출 과정의 반복 업무를 줄여 제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번스타인은 규모가 큰 다국적 제약사가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기업들은 대규모 임상 수행 능력과 축적된 데이터, AI 도구를 운영할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AI 도입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가능성이 높다. 번스타인은 구체적으로 다이이치산쿄(Daiichi Sankyo), 다케다(Takeda), 아스텔라스(Astellas) 등을 AI 효율성에 따른 수혜 가능 기업으로 제시했다.

한편, 번스타인은 AI가 생산성 향상을 이끌겠지만 제약업계의 비즈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보았다. 신약 개발은 여전히 자본집약적(capital-intensive)이고 규제 요구가 엄격하여 AI가 도입되더라도 높은 연구개발 투자와 규제준수 비용은 계속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전문용어 설명
임상시험은 신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해 사람을 대상으로 수행하는 시험이며, 일반적으로 1상에서 3상까지 단계별로 이뤄진다. 프로토콜은 임상시험의 목적, 설계, 방법, 대상자 선정 기준 및 통계분석 계획 등을 규정한 문서로, 시험 도중 프로토콜 수정은 시간과 비용을 초래한다. 제네릭(generic)은 특허가 만료된 후 동일 성분의 복제약을 의미하며, 제네릭이 출현하면 오리지널 의약품의 매출은 통상적으로 빠르게 감소한다. AI로 개발 속도가 빨라지면 특허 만료 전 시장 진입 기간이 길어져 오리지널 의약품의 유효 매출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

시장 및 경제적 영향 전망
번스타인이 제시한 수치(개발기간 약 18개월 단축, R&D 비용 약 5% 절감, 영업이익 10% 이상 개선)는 제약업계의 수익성과 자본 배분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먼저 임상 기간 단축은 신약의 독점 판매 기간(특허 유효기간 내 시장 점유) 동안 매출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어 매출의 현재가치(NPV)를 높일 수 있다. 영업이익 개선은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져 대형 제약사들의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여지가 있다. 또 R&D 효율 상승은 동일 자본으로 더 많은 후보물질을 병렬적으로 시험해 수익성 높은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는 전략을 촉진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긍정적 전망은 기업의 데이터 품질, AI 도구의 검증 수준, 규제당국의 수용성 등에 좌우된다. AI 모델의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 예측 능력에 대한 신뢰가 확보되지 않으면 규제 심사에서 추가적인 검증 요구가 발생할 수 있고, 개인정보보호 문제로 데이터 접근에 제약이 생기면 기대 효과가 축소될 수 있다.

중소형 바이오·제약사에 미치는 영향
규모가 작은 바이오텍은 번스타인이 제시한 직접적 수혜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될 가능성이 있다. 데이터 및 컴퓨팅 인프라가 부족한 기업은 AI의 초기 투자비용과 전문 인력 확보 부담으로 인해 도입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 다만 클라우드 기반의 AI 솔루션과 외부 플랫폼을 활용하면 중소기업도 비용 효율적으로 일부 기능을 도입할 수 있어, 협업과 외부 파트너십이 확산될 경우 혜택이 분산될 가능성도 있다.

규제·윤리적 고려사항
AI 적용 확대에 따라 규제 당국의 가이드라인 마련, AI 알고리즘의 투명성 확보, 데이터 관리·보안, 알고리즘 편향(bias) 문제 해결 등이 필요하다. 규제당국은 임상 결과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AI의 의사결정과정 및 검증 결과를 요구할 수 있으며, 이는 실제 상용화 시점까지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남는다.


결론 및 향후 전망
번스타인의 분석은 AI가 신약 개발의 비용-시간 구조를 개선함으로써 제약산업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대형 제약사들은 축적된 데이터와 글로벌 임상 역량을 바탕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AI 도입의 실효성은 데이터 접근성, 규제 수용성, 알고리즘 검증 등 현실적 제약에 달려 있으며, 이들 요소의 개선이 동반될 때만 번스타인이 제시한 수치에 근접한 경제적 효과가 현실화될 수 있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