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투자자금 조달 급증… 추가 물량 출회 신호인가

[AI 인프라 금융 동향]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최신 보고서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자금 마련을 위한 기업어음·회사채(Investment-Grade Bond, 이하 IG 채권) 발행이 기록적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2025년 10월 3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BofA 크레디트 애널리스트 유리 셀리거(Yuri Seliger)는 최근 몇 주간 AI 인프라 구축을 목적으로 한 차입 규모가 “폭발적 수준“으로 늘었다고 투자자들에게 전했다.

▶ 차입 규모 세부 내역
보고서에 따르면 9월과 10월 초에만 메타 플랫폼스가 300억 달러, 오라클이 180억 달러, 데이터센터 운영사 RPLDCI가 270억 달러를 각각 IG 채권시장에서 조달했다. 총 750억 달러로, 은행들이 주선 중인 오라클·Vantage 데이터센터 관련 380억 달러 대출은 제외한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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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리거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이전 연평균 370억 달러 수준이던 AI 관련 차입이 한순간에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며 “더 많은 AI 물량 공급이 임박했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AI 투자 자금 조달 배경

그는 “추가적인 AI 관련 채권 발행 여부는 아마도 ‘그렇다'”라며, 9월 이전까지 빅테크가 IG 채권시장에서 사실상 AI 자금 조달에 나서지 않았던 이유를 “아마존·알파벳(구글)·메타·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 등 주요 업체가 워낙 높은 현금흐름을 창출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BofA 보고서⟫는 메타가 최근 AI CAPEX(설비투자)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한 점을 근거로 “기업들이 자체 현금흐름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투자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다“고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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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센서스 기준 2025~2026년 AI CAPEX는 배당·자사주 매입을 제외한 영업현금흐름의 94%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2024년 예상치 76%와 비교하면 급등세가 분명하다.1)

비록 100%를 밑돌아 이론상 대규모 채권 발행이 필수는 아니지만, 은행은 “비율이 90%대에 근접하면 재무정책상 부채 발행이 보다 합리적인 옵션으로 떠오른다“고 지적한다. 동시에 “자사주 매입을 축소할 경우 비율은 70% 초반까지 낮아질 수 있다”며 현재 높은 주가수익비율(PER)을 고려할 때 신주 발행주식 기반 조달도 매력적인 대안이라고 언급했다.


용어‧배경 설명

IG 채권: 신용등급이 BBB- 이상인 우량 회사채를 의미한다. 금리가 비교적 낮아 대형 기업이 대규모 자금을 저렴하게 조달할 때 즐겨 활용한다.

자사주 매입(Share Buyback): 기업이 시장에서 자사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행위로, 주당순이익(EPS) 제고와 주주환원 목적이 크다. 하지만 대규모 CAPEX가 필요한 시기에는 현금 유동성을 가로막는 요소가 될 수 있다.

AI CAPEX 비율: AI 관련 설비투자액을 영업현금흐름(Operating Cash Flow)에서 배당·자사주 매입 지출을 뺀 값으로 나눈 지표다. 100%를 넘기면 자체 현금만으로 투자를 감당할 수 없음을 뜻한다.


시장 영향 및 전망

채권시장: 기술기업의 대규모 발행이 이어지면 스프레드(회사채 금리–국채 금리 차이)가 단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AAA 등급 국채 대비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희소 기회로 볼 수 있다.

주식시장: AI 설비투자 확대로 매출 성장이 가속될 수 있으나, 주식 희석(신주 발행)·부채 증가는 주당순이익에 부정적 압력으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특히 메타처럼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를 방어해 온 기업은 재무전략 재조정이 불가피하다.

AI 서플라이 체인: 서버·GPU·전력 설비를 공급하는 반도체·전력·부품 업체는 수요 급증의 직격 수혜가 예상된다. 실제로 셀리거는 “전방위적 CAPEX 확대는 AI 생태계 전반에 장기 호재“라고 덧붙였다.2)


전문가 견해

본 기자는 IG 채권 발행이 추가로 늘더라도 금리·유동성 여건이 급변하지 않는 한, 빅테크의 재무 건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다만 각 사가 주식·채권·현금흐름을 어떻게 조합해 자금을 조달하느냐에 따라 장단기 주가 변동성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AI 투자 가속으로 전력 수요·탄소 배출 이슈가 동시에 부각될 수밖에 없다. 미국·EU 등 규제 당국이 데이터센터 효율성 기준을 강화할 경우, 향후 CAPEX 총액이 예상치를 상회할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결론

9~10월 두 달 새 750억 달러 규모의 IG 채권이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로 흡수됐다. 이는 코로나19 이전 평년치의 두 배에 달하는 속도다. Seliger 애널리스트의 표현대로라면 “더 많은 AI 공급은 이미 예고된 수순”이다. 투자자들은 채권·주식·반도체 등 다중 자산군에서 발생할 2차 파급효과를 면밀히 추적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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