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AI가 전력을 먹어치우는 시대
『PJM 인터커넥션』은 2025년 7월 보고서에서 “AI 데이터센터 부지가 2035년까지 기존 대비 4배 확대되고, 전력망 투자만 1,61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GE에서 분사한 전력설비 전문기업 GE 버노바 주가는 장중 14% 급등했다. 보수적 유틸리티 섹터에서 하루 10% 이상 움직인다는 것은, 투자자 인식이 구조적 변화 국면으로 진입했음을 뜻한다.
1. 왜 갑자기 전력이 모자라지는가?
① 연산량 지수함수적 증가
• GPT-4 → GPT-5 세대 교체만으로 추정 파라미터 수는 5,000억→3조 수준으로 점프.
• 2024년 대비 2030년 AI 클러스터 전력수요 +370% (IEA·Nvidia 합산 추정).
② 데이터센터 입지 편중
• 버지니아주 ‘데이터센터 앨리’ 한곳이 美 소비전력 4% 흡수.
• 전력망 확충 이전에 토지·냉각수·세금 혜택 따라 쏠림이 지속.
③ 발전 믹스의 역설
• 재생에너지 비중은 증가하지만 변동성 커, 기저부하로서 가스·원전 의존 심화.
• 탈탄소 규제–실제 수요 사이 괴리가 커지며 정책 불확실성 확대.
2. 주식시장의 즉각적 반응: 유틸리티의 재평가
종목 | 7/22 이후 3거래일 수익률 | 2025 YTD | 공매도잔고 |
---|---|---|---|
GE 버노바 | +18.4% | +37% | 2% |
비스트라 | +11.1% | +54% | 6% |
NRG 에너지 | +8.7% | +48% | 5% |
컨스텔레이션 | +6.3% | +62% | 3% |
전통적으로 배당 성장률 3~5%에 머물던 유틸리티주가 성장주 마진을 얻기 시작했다. 월가는 이를 ‘Yield+Growth mix’로 칭한다.
3. 장기 투자 논제 ① – 전력망 캡엑스 사이클
2010~2020년 미국 송배전 투자 CAGR은 3.5%였다. PJM·ERCOT·CAISO 세 지역망 자료를 종합하면, AI 수요 반영 시 2025~2035년 송전투자 CAGR은 7.8~8.4%로 두 배 이상 뛴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 ‘스마트그리드 모멘텀(2009~2012)’과 유사하지만, 규모 면에서 3배 크다.
투자 파이프라인 주요 수혜
• 터빈·발전기: GE 버노바, 지멘스에너지.
• 송전케이블/변압기: 슈나이더, 이튼.
• 배전 자동화 SW: 슈나이더/SI, 오라클 유틸리티, ServiceNow(OT).
4. 장기 투자 논제 ② – 원전·가스·재생 믹스 재편
핵심 가정: 2030년 미국 전력수요 13%가 AI·데이터센터에서 발생.
• 태양광·풍력 변동성 한계 → 가스 피킹플랜트 건설 재개(신규 27GW 전망).
• SMR(소형모듈원전) 파일럿 2032년 상업운전 목표. GE-히타치 BWRX-300·NuScale VOYGR 프로젝트가 대표.
투자 메모: 천연가스 Drilling Rig 지수 2025 Q2 117→2026 Q4 150 예상, Henry Hub 선물 평균 3.1→3.9$/MMBtu 상향 여지.
5. 연준·인플레이션·그린플레이션
① 전력요금 CPI 가중치는 2.4%
② 전력망 투자→PPI(철강·구리) 압력
③ 그린플레이션: 탄소감축+AI 수요 동시 충돌 → 서비스 물가로 전가
⇒ 연준은 2026~2027년 인플레이션 목표 재설정 논의 시 전력 요금 항목을 주시할 가능성.
6. ESG 패러독스와 정책 리스크
• AI 구현(대량 전력 소비) ↔ 탄소중립 (NDC 50% 감축)
• IRA 세액공제(45Q·48C)와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유예가 상충 가능
• 2028년 이후 행정부 교체 시 규제‧보조금 롤백 리스크 → 필라델피아·텍사스처럼 주 정부 인센티브 스왑 구조가 중요
7. 리스크 맵
- 정책 지연: 송전선 허가 평균 6.5년 → NEPA 개정 지연 시 전체 캡엑스 뒤로.
- 금융 비용: 10년물 국채 4.3%→5.0% 시 유틸리티 WACC +60bp.
- 기술 대체: 광자컴퓨팅·저전력 ASIC 상용화로 전력수요 가정 하향.
- 지역 사회 반발: ‘Not In My Backyard’ 분쟁 ↑
8. 투자 전략 로드맵
① 단계별 접근
• 2025~2026: 장비업체(터빈·케이블) 모멘텀 플레이
• 2027~2030: 유틸리티·인프라 REIT 가시적 실적 창출 구간
• 2030~이후: SMR·수소 터빈 등 차세대 디스럽터
② ETF 활용
• VPU(Utilities ETF)와 IGF(글로벌 인프라)를 코어, SMH(반도체)·CIBR(사이버보안)을 위성으로 혼합.
③ 옵션·파생
•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는 GE 버노바 3개월 ATM 풋매도·콜스프레드로 현금창출.
9. 결론: ‘전력 인플라’는 AI 버블인가, 초장기 가치 자산인가?
필자는 ‘AI-전력 그랜드사이클’이 2020년대 중반~2030년대 중반까지 이어질 초장기 구조적 테마라고 판단한다. ① 전력망 투자 확대는 GDP 대비 인프라 비중을 0.6%p 높여 연 1,000억 달러 이상의 부양 효과를 유발하고, ② 유틸리티주 배당 성장률을 5%대 중반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③ 다만 정책 불확실성·기술 효율화·금리 사이클은 변동성을 확대시킬 요인이므로, 복합 포트폴리오·헤지 전략이 필수다.
요컨대, AI가 촉발한 전력 블랙홀은 단순한 ‘테크 버블’이 아닌 실체가 있는 ‘에너지 어반시프트’다. 투자자는 단기 가격 급등락보다 10년 시계열에서 전력 생태계 재편을 바라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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