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낙관론에 S&P·나스닥 사상 최고 경신

뉴욕 증시가 인공지능(AI) 성장 기대를 동력으로 또 한 번 역사를 새로 썼다. 9일(현지시간) S&P500 지수와 나스닥100 지수는 각각 0.58%, 1.19% 상승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보합으로 마감했다. 같은 날 12월물 E-미니 S&P 선물은 0.60%, 12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1.17% 올랐다.

2025년 10월 9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시장 상승세의 주역은 반도체·AI 인프라 주식이었다. 투자자들은 AI 수요 확대가 곧 기업 이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하며 관련 종목을 대거 매수했다. 동시에 견조한 미국 경제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완화 가능성도 위험자산 선호를 부추겼다.

AI 랠리와 함께 금융시장의 또 다른 변수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이다. 셧다운은 2주 차에 접어들며 8월 무역수지·9월 고용보고서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를 지연시켰고, 10월 15일 예정된 소비자물가지수(CPI)마저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총 64만 명의 연방공무원이 일시 해고될 경우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급증해 실업률이 최대 4.7%까지 뛸 수 있다”고 추정했다.

주목

경제 지표와 연준 시사점
전미주택금융협회(MBA)에 따르면 10월 3일로 끝난 한 주간 주택담보대출 신청 지수는 전주 대비 4.7% 감소했다. 신규 주택구입용 지수는 1.2% 줄었고, 재융자 지수는 7.7% 급감했다. 30년 고정금리 평균은 6.46%에서 6.43%로 3bp 하락했다.

9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다수 위원이 연내 추가 완화가 적절하다”고 밝히면서도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을 강조해 매파(통화긴축 선호) 색채를 유지했다. 현재 선물시장은 10월 28~29일 FOMC에서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93%로 반영하고 있다.

용어 풀이
E-미니 선물은 CME거래소가 상장한 소형 주가지수 선물계약으로, 표준 계약 대비 증거금이 낮아 기관·개인이 폭넓게 이용한다. FOMC는 미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준 산하 위원회이며, 분기별로 기준금리를 조정한다. 독일 분트(Bund)는 독일 10년 만기 국채를, 길트(Gilt)는 영국 10년 만기 국채를 지칭한다.


금리·채권 시장
10년 만기 미 재무부 T-노트 12월물은 2틱 하락해 수익률이 0.4bp 상승한 4.127%를 기록했다. 주가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자 안전자산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390억 달러 규모의 10년물 국채 입찰도 응찰률(bid-to-cover) 2.48배로 최근 10차 평균(2.57배)을 밑돌며 수익률 상승 압력을 가중했다.

주목

유럽채권 금리는 하락했다. 10년물 독일 분트 금리는 장중 3주 만에 최저치인 2.666%까지 내려갔고,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4.709%로 1bp 하락했다. 같은 날 발표된 독일 8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4.3% 급감해 3년 반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안전자산 랠리
미 정부 셧다운 장기화, 추가 금리 인하 기대, 프랑스·일본의 정치 불확실성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커지면서 금 가격은 온스당 4,000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중국 인민은행은 9월 금 보유량을 11개월 연속 확대했다는 점도 금값 강세를 뒷받침했다. 금값 급등 덕분에 Anglogold Ashanti, Newmont 등 금광 관련주가 1~3% 이상 올랐다.


AI·반도체 주도 업종별 흐름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는 반도체 및 AI 인프라 기업이었다. AMD가 11% 급등하며 S&P500과 나스닥100 상승률 1위를 차지했고, Dell(+9%), Super Micro Computer·Marvell Technology(+6% 이상), Micron·ON세미컨덕터(+5% 이상)가 뒤를 이었다. ARM·Microchip Technology(+3% 이상), Nvidia·Broadcom·Applied Materials(+2% 이상) 등 대형주는 물론, 글로벌파운드리·NXP까지 동반 상승했다.

그 밖에 Verizon과 2026년부터 위성 기반 휴대폰 연결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AST 스페이스모빌이 8% 뛰었고, 매각설이 제기된 Confluent는 7% 넘게 상승했다. 로켓랩은 일본 iQPS와 3기 추가 발사 계약 소식에 6% 올랐다.

반면 방어적 성격의 식품주는 약세였다. 타이슨푸즈(-3% 이상), 제이엠 스머커·제너럴밀스(-2% 이상), 크래프트하인츠, 몬델리즈, 코나그라, 캠벨수프(-1% 이상)가 일제히 밀렸다. Live Nation은 2031년 만기 전환사채 13억 달러 발행 계획을 발표하며 3% 하락했고, Joby Aviation은 5억 달러 규모 블록딜(장외대량매매) 소식에 7% 빠졌다. Fair Isaac은 경쟁사 Equifax의 가격 경쟁 선언으로 9% 급락해 S&P500 최하위를 기록했다.


향후 일정과 전망
시장 관심은 셧다운 해소 여부, 무역·관세 관련 정책 변화, 그리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10월 10일 커뮤니티은행 콘퍼런스 환영사에 집중된다. 10월 11일 발표 예정인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10월 잠정치)는 전달 대비 1.1포인트 낮은 54.0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22% 이상이 3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하며, 이는 1년 만의 최고 비율이다. 다만 3분기 순이익 성장률은 7.2%로 2년 만의 최저치, 매출 증가율은 5.9%로 2분기(6.4%)보다 둔화될 전망이다.

전문가 분석
단기적으로는 AI 모멘텀이 증시를 끌어올리겠지만, 늘어나는 주가수익비율(PER)과 경제지표 공백 확대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특히 셧다운 장기화 시 소비·고용지표 부재가 통화정책 가시성을 떨어뜨려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 투자자들은 실적 가이던스FOMC 발언에 주목하며 포트폴리오 방어와 성장주 비중 확대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실적 발표(10월 9일 예정)
델타항공, 펩시코, 아포지 엔터프라이즈, 네오젠, 헬렌오브트로이, 오일-드라이, 파크 에어로스페이스 등 9개 기업이 개장 전·후 실적을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