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룸】 국내 증시가 AI(인공지능) 열풍과 정부 주도의 기업 가치 제고 정책(밸류업 프로그램)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2025년 10월 30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장중 최고치 기록을 16번 경신하며 4,000선을 단숨에 돌파했고, 10월 한 달 수익률 21%에 근접했다. 연초 이후 누적 상승률은 72%로, 같은 기간 일본 닛케이225(26%)와 중국 본토 CSI300(19%)을 크게 앞질렀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랠리의 배경으로 ① 글로벌 AI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업황 회복과 ② 국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목표로 한 지배구조 개선을 동시에 꼽는다.
“AI를 외면할 수 없는 시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 성장 축의 중심에 있다” — 아르준 자야라만(코즈웨이 캐피털 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
▶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
코스피 시가총액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약 1,000조 원이 넘는 몸값으로 지수를 견인했다. 유안타증권 자료에 따르면 두 기업의 실적 회복세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며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29일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HBM(고대역폭 메모리) 수요 호조로 역대 최대 매출·영업이익을 달성했고, 주가는 연초 대비 3배 이상 뛰었다. 삼성전자 또한 전분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영업이익을 공개하면서 주가가 96% 급등했다.
▶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겨냥한 밸류업 프로그램
과거 국내 주식은 낮은 배당성향·순환출자 등으로 글로벌 평균 대비 지속적인 할인(코리아 디스카운트)을 받아왔다. 현재 코스피 P/E(주가수익비율)은 17.65배로, 일본 닛케이225(25.86배), 중국 CSI300(18.12배)에 비해 여전히 낮다.
그러나 2024년 정부가 도입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일본 ‘프라임 시장’ 개편에 준하는 지배구조 개혁을 목표로 한다. 배당 확대·자사주 소각·현금 활용 촉진 등에 세제 혜택을 부여함으로써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피오나 양(인베스코)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규제 당국의 태도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 수급 주체 변화: ‘외국인 → 국내’
초기 랠리는 외국인 기관이 이끌었으나, 최근에는 개인투자자와 국내 연기금이 주포로 부상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주 코스피에서 1조3,700억 원 순매도했음에도 지수는 강세를 유지했다. 다니엘 유 유안타 글로벌자산배분본부장은 “개인이 저가 매수(dip-buying)에 적극 나서고, 연기금도 순매수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게 시장의 공통된 시각이다. 2026년 P/B(주가순자산비율)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1.4배, SK하이닉스는 2.2배에 불과해 글로벌 반도체 평균 3배를 하회한다. “AI, 자동화, 에너지 효율로 재편되는 세계에서 한국 주식은 합리적 수준을 넘어 저평가돼 있다”는 것이 유 씨의 진단이다.
▶ 리스크 요인과 현실 점검
지정학적 긴장, 미국 금리 불확실성, 국내 자산 가격 급등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잠재 변수다. 유 씨는 “외국인의 반도체 매수세가 다소 지치면서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펀더멘털은 탄탄하다”고 강조했다.
양 매니저 또한 “지배구조 개혁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정책 이행 속도에 대한 경계를 당부했다. 다만 시장의 중장기 방향성을 부정하는 전문가는 드물다. 아르준 자야라만은 “밸류에이션 순풍, AI 성장 모멘텀, 지배구조 개혁 세 요소가 맞물려 한국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이 형성됐다”고 정리했다.
▶ 용어 설명
- 코리아 디스카운트: 지배구조 불투명성, 낮은 배당 등으로 한국 기업이 글로벌 평균 대비 낮은 주가 평가를 받는 현상.
- HBM(High Bandwidth Memory): 데이터 전송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차세대 메모리로, 생성형 AI·고성능 GPU 등에 필수적이다.
- 밸류업 프로그램: 상장사가 배당·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할 경우 세제 혜택을 주는 정부 주도 기업 가치 제고 정책.
※ 본 기사는 원문 내용을 충실히 번역·재구성하고, 국내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해 중요 용어 해설과 시장 전문가 시각을 추가로 배치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