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2월 4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번 하락은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전반에 걸친 강한 매도세가 다시 한 번 확산되며 기술주 중심으로 충격이 집중된 결과다.
2026년 2월 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소프트웨어주는 개장 초반 큰 폭으로 하락해 최근 몇 거래일을 규정한 폭락세를 연장했다. 일부 종목은 저점에서 소폭 반등했으나, 거래 참가자들은 이러한 초기 회복세가 지속적인 신뢰 회복이라기보다 숏커버링(short covering)에 따른 단기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제임스 라일리(James Reilly),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소프트웨어주가 겪은 하락이 AI(인공지능)에 대한 열기의 약화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투자자들은 AI로부터 얻는 이익이 비용을 상회할 것으로 계속 판단할 것이며, 이는 올해 주식시장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약세는 상대적으로 선방해온 반도체 및 메모리 분야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기술주 중심의 지수인 나스닥 종합지수(NASDAQ Composite)는 이날 2.2% 하락했고, 반도체 대장주인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즈(Advanced Micro Devices, AMD)의 주가는 최대 17%까지 폭락했다. AI 수혜주로 꼽혀온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도 주가가 거의 13% 하락했다.
애덤 크리사풀리(Adam Crisafulli), 바이탈 나레지(Vital Knowledge)는 “AI가 점점 더 시장에 대해 ‘순(純)부정적(net negative)’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몇 달간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흔들어 놓은 경쟁적 붕괴(competitive disruptions)를 근거로 제시하며, 최근의 저가 매수 움직임은 섹터 전반에 걸친 “부정의 쓰나미(tsunami of negativity)”에 의해 압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JP모건 애널리스트 토비 오그(Toby Ogg)도 유사한 어조를 보이며, 업계가 “유죄 추정(guilty until proven innocent)” 분위기로 이동해 투자자들이 실적 발표 등으로 안심하기도 전에 주식을 벌써 처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은 이날 장 마감 후 발표될 예정인 알파벳(Alphabet, 구글·NASDAQ: GOOGL)의 4분기 실적으로 향하고 있다. 크리사풀리는 “회사의 핵심 광고 사업이 계속해서 매우 양호한 성과를 보이고 있고, 알파벳은 자본, 대규모 인프라, 독점적 최첨단 기술을 한 지붕 아래 보유한 유일한 기업으로서 전체 AI 생태계에서 가장 잘 위치한 기업으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구글의 4분기 실적은 이번 매도세가 안정화되는지 또는 심화되는지 판가름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투자자 신뢰가 AI 기반 성장 스토리에 대해 계속해서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알파벳의 실적 발표는 해당 스토리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재확인하거나 추가 약세를 유발할 수 있다.
용어 설명 및 맥락
숏커버링(short covering)은 공매도한 투자자가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가 하락 시점에 보유한 공매도 포지션을 되돌리는 행위를 말한다. 이러한 매수세가 일시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으나, 시장 전반의 펀더멘털 개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기술주 비중이 높은 미국 주식시장의 주요 지수로, 기술 섹터의 전반적인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메모리는 반도체 산업 내에서 DRAM·NAND 등 데이터 저장용 반도체를 의미하며, AI·서버 수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분석: 이번 하락의 구조적 원인
이번 기술주 매도세는 단기적 촉발 요인과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단기적 요인은 밸류에이션(주가 수준) 조정과 일부 기관투자가의 포지션 정리, 그리고 개별 기업 실적에 대한 경계심이다. 구조적 요인으로는 AI 도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쟁 재편, 일부 소프트웨어 기업의 수익성 압박, 그리고 반도체 공급망의 수요 변동성이 있다.
특히 AI가 도입되면서 기존의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모델이 빠르게 교란되고 있는 점이 투자심리를 약화시키고 있다. AI로 인한 업무 자동화와 새로운 솔루션의 등장으로 일부 기존 업체의 수익 구조가 불확실해졌고, 이는 투자자들이 기업의 향후 실적에 대해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전망 및 시장 파급효과
알파벳을 포함한 대형 기술주의 실적이 당분간 시장 향방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대형 플랫폼 기업이 광고·클라우드·AI 인프라에서 안정적 실적을 시현한다면, 이는 투자 심리 개선으로 이어져 기술주 전반의 저점 매수 세력을 자극할 수 있다. 반대로 알파벳 실적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지 못하거나, AI 관련 비용·투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며 수익성에 부정적 신호를 준다면, 매도 압력은 한층 심화될 여지가 있다.
반도체 섹터의 경우에는 메모리 재고 조정과 서버 수요의 변동성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예컨대 메모리 업종의 실적이 AI 데이터센터 수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상,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투자 사이클이 둔화될 경우 해당 업종의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금융시장 전반으로의 파급을 보면, 기술 섹터의 약세는 위험자산에 대한 포지션 재조정과 안전자산 선호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높이고, 채권·달러·원자재 등 다른 자산군의 상대적 매력을 재평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기업이 주목해야 할 점
첫째, 개별 기업의 실적과 가이던스(향후 전망)는 다시 한번 중요해졌다. 분기 실적에서 매출 성장뿐 아니라 마진 구조, AI 관련 비용(연구개발·인프라 투자)과 그에 따른 수익성 개선 계획을 주의 깊게 확인해야 한다.
둘째, 섹터 간의 상대적 강약을 고려한 포트폴리오 재편이 필요하다. AI 수요의 수혜가 확실한 인프라 제공업체(대형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서비스)나 핵심 반도체 제조업체는 상대적으로 방어적일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 생태계 내에서 경쟁 압력에 노출된 기업들은 보다 면밀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셋째, 거시적 유동성 및 금리 환경을 모니터링해야 한다. 기술주 밸류에이션은 금리와 긴밀히 연동되므로, 중앙은행 정책 변화나 채권시장 금리 급등은 기술 섹터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론
이번 기술주 급락은 단순한 조정이 아닌, AI 도입 과정에서 나타나는 경쟁 재편과 수익성 불확실성의 반영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2026년 2월 4일의 시장 움직임은 알파벳의 4분기 실적 발표에 따라 중요한 전환점을 맞을 수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기술 섹터의 회복 또는 추가 하락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은 개별 기업의 실적·가이던스와 더불어 AI 전환에 따른 구조적 변화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