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빠르게 대체해 IT 서비스 산업을 공허화할 것이라는 우려는 과장됐다고 글로벌 투자·금융 리서치업체 버른스타인(Bernstein)의 애널리스트들이 평가했다. 이들은 실제 현장에서의 도입 수준이 제한적이고, 생산성 상승 효과도 아직은 완만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2026년 2월 2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등장한 새로운 코딩 도구들과 업계 경영진의 발언들은 기계가 1년 이내에 대부분의 프로그래밍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며 AI가 인간 업무를 대체할 것이라는 논쟁을 격화시켰다. 그러나 버른스타인 분석가들은 이러한 시장 반응이 과도하게 공포에 기반한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한다.
버른스타인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통상적인 업무 시간 가운데 코딩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5분의 1 미만에 불과하다. 나머지 시간은 문서화(documentation), 배포(deployment), 통합(integration), 프로세스 관리(process management) 등 여러 비(非)코딩 업무에 할애된다. 즉 AI가 코드를 더 빠르게 작성하더라도 전체 업무의 일부만 자동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조사 결과를 보면 개발자들 중 거의 80%에 달하는 응답자가 어떤 형태로든 AI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고 보고했지만, 많은 개발자들이 생성된 코드에는 여전히 다듬기와 디버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는 도구 활용도가 높더라도 ‘완전 자동화’ 수준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코로나19 이후의 채용 급증에 따른 구조조정과 수요 약화로 기술업계의 인력 감축은 계속 높게 유지됐다. 2020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100만 명이 넘는 근로자가 감원 대상이 되었으며, 버른스타인은 이들 감원이 상당 부분 과잉채용과 약화된 수요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AI와 관련된 분야에서는 최근 감원 비중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일부 기업들은 인력 감축을 통해 AI 도입 신호를 시장에 보냈을 수 있으나, 현 시점의 도구들이 팀을 대규모로 대체하고 있지는 않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또한 버른스타인은 1990년대 후반의 닷컴 버블(dot-com bubble)과의 직접 비교를 거부했다. 보고서는 주요 AI 관련 기업들이 투기적 스타트업이 아니라 수익성이 있고 현금력이 튼튼한 선도 기업들이며 이들 기업이 강한 재무기반에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시장 반응은 두 가지 오류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 — 미끄러운 경사(slopppy slope) 오류와 밴드왜건(bandwagon) 오류다. AI 폭풍의 먼지가 가라앉으면 바로잡음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
버른스타인 애널리스트들은 AI가 단기간 내 인간의 지식 노동을 즉시 대체하기보다는 기업 기술 스택에 점진적으로 추가되는 보조 레이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단기적 충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현재 AI 노출 섹터에서의 주가 급락은 기업 행동이나 거시 지표에서 아직 확인되지 않는 경제적 충격을 암시한다고 해석했다.
‘투자자들에게 공포가 높아질 때는 낙폭이 큰 섹터를 매수할 기회를 제공한다.’
용어 설명 — 비전문가를 위한 핵심 개념
배포(Deployment)는 개발된 소프트웨어를 실제 운영 환경에 탑재해 서비스로 제공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통합(Integration)은 서로 다른 시스템이나 모듈이 함께 작동하도록 연결하고 조정하는 작업이며, 문서화(Documentation)는 코드와 시스템 운영에 관한 설명서·절차·기록을 만드는 활동이다. 이런 업무들은 종종 복잡한 조직·프로세스 이해와 타 부서 협업을 필요로 하며, 자동화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성격을 갖는다.
닷컴 버블은 1990년대 후반 인터넷 관련 기업들의 과도한 기대와 투기로 인해 주가가 급등한 뒤 2000년대 초반 붕괴한 현상을 가리킨다. 버른스타인은 현재의 AI 생태계가 당시와 다르다고 주장하는데, 그 근거는 주요 AI 기업들이 이미 수익을 창출하거나 탄탄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점이다.
향후 경제 및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체계적 분석
첫째, 노동시장 영향: 단기적으로 AI 관련 도구의 확산은 역할 재편(role rebalancing)을 촉진할 가능성이 크다. 코딩 시간 비중이 낮고 문서화·통합·배포 등 비코딩 업무가 많은 구조상, 단순 코드 생성만으로는 엔지니어 일자리의 대규모 축소로 직결되기 어렵다. 다만 특정 반복적·표준화된 프로그래밍 업무는 감소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해당 업무를 주로 담당하던 인력은 재교육이나 역할 이동이 요구된다.
둘째, IT 서비스 산업과 기업 수익 구조: AI 도구가 기업 내부 작업 흐름을 효율화하면 한편으로는 단위 인력 생산성이 증가해 인건비 대비 산출이 개선될 수 있다. 반면, IT 서비스 업체들의 전통적 수요(예: 커스텀 코드 개발, 통합 서비스)는 일부 축소될 수 있다. 그러나 버른스타인 전망처럼 AI가 ‘증분적 레이어’로 자리잡는다면, 기업들은 AI 연동 설계, 운영·감시, 데이터 관리 등 새로운 서비스를 외주화하거나 내부 역량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지출을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셋째, 투자 및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영향: 시장의 과도한 공포가 섹터별 주가 급락을 부추길 경우, 단기적으로는 밸류에이션 조정이 발생하겠지만 이는 반드시 기업 펀더멘털의 변화와 일치하지는 않는다. 버른스타인은 이러한 시기를 ‘저평가 섹터 매수 기회’로 규정했으나, 투자자 관점에서는 기업의 현금흐름, 연구개발(R&D) 투자, 고객 채택률, 인력 재편 계획 등 펀더멘털 지표를 면밀히 평가해야 한다.
넷째, 거시·정책적 시사점: 현재로서는 기업들의 고용·설비투자(CAPEX)·매출 성장 등 거시지표에서 AI로 인한 구조적 충격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정책당국과 규제기관은 단기적 충격보다는 중장기적 직업 전환 지원, 재교육 프로그램, 데이터·AI 거버넌스 강화를 중심으로 대비하는 것이 타당하다.
전망과 결론
버른스타인의 분석을 종합하면, AI는 즉각적·전면적 대체자라기보다는 기존 엔터프라이즈 기술 스택에 결합되는 보조적·증분적 기술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업무가 단순 코딩을 넘어 설계·통합·배포·프로세스 관리 등 복합적 능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과 맥을 같이한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특정 직무의 구조적 축소와 새로운 직무 수요의 발생이 병행될 수 있으므로 기업과 근로자, 투자자는 변화 속도를 면밀히 관찰하며 전략을 조정해야 한다.
핵심 요약: AI 도구의 보급은 빠르지만, 현재로서는 생산성 향상 폭이 제한적이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전체 업무의 상당 부분은 자동화 대상이 아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공포가 확대되는 시기에 전략적 매수 기회가 존재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