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AI·국방 충돌이 불러온 장기적 파장
2026년 2월 말, 앤트로픽(Anthropic)과 미 국방부(DoD)를 축으로 벌어진 일련의 사건─트럼프 대통령의 연방기관 대상 앤트로픽 기술 즉시 중단 명령, 국방부의 공급망 위험 지정 검토, 오픈AI(OpenAI)의 분류 네트워크 사용 합의 발표, 그리고 이에 따른 업계 내부의 반응과 앱 다운로드 급증─은 단순한 업체간 갈등을 넘어 미국 기술 산업과 자본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 본 칼럼은 해당 사건들을 객관적 보도를 기반으로 종합·해석해 향후 최소 1년 이상 지속될 영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사건의 사실관계와 즉시 확인된 변수
우선 사실관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6-02-27 연방기관에 앤트로픽 기술의 즉시 사용 중단을 지시했고(일부 기관에 대해 6개월 단계적 중단 허용), 미 국방부는 앤트로픽을 ‘공급망 리스크’로 지정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앤트로픽은 자사 기술이 대규모 국내 감시나 완전 자율무기화에 사용되는 것을 거부해왔다. 반면 오픈AI는 유사한 원칙을 표명하면서도 DoD와 분류(classified) 네트워크 사용에 대한 합의를 도출했다. 이 와중에 앤트로픽의 소비자용 앱 ‘클로드’는 앱스토어 순위가 급등했고, 내부에서 오픈AI 직원 및 산업계의 윤리 논쟁과 지지 선언이 이어졌다.
이 사건은 몇 가지 핵심 변수를 즉시 드러냈다. ① 정부의 ‘윤리·안보 우선’ 요구와 민간 기업의 ‘사전적 금지선(red lines)’ 간 충돌, ② 군·국가 안보 수요와 상업 AI의 상호 의존성, ③ 규제·정책의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 리스크, ④ 단기적으로는 소비자 관심(앱 순위)과 여론의 지지 움직임이라는 비대칭적 시장 반응이 그것이다. 이후 본문에서는 이러한 변수가 자본시장·기업전략·공급망·규제 프레임에 미칠 장기적 영향을 논증한다.
첫째 영향 — 방위비·국방 조달 구조의 변화와 대형 AI 기업의 새로운 시장 접근
전통적으로 미 국방부의 기술 조달은 대형 방산업체와 특정 IT 벤더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생성형 AI의 상용화는 국방 조달의 대상과 구조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본 사건에서 드러난 점은 정부가 AI를 전투·정보·지휘통제의 도구로 적극 활용하려는 동기와, 기업이 윤리·사회적 책임을 근거로 사용 범위를 제한하려는 동기가 충돌한다는 것이다. 이는 다음과 같은 중장기적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 계약 조건의 표준화와 수용가능한 ‘레드라인’의 제도화: DoD는 향후 AI 계약에서 허용되는 사용범위·통제장치·감사 가능성 등을 표준 계약조항으로 명문화하려 할 것이다. 이는 계약서 수준에서의 규범적 변화로, AI 기업은 상업용 제품과 정부용 배포판을 분리하거나 추가적 인증·감사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 국방 분야에 특화된 ‘안전 인증’ 산업의 성장: 기술적 안전성(technical safeguards), 운영 감독체계(operational guardrails), 독립 감사기관(independent auditors) 등 새로운 공급업자가 등장할 것이다. 이는 방산업체뿐 아니라 보안·컴플라이언스 스타트업, 테스트·검증 서비스업체에게 대형 기회로 작용한다.
- 빅테크·클라우드 사업자의 우위 강화와 중소 AI업체의 이중고: 클라우드 제공자 및 대형 모델 개발사는 정부 요구(보안·연속성·사후책임)를 충족시킬 자본력과 인력을 보유해 우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자본·인증 능력이 부족한 중소 AI업체는 국방 분야에서 배제되거나 ‘소비자 전용’으로 표적화될 위험이 크다.
결국 국방 조달 시장은 ‘윤리적 승인’을 받은 소수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고, 이는 해당 플랫폼의 매출 증대와 주가 프리미엄으로 연결될 수 있다. 오픈AI가 DoD와 합의를 이룬 사실은 이러한 재편의 선행신호로 해석될 수 있으며, 반대로 앤트로픽의 제약 및 지정 가능성은 해당 기업의 정부 매출 가능성을 단기적으로 억제한다.
둘째 영향 — 기술 기업의 밸류에이션·리스크 프리미엄 재평가
시장 관점에서 이번 사건은 AI 기업의 ‘계약 리스크’와 ‘정책 리스크’를 명백히 가격에 반영시킬 촉매다. 투자자들은 이제 다음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해당 기업이 정부 조달으로 얻을 수 있는 매출 규모, 정부용 제품화에 필요한 추가 비용(보안·감시·검증), 그리고 규제 리스크가 장부이익에 미칠 하방압력.
구체적으로 예상되는 메커니즘은 이렇다. 첫째, 정부 계약 가능성이 높은 기업(대형 클라우드·모델 공급업체)은 향후 매출 성장과 예측가능성을 이유로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다. 둘째, 정부 계약에서 배제되거나 지정리스크가 높은 기업은 할인(리스크 프리미엄) 대상이 된다. 셋째, 시장 전체로는 ‘정책 불확실성 프리미엄’이 일부 부문에서 영구화될 수 있다. 이러한 재평가는 이미 일부 섹터에서 관찰된다: 엔비디아(NVDA), 델(Dell), 코어위브(CoreWeave) 등 AI 인프라 공급자들의 실적 민감도는 계약 포트폴리오와 규제 대응 능력에 따라 차별화될 것이다.
투자전략 관점에서 중요한 실무 지표는 다음과 같다: (1) 기업의 정부 고객 비중 및 장기 계약(LOI·MOU) 보유 여부, (2) 제품·서비스의 인증·감사 역량(예: SOC, FedRAMP, 독립검증), (3) 공급망·소프트웨어 거버넌스(라이선스·데이터 사용권) 수준. 이들 변수는 단순한 매출 전망을 넘어 비용 구조·자본지출 계획·현금흐름 안정성에 직접 영향을 준다.
셋째 영향 — 반도체·클라우드·데이터센터 투자 사이클의 재편
AI 모델 운용에 대한 정부의 의존성이 높아질 경우,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수요는 단기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중요한 차별점은 ‘정부용’ 워크로드의 보안·가용성·지속성 요구로 인해 하드웨어·네트워크·물리적 인프라 투자 성격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즉, 단순 대역폭·연산력 증가가 아니라 ‘격리된(air-gapped) 환경’, 고객 맞춤형 보안 스택, 장기 유지보수 계약 등이 중요해진다.
이는 다음과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 첫째, 엔비디아·AMD·인텔 등 핵심 칩셋 공급자는 고성능 HBM 메모리·특수 가속기 수요로부터 혜택을 입는다. 둘째, 델·HPE·펑크타입 서버 제조사는 정부용 인증이 가능한 제품 라인을 강화해 가시적인 매출 증가를 얻을 수 있다(델의 AI 서버 가이던스 사례가 시사하는 바). 셋째, 금융비용·조달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대형 사업자가 이익을 본다. 반면 코어위브처럼 대규모 CAPEX를 레버리지로 조달해 빠르게 확장하는 사업자는 정책 리스크와 자본시장 압력에 더 민감해진다.
넷째 영향 — 노동시장·생산성·AI 도입의 거시적 파급
정부와 기업 간 갈등은 AI의 노동시장 영향에도 함의를 남긴다. 정책 불확실성은 기업의 AI 투자 타이밍을 지연시키거나 특정 용례(예: 군사·감시)에 대한 공개·상용화를 억제해, 단기적 자동화 속도를 일부 조절할 수 있다. 반대로 정부의 대규모 AI 수요(예: 방위·정보·사이버 방어)와 함께 민간 부문에서도 보안·거버넌스 중심의 수요가 늘면 관련 인력 수요(안전·검증·컴플라이언스 직군)는 증가한다.
따라서 생산성 충격은 산업·직무별로 더 선명하게 나타날 것이다. 컨슈머·창작·사무 보조 분야에서는 자동화·대체 효과가 비교적 빠르게 진행될 수 있으나, 국방·공급망·규제준수 관련 전문직은 수요가 늘어 재교육·전직 수요가 발생하게 된다. 정책적 관건은 노동전환 비용(재교육·사회안전망)과 기술 확산 속도를 어떻게 조율할지에 있다.
다섯째 영향 — 규제·법제의 가속화와 국제파급
이번 사태는 미국 내에서 AI 거버넌스 논의의 속도를 가속화한다. 의회·행정부는 기술의 군사적 활용과 민간 안전을 동시에 다루는 법·지침을 빠르게 정비할 것이다. 이는 유럽의 AI법(AI Act)과 글로벌 규범 경쟁 속에서 미국의 입지를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규제의 핵심 논점은 다음과 같다: ① 민간 기업의 ‘사용 금지’ 조항을 계약상 강제할 수 있는지, ② 정부가 민간 기술을 긴급히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예: 국방생산법의 활용 범위), ③ 국제협력(동맹국과의 데이터·기술 공유)에서의 신뢰·검증 체계 구축이다.
국제적으로는 동맹국들(영국·호주·NATO)이 미국의 요구를 공유하거나 자체적인 규제·인증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글로벌 AI 시장에서 ‘신뢰 가능한’ 공급자와 ‘제한적’ 공급자가 구분되는 경향을 심화시킬 것이다. 동시에 중국·중동 등 다른 국가들은 자국 중심의 규범을 개발해 기술 경쟁의 다극화를 촉진할 수 있다.
여섯째 영향 — 금융시장과 투자자의 실전 대응 전략
투자자는 이제 AI 업종을 평가할 때 전통적 재무지표 외에 ‘정책·계약 안정성’ 지표를 편입해야 한다. 실전적 체크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1) 정부·방위 관련 장기 계약 보유 여부, (2) 보안·검증 인프라의 구축상태, (3) 글로벌 동맹과의 협업 가능성(예: 다국가 인증), (4) 규제 리스크에 따른 수익 시나리오의 민감도(Stress testing). 포트폴리오 관점에서는 단기적 ‘정책 쇼크’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 계약 다변화, 방어적 포지션(클라우드 대형주·인프라 공급자) 확대가 권고된다.
또한 채권·자산운용사는 AI 공급망 재편에 따른 기업 신용리스크 변화를 반영해 신용 스프레드·담보 요구조건을 재평가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국방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정부 규제에 따른 수익 변동성을 가격에 반영해야 한다.
전문적 판단과 권고 — 1년 이상의 중장기 관점
요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번 충돌은 단기적 뉴스 사이클을 넘어 ‘AI 산업의 제도적 형태’를 재정의하는 사건이다. 정부와 민간의 기대·우려가 충돌하는 과정에서 ‘누가, 어느 용도로, 어떤 통제하에’ AI를 운용할지에 대한 규범이 형성될 것이다. 둘째, 이 규범의 형성은 자본배분과 밸류에이션 구조를 장기간 바꿀 것이다. 정부와 협력 가능한, 혹은 정부의 보안요구를 충족시키는 기업에 자본이 유입되고, 반대로 정치적·규제적 리스크가 높은 기업은 할인받게 될 것이다. 셋째, 기술적·공급망·인력적 측면의 구조적 전환은 실물경제(데이터센터 투자·반도체 수요·노동 재배치)에 다년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정책권고로는 다음을 제안한다. 정부는 명확한 인증·감사 프레임을 조속히 제시해 민간 기업들이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 기업은 ‘윤리적 금지선’을 공개하고 이를 기술적·계약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검증능력을 키워야 한다. 투자자는 계약·규제 리스크를 정교하게 가격에 반영하고, 포트폴리오의 방어적 분산을 통해 정책 쇼크에 대응해야 한다.
맺음말 — 기술과 민주주의의 균형을 향해
AI는 단순한 산업적 발전을 넘어 국가 안보·사회적 신뢰·경제 구조를 동시에 건드리는 기술이다. 앤트로픽·오픈AI·DoD 간의 이번 충돌은 그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마찰’을 가시화했다. 중요한 것은 이 마찰을 누가 어떻게 규율하느냐이다. 규율의 질이 곧 기술의 사회적 유효성(licence to operate)을 결정할 것이다. 투자자·경영자·정책입안자는 모두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 향후 1년, 3년, 5년의 시장은 기술적 우위뿐 아니라 제도적 우위를 만든 기업에게 더 많은 보상을 제공할 것이다. 나는 이 점을 전문적 통찰로 확신하며, 독자들께서는 포트폴리오와 기업 전략을 이 새로운 정치경제(Political Economy)적 현실에 맞춰 재점검할 것을 권고한다.
참고: 본 칼럼의 사실기반은 제공된 일련의 보도자료와 뉴스 요약(2026-02-27~28 보도)을 기반으로 정리했으며, 의견과 전망은 저자의 분석이다. 투자 판단의 최종 결정은 독자의 책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