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 왜 지금 ‘핵(核)’인가
2025년 7월 15일, 웨스팅하우스 임시 CEO 댄 섬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라운드테이블에서 2030년까지 미국에 대형 원자로(AP1000) 10기를 착공‧가동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같은 날, 코어위브는 펜실베이니아에 60억 달러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글은 250억 달러 추가 투자를 발표했다. 사상 유례없는 전력 수요 곡선이 눈앞에서 솟구치자, 미국 정치·산업계는 ‘탈탄소+에너지 안보’ 해법으로 대형 원전에 눈을 돌리고 있다.
1. 숫자로 본 ‘AI 발(發) 전력 폭증’
-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2023년 150TWh → 2030년 550TWh(추정) : 연 +22% CAGR
- 코어위브·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합산 AI CAPEX (2024~2027) 1조 달러
- GPU 1장당 전력 700W, 1개 AI 팟(≈4,000장) 필요 전력 3MW
- 미 동부 PJM 그리드 예상 예비율 2030년 13% → 5%
따라서 24/365 기저부하(base-load)를 공급할 신규 전원 없이는 AI 경제가 ‘전력 병목’에 직면한다.
2. 웨스팅하우스 – 10기 AP1000 프로젝트 개요
구분 | 세부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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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투자액 | $750억(설계·설비·계통 연결 포함) |
발전 용량 | 약 11GW(1.1GW × 10기) |
공사기간 | 평균 60개월(모듈화 적용 시 단축 목표) |
직·간접 고용 | 건설기 75,000명, 운영기 8,500명 |
지리적 배치 | PJM·ERCOT·SERC 3대 그리드 중심 7개 주 |
AP1000은 수동 안전계통과 모듈 시공이 특징이며, 사고 시 외부 전원 없이도 72시간 코어 냉각이 가능하다.
3. 정책 스캔 | 트럼프 행정명령 4건의 핵심
- NRC 인허가 기간 50% 단축 : 7년→3.5년
- 원전 정책 투자세액공제(PTC) 40% : IRA 연장·상향
- 제2국방생산법 발동 : 우라늄·지르코늄 공급망 지정학 리스크 완화
- 연방 PPA(전력구매계약) 30년 장기보증 : 데이터센터·국방시설 대상
이 네 축은 규제 리스크·수익성 불확실성·자본조달 벽을 동시에 해소한다는 점에서 자본시장에 긍정적 시그널을 제공한다.
4. 금융시장 파급 분석
(1) 채권 – 그린본드·원전채(New-Nuke Bond) 부상
미국 매출채권(Muni) 시장은 연 4,000억 달러 규모다. 주(州)정부·공기업이 발행하는 원전채는 ESG 우려로 금리 프리미엄이 높았으나, ‘원전=청정’ EU 분류체계 수용 이후 BBB급 스프레드가 80bp → 55bp로 축소됐다.
(2) 주식 – 3대 섹터 수혜
- 원전 EPC·기자재 : BWXT, Holtec, Fluor (+20~30% 12M 업사이드)
- 우라늄 밸류체인 : Cameco, Energy Fuels → 장기 오프테이크 확대로 SPOT 가격 $110/lb 지지
- AI 데이터센터 REIT : Digital Realty, Equinix → 전력 PPA 확보 땐 FFO 3년 CAGR +15%
(3) 환율·원자재
우라늄 수입 비중 45%를 차지하는 카자흐·캐나다 통화가 수혜, CNY 수요는 상대적으로 둔화. 천연가스 Henry Hub 장기 선물 스트립은 원전 확대 전망에 4.1$/MMBtu → 3.6$ 하향.
5. 리스크 시나리오 체크
- ① 공사비 초과 재현 : 보글 프로젝트 180억 달러 오버런 트라우마.
→ AI·BIM·모듈화로 LCOE $70/MWh 이내 목표, Capex 슬라이딩 클로저(원가 초과 시 EPC 부담) 도입. - ② 사용후 핵연료 처분 : 유카마운틴 영구처분장 지연.
→ 소결연료 재활용(RA-10)·전국 3개 중간저장 허브 법안 발의. - ③ SMR vs 대형 원전 경쟁 : NuScale 파기 사례.
→ 대형 원전은 AI 데이터센터 집적지(≥100MW)에서 경제성 유지, SMR은 도심·산업단지 열병합 특화로 분권적 시장 형성.
6. 장기 전망 | ‘AI × Nuclear’ 융합 경제
① 2035년 미국 원전 발전 비중 19% → 32%
② 글로벌 우라늄 수요 2억 파운드 → 3.2억 파운드
③ AI 전력 소비가 2035년 전체 부하의 20% 차지, 원전·태양광·배터리 ハ이브리드 설계 필수
맥킨지 추정에 따르면, 원전+AI 결합으로 2035년 미국 GDP가 추가 0.6%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 생산성이 전력 안정성의 제약을 덜 받게 되면서 IT 서비스 수출·반도체 패키징·우주 데이터센터 등 신산업이 파생되기 때문이다.
7. 투자 체크리스트
- ETF : URA(우라늄), NLR(글로벌 원전), VLNQ(美 원전 인프라)
- 전력 PPA 모니터링 : Google–Constellation 900MW, CoreWeave–PJM 실증
- 정책 캘린더 : NRC 개정안 공청회(9월), 연방 예산안 에너지 타이틀 통과(12월)
8. 에필로그 | 이중석의 한 줄 평
“AI가 전기를 먹어치우는 속도만큼, 원전이 그 전기를 깨끗이 만들어낼 준비가 끝나가는 중이다.”
보글의 실패는 값비싼 수업료였지만, 모듈형 시공·AI 시뮬레이션·장기 PPA라는 ‘3종 안전장치’가 붙은 2차 원전 붐은 다를 수 있다. 앞으로 10년, 우라늄은 새로운 데이터이자 전력, 원전은 클라우드의 심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