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항공기 리스 회사인 AerCap Holdings N.V.의 최고경영자(CEO) 앵거스 켈리(Aengus Kelly)가 “대형 항공기(와이드바디) 공급이 전례 없이 심각한 부족 상태”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29일(현지 시각) 애널리스트 콜에서 보잉(Boeing)과 에어버스(Airbus)의 생산 능력이 지난 10여 년간의 정점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5년 10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켈리는 “두 OEM1은 2008년에 2024년보다 더 많은 와이드바디를 생산했으며, 2016년의 생산 피크를 이번 10년 동안 다시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켈리는 또 “협동체(내로바디) 기종의 생산률 역시 OEM이 희망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신규 협동체 항공기가 실제 운항에 투입된 뒤 “서비스 수명이 짧아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는 운영·정비 비용을 높이고 항공사의 기단 교체 주기를 앞당기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에어버스 A220 프로그램의 핵심 과제는 엔진 ‘온 윙 타임’이 길지 않다는 점”이라고 언급한 그는 “서비스 내구성이 높아질 경우 이 기종은 확실한 시장 미래를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무 측면에서 AerCap의 피터 앤던츠(Peter Andrie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자산 매각 규모가 3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켈리는 “매각 차익(gain on sale)은 오랜 기간 반복 가능하고 수익성 있는 수익원이었다”고 강조했다.
업계 재편과 관련해 켈리는 “미국 시장에는 제한적 추가 통합의 여지가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AerCap이 지난달 SMBC와의 거래가 확정되기 전 Air Lease 인수를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못한 배경에 대해 그는 “우리가 지불할 수 있는 가격의 상한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고 항공기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상당 기간 매우 강할 것”이라며, 중국 노출을 줄이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신기술 항공기 소수도 매각했다”고 밝혔다.
스피리트 항공(Spirit Airlines)과 관련된 제작 슬롯에 대해서는 “스피리트 항공용 항공기 공급 시점과 가격이 우리가 에어버스와 직접 협상했을 때보다 훨씬 유리했다”고 말했다.
전문용어 해설 및 배경
1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은 항공기를 설계·제조해 항공사 또는 리스사에 공급하는 주체로, 대표적으로 보잉과 에어버스가 있다.
와이드바디(Widebody)는 동체 폭이 넓어 통상 2통로 구조를 갖는 중·장거리용 기종이고, 내로바디(Narrowbody)는 1통로 구조로 단·중거리 노선에 주로 투입된다. A220은 에어버스가 운영하는 100~150석급 소형 단일통로 항공기다.
기자 해설 및 전망
첫째, 생산 병목은 팬데믹 이후 부품 공급망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데서 비롯된다. 글로벌 엔진·항공전자·기체 부품 업체들은 여전히 인력·원자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OEM이 기단 교체·증편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게 만드는 구조적 문제로 남아 있다.
둘째, 리스 시장은 고금리 환경에도 불구하고 항공사가 막대한 선행 투자를 회피하기 위해 리스 의존도를 높이고 있어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승하고 있다. AerCap이 30억 달러 이상의 매각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배경이다.
셋째, 향후 5~10년 내 항공기 잔존가치가 예상보다 높게 유지될 경우, 리스사는 감가상각비를 절감하면서도 매각 차익 확대를 노릴 수 있다. 이는 켈리가 언급한 “반복 가능한 수익원” 구조를 더 견고하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탄소중립 규제가 강화되면 노후 기종은 교체 압박을 받게 된다. 그러나 공급난으로 인해 ‘최신 기재 확보’가 지연되면, 항공사는 연료 효율성이 떨어지는 중고 항공기를 오래 운용할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직면하게 된다. 이는 항공권 가격 인상 요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종합적으로 볼 때 AerCap을 포함한 글로벌 리스업계는 공급 부족이라는 구조적 호재 속에서 강한 가격 결정력을 확보할 것이며, OEM이 2016년 수준의 생산을 회복하기 전까지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