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최대 시중은행 가운데 하나인 ABN AMRO Bank N.V.가 2025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순이익 감소와 대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동시에 공개했다.
2025년 8월 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ABN AMRO의 2분기 순이익은 6억600만 유로로 전년 동기 6억4,200만 유로 대비 약 6% 감소했다. 은행 측은 예금 마진 축소가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이사회는 2억5,000만 유로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승인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2025년 8월 7일 착수해 2025년 12월 내 종료될 예정이며, 유럽중앙은행(ECB)의 사전 승인을 이미 획득했다.
1. 실적 세부 지표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동기 0.73유로에서 0.67유로로 8.2% 후퇴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4%로 1년 전 10.8%에서 하락했다. 비용 대비 수익 비율(C/I Ratio)은 61.5%로 악화돼 수익성 압박이 이어졌다.
순이자이익(NII)은 15억3,000만 유로로 5% 감소, 순이자마진(NIM)은 149bp에서 162bp로 축소됐다. 반면 수수료·커미션 수익은 4억9,200만 유로로 6% 증가했다. 법인금융 부문의 Clearing 거래량 확대와 결제 패키지 가격 인상이 기여했다.
기타 영업수익은 1억1,900만 유로로 19% 늘었다. 다만 일회성 항목을 제외하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총영업수익은 21억4,000만 유로로 작년 21억7,000만 유로에 비해 소폭 줄었지만, 영업비용은 인건비 상승과 구조조정 충당금 탓에 13억2,000만 유로로 증가했다.
2. 건전성·리스크 지표
CET1 완전 적용 비율은 14.8%로 전년 13.8% 대비 1.0%p 개선됐다. 이는 바젤 III 규제 기준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해당 비율 산정 과정에서 자사주 매입에 투입될 자본이 이미 차감돼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크레딧 코스트(신용손실충당금 전입/대출잔액)는 -1bp로 실질적인 손실 부담이 발생하지 않았다. 전분기 및 전년동기와 비교할 때 자산 건전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3. 대출·자산 성장
총 고객자산은 3,555억 유로로 전분기 대비 86억 유로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포트폴리오는 18억 유로 확대된 1,600억 유로를 기록했다. 총 대출·여신 잔액은 2,585억 유로로, 주택·전문직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우리는 예금 금리 인하에 따른 마진 압박에도 불구하고 핵심 대출 부문의 성장을 일궈냈다”— 로버트 스비크 ABN AMRO 최고경영자(CEO)
4. 전략적 움직임 및 M&A
이 분기 독일 자산운용사 Hauck Aufhäuser Lampe 인수 작업이 마무리됐다. 은행은 자회사 Bethmann Bank와 듀얼 브랜드 전략으로 통합해 독일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양사 합산 운용자산(AUM)은 700억 유로를 넘어섰다.
또한 Keen Venture Partners가 운용하는 유럽 국방·보안 기술 펀드에 1,000만 유로를 투자,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도 힘을 실었다.
5. 용어 해설※읽기 도움말
CET1(보통주 자본비율)은 은행의 자본 건전성을 나타내는 국제 표준 지표다. Cost/Income Ratio는 영업비용을 영업수익으로 나눈 값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효율성이 낮음을 의미한다. Net Interest Margin은 이자수익률과 지급이자율의 차이를 가리키며,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다.
6. 기자의 시각 및 전망
금리 인하 국면에서 예금 마진 축소는 대부분의 유럽 은행이 직면한 구조적 도전이다. 그럼에도 ABN AMRO는 높은 CET1 비율과 지속적인 대출 성장을 바탕으로 자본 여력을 확보, 공격적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자사주 매입은 단기적으로 주가 부양 효과가 기대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금리 사이클·규제 환경·경쟁 심화에 대한 대응 전략이 추가적으로 요구된다.
특히 독일 자산관리 시장 확장은 수익다각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인수합병(M&A) 이후 통합 리스크와 운영비 증가가 단기간 비용 구조에 부담을 줄 가능성도 있다. 향후 2025년 하반기 유럽중앙은행의 금리 결정과 소비자 신뢰지수 추이가 은행의 수익성 회복 속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시장 참여자는 ▲추가 금리 변동 가능성 ▲경기 둔화 리스크 ▲규제비용 증가라는 세 가지 변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EPS 감소폭이 비교적 제한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병행해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려는 경영진의 의지가 뚜렷하다고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