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acus Storage King, 22억 호주달러 규모 인수 제안에 6주간 실사 허용

호주 자산운용사 아바커스 스토리지 킹(Abacus Storage King, ASX:ASK)키 코퍼레이션(Ki Corporation)퍼블릭 스토리지(Public Storage, NYSE:PSA) 컨소시엄이 제시한 22억 호주달러(약 14억 달러) 규모의 인수 제안에 대해 6주간의 한정 실사(due diligence)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2025년 7월 2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실사 기간은 7월 21일부터 9월 초까지 이어질 예정이며, 해당 기간 동안 컨소시엄은 회사 재무·법무·규제 리스크 전반을 들여다볼 수 있다. 실사 후 거래 조건에 중대한 변동이 없을 경우, 양측은 호주 기업법(Corporations Act)상 ‘스킴 오브 어레인지먼트( scheme of arrangement )트러스트 스킴(trust scheme) 구조를 활용해 ASK의 전환증권(스테이플드 시큐리티) 전량을 인수하게 된다.

컨소시엄은 이미 주당 1.65호주달러에 현금을 지급하겠다는 수정 제안서(revised proposal)를 7월 14일 공식 통보했다. 이는 7월 13일 종가 대비 약 9% 프리미엄이며, ASK의 발행주식·신탁지분을 합산한 시가총액을 22억 호주달러로 평가한 수치다. 아바커스 스토리지 측은 “제안은 구속력이 없는(non-binding) 조건부(conditional)이며, 규제 승인·주주 찬성·최종 계약 체결 등 다수 선행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사가 중요한 이유*
기업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실사(due diligence)는 인수 대상 기업의 재무·법무·운영 리스크를 사전에 검증하는 단계다. 통상 4~8주가 소요되며, 실사 결과에 따라 인수가격이 재조정되거나 거래 자체가 취소될 수 있다. 특히 호주 증권거래소(ASX) 상장사는 정보 공시 의무가 엄격해, 실사 범위·기간·진행 경과 등이 모두 시장에 투명하게 공개된다.

스킴 오브 어레인지먼트( scheme of arrangement )란?
이는 호주·영국 등 영미법권에서 널리 쓰이는 특수 인수 구조로, 법원이 감독하며 주주 75%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일반 공개매수(TOB)와 달리 모든 지분을 일괄적으로 이전할 수 있어, 소액주주의 의결권 집중·정족수 부족 등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 트러스트 스킴은 호주 상장 리츠(REIT)·스테이플드 시큐리티에서 흔히 사용되는 구조로, 신탁 유닛(unit) 이전 절차를 법원 허가 하에서 처리하는 방식이다.

회사·산업 배경
아바커스 스토리지 킹은 호주·뉴질랜드에서 130개 이상의 셀프스토리지 센터를 운영하며, 매출의 약 80%를 렌털 수입으로 올린다. 미국계 퍼블릭 스토리지는 시가총액 540억 달러의 세계 최대 셀프스토리지 REIT다. 키 코퍼레이션은 호주 현지 부동산·사모 투자사로, 이미 ASK 지분 일부를 보유해 전략적 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본 제안은 전략적 검토의 일환으로, 주주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모든 옵션을 모색하고 있다.” — ASK 이사회 성명

ASK는 지난해 금리 상승과 부동산 가치 하락 여파로 주가가 20% 이상 조정됐다. 이번 인수 제안이 성사되면, 주주들은 불확실성 해소와 즉시 현금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규제·주주 승인 절차
호주 경쟁소비자위원회(ACCC)·외국투자심사위원회(FIRB) 승인에 더해, ASK 주주총회에서 최소 75% 지지표가 필요하다. 퍼블릭 스토리지 지분이 해외 자본에 해당하기 때문에, FIRB의 심사 기간이 최대 4개월까지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또한 스킴 구조 특성상 법원 2차 심리와 효력발생(Effective Date)까지 후속 절차가 이어지며, 전체 일정은 2026년 1분기까지 걸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호주 셀프스토리지 시장 동향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이사 수요 확대, 전자상거래 창고 수요 증가로 관련 업종은 연평균 6% 이상 성장했다. 그러나 기준금리 4.35% 시대에 접어들면서 신규 개발비용이 급등했고, 업계는 규모의 경제·운영효율성 확보를 위해 인수합병에 나서는 추세다. 이번 거래가 체결될 경우, 미국·호주 양국 셀프스토리지 1·2위 사업자가 네트워크·운영 노하우를 공유하는 시너지도 기대된다.

한편 시장 전문가들은 “실사 과정에서 부동산 가치 재평가, 임차률·요금 인상률 전망 등 핵심 가정이 검증되면, 컨소시엄이 최종적으로 제시할 가격이 소폭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아바커스 스토리지 킹의 주가는 실사 허용 소식 직후 장중 5% 이상 반등하며, 해당 프리미엄 일부를 선반영했다.


*용어 설명 — Due Diligence: 투자자·인수자가 대상 기업의 재무 상태, 법적 리스크, 사업 전망 등을 면밀히 조사·검증하는 절차로, 거래 결정의 필수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