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수출 확대 가능성에 국제 설탕 선물 가격 하락

국제 설탕 시장이 다시 한 번 약세를 보였다. 10월 인도산 원당(뉴욕 ICE #11) 선물은 전일 대비 -0.10센트(-0.62%) 하락한 채 마감됐고, 12월 런던 ICE 백설탕(#5) 선물 역시 -0.10달러(-0.02%) 떨어졌다.

2025년 9월 1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가격 하락의 주요 배경인도의 수출 확대 가능성이다. 설탕 트레이더 Sucden은 2025/26년 인도가 총 4백만 톤(MMT)을 에탄올 생산용으로 전환하더라도 잉여가 충분해 최대 4 MMT까지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이전 시장 예상치였던 2 MMT를 두 배 상회하는 규모다.

NY 원당 선물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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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레알과 펀드 포지션이 가격 방어

같은 날 브라질 통화(브라질레알, BRL)은 달러 대비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강한 레알은 브라질 설탕 생산업체들의 수출 유인을 약화시키기에 국제 가격 낙폭을 제한했다.

또 다른 기술적 변수는 기관투자가의 과도한 매도 포지션이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커미트먼트 오브 트레이더스(COT) 보고서에 따르면, 9월 9일 기준 펀드들은 뉴욕 원당 선물에서 18만2,608계약 순매도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약 6년 만에 최대치로, 쇼트 커버링(되사기) 발생 시 급등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브라질·인도·태국 생산 변수

전주 월요일 뉴욕 원당 가격은 4년 3개월래 최저, 런던 백설탕 가격은 3주 반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브라질 설탕산업협회(Unica)는 8월 상반월 브라질 중남부 설탕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361만5,000톤이라 밝힌 바 있다. 같은 기간 사탕수수의 설탕 전환율도 55.00%로 전년 49.15%에서 상승했다. 다만 2025/26 누적 생산은 전년 대비 4.7% 감소한 2,288만6,000톤에 그쳐 장기 추세는 아직 불투명하다.

시장 분석업체 Covrig Analytics브라질 제당소들이 에탄올보다 설탕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조한 기후로 인해 수확 효율이 높아지면서, 수확 피크 시즌까지 설탕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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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백설탕 선물 차트


인도, 수출 허가 요청… “잉여 해소 못 해”

지난주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 제조협회는 2025/26 시즌(10월 시작)에 200만 톤 수출 허가를 정부에 요청했다. 인도 기상청(IMD)은 9월 10일 기준 몬순 강수량평년 대비 8% 많다고 발표해 풍작 기대를 키우고 있다.

한편 인도 협동조합제당연합은 6월 2일 리포트에서 2025/26 생산량이 전년 대비 19% 늘어난 3,49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2024/25년 생산은 2,620만 톤으로 5년 만에 최저였으나, 작황 회복과 재배 면적 확대로 반전이 예상된다.


국제기구·정부 전망: 공급 과잉 vs. 만성 적자

국제설탕기구(ISO)는 8월 29일 2025/26 시즌 23만1,000톤의 소폭 적자를 예상해 2024/25년 488만 톤 부족 대비 개선될 것이라 밝혔다.

반면 영국 무역기업 Czarnikow는 6월 30일 8년 만에 최대인 750만 톤 공급 과잉을, 미 농무부(USDA)는 5월 22일 사상 최대 1억8,931만8,000톤 생산을 각각 전망해 시각차가 뚜렷하다.

USDA 산하 해외농업국(FAS)은 국가별로 브라질 4,470만 톤(+2.3%), 인도 3,530만 톤(+25%), 태국 1,030만 톤(+2%) 생산 증가를 점쳤다. 태국의 경우, 자국 사탕수수위원회(OCCS)는 2024/25 생산이 14% 증가한 1,000만 톤이라 밝혔다.


전문가 해설: 용어와 시장 메커니즘

1 원당 #11은 뉴욕 ICE에 상장된 국제 표준 원당 선물로, 112,000파운드(약 50.8톤)를 1계약 단위로 거래한다.
2 백설탕 #5는 런던 ICE에서 거래되는 정제설탕 선물이다.
3 COT 보고서는 헤지펀드·스펙트럼 펀드 등 참가자의 포지션을 주간 단위로 공개해 시장 심리 지표로 활용된다.

설탕 가격은 통화, 기후, 에너지 가격, 정책 등 복합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인도·브라질·태국 등 주요 생산국의 에탄올 정책은 사탕수수 배분을 바꿔 국제 설탕 수급을 좌우한다.


기자 분석 및 전망

현재 시장은 수급 불확실성투기적 매도 잔고라는 두 축이 맞물리고 있다. 인도 수출 확대가 현실화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추가 하락 압력이 예상되지만, 과매도 포지션이 상당해 일시적 쇼트 스퀴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브라질의 통화 강세가 지속될지, 인도 정부가 실제 수출 허가를 내줄지가 향후 가격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