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강우 예보에 커피 선물 대량 청산…가격 2% 가까이 하락

뉴욕 ICE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커피 선물 가격이 브라질 강우(雨) 예보에 따른 투자자들의 롱 포지션 청산(long liquidation) 영향으로 2% 안팎 급락했다.

2025년 9월 16일(현지 시각) 나스닥닷컴이 전한 바에 따르면, 12월물 아라비카 커피(티커: KCZ25)는 전 거래일 대비 8.30센트(−1.99%) 떨어진 파운드당 408.70센트에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날 11월물 로부스타 커피(티커: RMX25)는 톤당 61달러(−1.26%) 내린 4,776달러로 장을 마쳤다.

하루 전까지 커피 선물은 브라질 주 재배지의 극심한 가뭄과 꽃눈 분화기에 대한 우려 속에 상승세를 이어가며, 12월물 아라비카가 신고가(계약 기준), 근월물(U25)이 7개월 최고가, 로부스타가 3주 최고가를 기록했었다. 그러나 주 후반 브라질 남동부에 비가 내릴 것이라는 기상 예보가 나오자, 차익 실현 매물과 함께 매수세가 빠르게 약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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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 변수: ‘라니냐’ 가능성 71%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10월~12월 남반구에 라니냐(La Niña) 현상이 71% 확률로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라니냐는 브라질 중남부에 건조한 기후를 유발해 2026/27 crop 생산량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주 단기 강수 예보가 강해지면서, 시장은 당장 ‘가뭄 리스크’보다 ‘작황 정상화’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고 있다.

■ 통화·수급 요인

“브라질 헤알화 강세(달러당 헤알 환율 15개월 최고치)는 원론적으로 수출업체들의 달러 수익률을 떨어뜨려 공급을 조이지만, 최근 가격 조정 국면에서는 투자심리 변화를 압도하지 못했다.”

헤알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베트남발 과잉 공급 우려를 주목했다. 베트남 통계청은 1) 2025년 1~8월 로부스타 수출이 전년 대비 7.8% 늘어난 114만1,000톤이라고 밝혔다. 세계 로부스타 생산 1위국 베트남의 공격적 선적은 런던 시장에 추가 압력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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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ICE에 등록된 인증 재고는 아라비카 66만6,337포대(60㎏ 기준)로 16개월 저점, 로부스타 6,554계약으로 2주 최저치다. 재고 감소는 중·장기적으론 강세 요인이지만, 단기 기상 변수에 밀려 힘을 쓰지 못했다.

■ 美 50% 관세 여파

미국이 브라질산 원두에 50% 고율 관세를 부과한 이후, 일부 미국 로스터(커피볶음업체)는 신규 계약을 취소하고 있다. 미국 원두 수입량의 약 3분의 1이 브라질산이라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북미 시장의 공급 타이트닝(빡빡해짐)이 예상된다.

■ 브라질·베트남 생산 전망

브라질 농업공급공사(Conab)는 9월 4일 2025년 브라질 아라비카 생산량 전망을 3,520만 포대로 4.9% 하향 조정했다. 총커피 생산량 역시 5,520만 포대로 0.9% 낮췄다. 반면 미국 농무부(USDA)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2025/26시즌 세계 커피 생산이 1억7,868만 포대(전년 대비 +2.5%)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부적으로 아라비카는 1.7% 감소, 로부스타는 7.9% 증가가 예상됐다.

FAS는 베트남 2025/26 생산량이 3,100만 포대(전년 대비 +6.9%)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스위스 트레이딩사 볼카페(Volcafe)는 아라비카 시장이 2024/25년 −550만 포대, 2025/26년 −850만 포대 적자를 기록하며 5년 연속 공급 부족을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생소한 용어 풀이

라니냐(La Niña): 태평양 적도역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는 현상으로, 남미·호주 등지의 강수 패턴을 바꾼다. 브라질 커피 산지에는 대체로 건조한 날씨를 유발해 수확량에 영향을 준다.

ICE 선물거래소: Intercontinental Exchange의 약자로, 커피·설탕 등 원자재 선물을 거래하는 글로벌 파생상품 시장이다.

롱 포지션 청산(long liquidation): 상승을 기대해 매수한 계약을 가격 하락 우려로 되파는 행위를 뜻한다.

■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 참여자들은 “단기적으론 브라질 강우 2) → 작황 회복 기대 → 가격 조정”이라는 논리를, 중기적으로는 “라니냐·재고 감소·관세 변수 → 공급 타이트 → 가격 지지” 구도로 보고 있다. 특히 라니냐 확률이 70%를 웃도는 만큼, 10월 이후 기상 데이터의 가뭄 지속 여부가 핵심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시세 측면에서는 ICE 아라비카 400센트, 런던 로부스타 4,700달러 선이 단기 지지선으로 거론된다. 다만 헤알화 강세와 관세 이슈, 베트남 선적 속도 등 복합 요인이 상존해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 기타 수급 동향

국제커피기구(ICO)는 9월 3일 7월 세계 커피 수출이 1,160만 포대로 전년 대비 −1.6% 줄었다고 밝혔다. 2024년 10월~2025년 7월 누적 수출은 1억1,561만5,000포대로 0.3% 감소했다.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 코옥스페(Cooxupé)는 9월 5일 회원 농가의 2025/26 수확이 97%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시황 전문업체 사프라스앤메르카도(Safras & Mercado)는 8월 20일 기준 브라질 전체 커피 수확률을 99%(로부스타 100%, 아라비카 98%)로 보도했다.

브라질 무역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7월 브라질 원두 수출은 16만1,000톤(−20.4%), 그린빈 수출은 240만 포대(−28%)로 크게 줄었다. 세카페(Cecafe) 역시 1~7월 누적 선적이 2,220만 포대(−21%)라고 전했다.

■ 투자자 참고 사항

본 기사 작성 시점에 명시된 인물은 해당 종목에 직·간접적인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모든 데이터와 정보는 투자 참고용이며, 투자 판단의 최종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

1) MMT: 백만 톤; 2) 예상 강우량은 지역·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