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니냐 우려에 브라질 작황 불안…아라비카 커피 선물 강세

[시장 동향] 12월 만기 아라비카 커피 선물(KCZ25)은 전일 대비 +3.00센트(+0.72%) 오른 계약 최고가를 경신했고, 최근월물(U25) 기준으로 7개월 만의 고점을 나타냈다. 반면 11월 만기 로부스타 커피 선물(RMX25)은 -26달러(-0.54%) 하락해 혼조세를 보였다.

2025년 9월 1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10~12월 남반구에 라니냐(La Niña) 발생 확률을 71%로 제시했다. 라니냐가 현실화될 경우, 브라질 주요 산지에 극심한 건조가 예상돼 2026/27년산 커피 수확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아라비카 가격 급등의 직접적 촉매가 됐다.

브라질은 전 세계 아라비카 커피 최대 생산국이다.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9월 13일로 끝난 주간 동안 최대 산지인 미나스제라이스(Minas Gerais)에 강수량이 전무했다고 밝혔다. 개화기 직전의 수분 스트레스는 수확량뿐 아니라 품질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어 시장이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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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수출 동향] 로부스타 가격은 3주 만의 고점을 기록한 뒤 공급 과잉 신호에 밀려 약세로 전환됐다. 베트남 통계총국은 2025년 1~8월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7.8% 증가한 114만1,000톤이라고 발표했다. 베트남은 로부스타 최대 생산국으로, 해당 수치는 ‘충분한 단기 물량’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며 가격을 누르고 있다.

또한 ICE(Intercontinental Exchange) 모니터링 결과, 9월 15일 기준 아라비카 재고는 66만6,337포대로 16개월 최저치를 기록했다. 로부스타 재고도 6,554로트로 2주 최저 수준이다. 낮은 재고는 실물 타이트니스를 반영하며 선물 가격에 지지력을 제공하고 있다.

[환율·정책 요인] 브라질 헤알화(USDBRL)는 달러 대비 15개월 만의 고점을 경신했다. 헤알 강세는 브라질 생산자들의 달러화 수출 인센티브를 약화시켜 내수 보유를 유도, 국제 시장의 공급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미국이 브라질산 커피에 50%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미국 로스팅업계가 신규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은 원두의 약 3분의 1을 브라질에서 수입해 왔다는 점에서, 관세는 미국 내 원두 부족 및 가격 상승 압력으로 직결된다.

[생산 전망·기관별 전망치] 브라질 농업공급회사 코납(Conab)은 9월 4일 2025년산 아라비카 생산 전망을 3,700만 포대에서 3,520만 포대로 4.9% 하향 조정했다. 전체 커피 생산 전망치도 5,570만 포대에서 5,520만 포대로 소폭 하향했다. 글로벌 상품 트레이더 볼카페(Volcafe)는 2025/26 시즌 아라비카가 855만 포대 공급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진단하며, 이는 5년 연속 적자 구조가 이어지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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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농무부 해외농업국(USDA 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커피 생산이 사상 최대인 1억7,868만 포대로 2.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부적으로 아라비카 생산은 1.7% 감소한 9,702만 포대, 로부스타는 7.9% 증가한 8,165만 포대로 전망됐다. 그러나 같은 보고서는 기말 재고가 2,281만9,000포대로 4.9%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수급 전망에 대한 기관별 견해 차이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수확·물류 상황] 브라질 최대 수출 협동조합인 쿱쉬페(Cooxupé)는 9월 5일 기준 조합원 수확률이 97%에 달한다고 밝혔다. 시장정보업체 사프라스&메르카도(Safras & Mercado) 역시 8월 20일 기준 브라질 2025/26 커피 전체 수확률이 99%라고 전했다. 이는 전년 동기 98%보다 빠른 진척이지만, 가뭄 속 건조 방식이 품질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아 있다.

[베트남 공급 리스크] 베트남은 2023/24년 가뭄으로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 감소한 147만2,000톤으로 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한 2024년 커피 수출도 17.1% 감소한 135만 톤이었다. 베트남커피카카오협회는 2024/25년 생산 전망을 2,800만 포대에서 2,650만 포대로 하향했다.

[전문가 해설] 라니냐는 적도 태평양 동부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는 현상으로, 남미 동부에는 건기 강화, 동남아시아에는 강수량 증가를 가져오는 경향이 있다. 브라질에서 건기가 심화되면 커피 나무 개화 실패체리 낙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후행 재배 연도(2026/27)의 생산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라비카와 로부스타의 가장 큰 차이는 카페인 함량과 맛이다. 아라비카는 고지대에서 재배되며 신맛과 향이 뛰어나 고급 커피에 쓰인다. 로부스타는 상대적으로 내병성이 강하고 생산성이 높아 인스턴트 커피나 블렌딩 용도로 소비된다. 따라서 두 품종 간 수급 불균형은 프리미엄·저가 시장을 각각 다르게 흔든다.

"헤알 강세와 라니냐 우려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단기적으로 아라비카 가격은 2011년 고점(306센트) 테스트 가능성도 열려 있다"*편집자 주: 과거 고점은 ICE 선물 종가 기준라고 시황분석가들은 전했다.

[취재진 시각] 현재 선물·옵션 시장에서는 커머셜 헤지와 함께 콜옵션 매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실물 구매업체는 연말 성수기 선적을 위해 조달 시기를 앞당기는 반면, 투기적 자금은 브라질 기상 리스크에 베팅하며 순매수 포지션을 확대 중이다. 변동성이 커진 국면에서는 외환 리스크 관리차등 원두 혼합 전략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 본 기사에 언급된 모든 가격·수급 데이터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니다. 기사 작성 시점에 필자는 해당 종목에 대해 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