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율주행 기술 기업 Waymo(알파벳 계열)가 샌프란시스코국제공항(SFO)에서 로보택시(robotaxi)를 시험 운행할 수 있는 공식 허가를 취득했다. 이로써 Waymo는 캘리포니아 베이 지역에서 공항 진입·이탈 구간까지 무인 호출 차량 서비스를 단계별로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2025년 9월 16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다니엘 루리 샌프란시스코 시장과 Waymo는 공동 성명을 통해 “SFO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상업 운행을 점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Waymo 대변인 크리스 보넬리는 “먼저 공항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시험 호출을 시작한 뒤, 베이 지역 일반 승객에게 서비스를 개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초기 단계에서는 안전 운전자(human safety driver)가 동승해 비상 시 수동으로 차량을 제어하게 되며, 기술 신뢰도가 검증되면 완전 무인(Driverless) 호출 서비스로 전환된다. 현재 Waymo는 샌마테오 카운티와 샌프란시스코 시내 일부 구간에서 로보택시를 운행하고 있으나, 승객이 공항을 오갈 수 있도록 허가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보택시란 무엇인가?
로보택시(robotaxi)는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레벨4 이상)을 기반으로 운전자가 없는 상태에서 승객을 수송하도록 설계된 차량을 말한다. 이용 방식은 기존 택시·우버와 유사하지만, 차량 호출·승차·결제 전 과정이 앱과 클라우드 서버로 자동 관리된다.
업계에서는 “무인 라이드헤일(ride-hail) 서비스가 교통 혼잡 완화·탄소 배출 감소·모빌리티 접근성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Waymo는 앞서 2022년 애리조나 피닉스 스카이하버 국제공항에서 공항 구간 로보택시 운행을 허가받았고, 2025년 9월 초에는 캘리포니아 산호세 미네타 국제공항(SJC) 시험 운행권도 확보했다. 이번 SFO 허가로 미국 서부 주요 공항 세 곳에서 동시에 시험·상업 운행을 전개하는 셈이다.
지난달 루리 시장은 샌프란시스코 중심가 마켓 스트리트에서 Waymo가 제한적 승객 서비스를 운영해 도심 상권 회복을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샌프란시스코 시는 자율주행차 안전 논란으로 인해 주요 간선도로 운행을 엄격히 제한해 왔으나, 교통 데이터·안전 기록 개선에 따라 정책을 완화하고 있다.
Waymo 서비스 현황
Waymo의 일반 로보택시 네트워크는 피닉스 메트로 지역, 샌프란시스코·오클랜드를 포함한 베이 에어리어, 로스앤젤레스, 오스틴, 애틀랜타까지 확대된 상태다. Alphabet이 모회사인 만큼 막대한 데이터 처리 인프라와 AI 모델 학습 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경쟁 구도: Tesla·Amazon Zoox
Tesla는 2025년 6월 텍사스 오스틴에서 안전 운전자가 탑승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험했다. 이어 9월에는 샌프란시스코·산호세 공항 측과 무인 차량 서비스 도입을 논의 중이다. 다만 현행 규정상 Tesla는 완전 무인 상업 운행 허가를 받지 못했고, 차량 시스템도 상시 운전자 개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Waymo와 차별화된다.
한편 Amazon의 자회사 Zoox는 최근 라스베이거스에서 박스 형태의 양방향 자율주행 셔틀을 공개하며 주목받았다. CNBC 체험 영상은 “무인 주행의 부드러움과 주행 안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Zoox 역시 공항·도심 간 실증 데이터를 축적해 규제 당국 설득에 나서고 있다.
전문 기자 관전평
“이번 SFO 허가는 자율주행 업계에 규제·인프라 장벽을 단계적으로 넘어설 수 있다는 이정표다.”
필자는 특히 공항이라는 고정·대량 수요 지점을 확보함으로써 수익성 모델 검증이 빨라질 것으로 본다. 공항 노선은 도심 대비 교통 패턴이 예측 가능하고, 승·하차 지점이 제한적이어서 안전성 입증에 유리하다. 또한 공항 운영 주체가 적극적으로 데이터 공유·운영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모빌리티 생태계의 선순환이 기대된다.
다만 캘리포니아 공공유틸리티위원회(CPUC)·자동차국(DMV) 등 주 단위 규제기관의 감시가 강화될 전망이다. 테스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시 책임소재, 사이버 보안, 승객 보험 이슈가 여전히 불확실한 만큼, 기업 간 협력과 정책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
투자 관점에서 보면 GOOGL·TSLA·AMZN 등 빅테크 종목은 차세대 모빌리티를 둘러싼 “미래 교통 플랫폼” 경쟁 구도 속에서 데이터 독점·AI 파워를 레버리지 삼아 장기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결국 로보택시 상용화의 성패는 기술 완성도 못지않게 도심·공항·교외를 잇는 교통 체계 통합과 정책 수용성에 달려 있다. Waymo의 SFO 진출은 그 과정을 가시화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