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알파벳) 제미나이(Gemini) 앱이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오픈AI 챗GPT를 제쳤다. 구글이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분야에서 경쟁사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 온 가운데 사용자층 확대에 성공하며 반전을 이뤘다.
2025년 9월 16일(현지시간),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제미나이는 이번 주 애플 앱스토어 ‘Free Apps’ 차트 정상에 올랐다. 이는 2022년 말 챗GPT가 생성형 AI 열풍을 촉발한 이후 처음으로 순위가 뒤바뀐 사례로 기록된다.
생성형 AI란 대규모 언어‧이미지 모델을 활용해 텍스트·사진·비디오·음악 등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기술을 뜻한다. 사용자가 입력한 프롬프트(지시문)를 기반으로 ‘창작물’을 실시간 생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검색·모바일·클라우드 이후 거대 기술 기업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평가한다.
제미나이 2.5 Flash Image 업데이트가 인기 상승을 이끌었다. 구글은 지난달 ‘Flash’ 모델을 ‘2.5 Flash Image’로 업그레이드하며 Nano Banana라 불리는 이미지 편집 기능을 도입했다. 이 기능은 여러 장의 사진을 합성해 디지털 피규어 같은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제미나이 앱 책임자인 조시 우드워드(Josh Woodward)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Nano Banana 출시 후 1,300만 명의 신규 사용자가 유입됐고, 사용자들이 업로드한 이미지는 누적 5억 장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그는 주말 동안 예상보다 많은 트래픽으로 인해 임시 사용 제한을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구글은 이미 거대한 사용자 기반을 확보했다.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최고경영자는 2025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제미나이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가 4억 5,000만 명 이상이라고 공개했다.
투자자들의 시선도 제미나이에 쏠렸다. 알파벳은 9월 15일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돌파하며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애플에 이어 ‘3조 달러 클럽’ 네 번째 멤버가 됐다. 올해 들어 알파벳 주가는 33%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나스닥 지수 상승률(16%)을 두 배가량 웃돈다.
알파벳은 이달 초 미 법원으로부터 유리한 반독점 판결을 받아 크롬(Chrome) 브라우저 유지가 가능해졌다. 업계에서는 “규제 리스크 완화와 AI 플랫폼 성장세가 맞물려 기업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애플이 차세대 시리(Siri)에 제미나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실제 도입이 성사될 경우, 애플 생태계 전반에서 구글 AI의 존재감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애플 생태계와 구글 AI의 결합은 모바일 AI 어시스턴트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다”는 시장 관측이 힘을 얻는다.
기자 해설*본 단락은 객관적 사실 외에 전문가 시각을 담았다
제미나이의 앱스토어 1위 등극은 단순한 순위 변화가 아니다. 무료 차트 정상을 지키던 챗GPT를 넘어섰다는 상징성은 곧 ‘사용 편의성’과 ‘소비자 체감 가치’에서 구글이 의미 있는 개선을 이뤘음을 의미한다. 특히 이미지 생성·편집처럼 시각적 재미가 즉각적으로 드러나는 기능은 일반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핵심 요소다. 앞으로 생성형 AI 서비스 경쟁은 콘텐츠 제작 도구, 모바일 통합, 가격 정책의 삼각 구도 속에서 전개될 전망이다. 구글이 보유한 안드로이드·검색 트래픽·유튜브 생태계까지 결합될 경우, 제미나이의 점유율 확대 속도는 더욱 가팔라질 가능성이 있다.